RE:PLAY 티파니 / 사진: 소녀시대 페이스북, SM 제공, 픽콘DB


"'실수'와 '실패'에 대한, 분별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실수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를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포기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으면 좋겠다."

최근 Mnet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 제작발표회에서 K-POP 마스터로 발탁된 티파니 영이 참가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들려준 대답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 또한 마냥 순탄치 않았던 시간을 보냈던, 소녀시대 티파니가 한 이야기인 만큼,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 티파니 영 역시 과거의 어려운 시간들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됐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단발파니'

데뷔 시절 티파니 / 사진: 소녀시대 '다시만난세계' 뮤직비디오 캡처


티파니 영(이하 티파니)은 2004년 친오빠의 권유로 LA 한인축제의 노래 경연 대회에 출전해 SM엔터테인먼트의 미국 담당 디렉터에 캐스팅됐다. 재미교포 3세인 티파니는 가족 모두가 이미 미국에 정착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국으로 향하는 것에 가족들의 반대가 뒤따랐지만, 티파니는 혼자 한국행을 결정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한국 나이로는 겨우 16살의 일이다.

이후 티파니는 2년여 시간 동안 실력을 갈고닦았고, 2007년 8월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하게 된다. 특히 소녀시대는 대형 기획사에서 출격시킨 걸그룹인 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티파니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티파니 특유의 사랑스러운 눈웃음과 상큼한 단발머리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며 남심은 물론, 여심까지 사로잡는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티파니는 당시 Mnet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음악 프로그램인 '소년소녀 가요백서' 초대 MC로 합류하게 되는데, 앞서 언급했듯, 티파니는 재미교포 출신이라 한국말이 능숙하지는 않았다. 이에 언어 미숙과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방송 진행 중 종종 말실수가 나왔고, 이러한 과정에서 상대방의 오해를 사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티파니는 이후 한국말을 잘 하기 위해 국어사전을 찾으면서 신문기사를 독해하고, 어눌한 발음을 극복하기 위해 구강구조까지 분석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거듭했다.

◆ 10년 동안 한 우물 '파니' 솔로 데뷔 성공

티파니 솔로 쇼케이스 / 사진: 픽콘DB


언뜻 비주얼 멤버(?)로 오해받을 수도 있지만, 티파니는 소녀시대 내에서 리드보컬로 활약했다. 2008년 전 멤버인 제시카, 서현과 함께 발라드 곡 '오빠 나빠'를 부르며 소녀시대와는 또 다른 색깔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티파니는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의 성대결절을 겪기도 했는데, 이에 데뷔 초반과 목소리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성대결절을 잘 회복한 티파니는 2011년 '페임'을 통해 첫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한다. 이후 2012년에는 태연, 서현과 함께 소녀시대-태티서로 출격하는 것은 물론, 소녀시대로서도 다채로운 활약을 이어갔다. 2014년에는 2PM 닉쿤과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는데, 두 그룹 모두 당시 연차가 꽤 된 만큼, 열애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연애를 하기도 했다. 이후 2015년 5월 결별 사실을 인정하며 1년 연애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리고 2016년 5월에는 티파니의 첫 솔로 앨범이 나오게 된다. 티파니는 "한국에서 12년을 연습한 뒤 첫 솔로 앨범이 나왔는데, 처음부터 발매된 것이 아니라 멤버들과 함께 배운 상태로 솔로로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10대 시절 꿈꿔온 모습은 이뤘고, 10년 뒤에는 '더 큰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노력으로 달려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누리꾼 집중포화…"친일파니" 소리까지


하지만 이러한 각오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논란이 불거진다. 2016년 광복절에 있었던 일이다. 사건 전날(8월 14일) SM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도쿄에서 SM TOWN 콘서트를 개최했고, 이날 밤 티파니는 공연 뒤풀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그리고 다음 날(8월 15일) 티파니는 스냅챗에 욱일기 무늬의 'TOKYO'가 새겨진 필터를 가방 사진에 사용하게 되는데, 그날이 다름 아닌 광복절이었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증폭된다.

이러한 논란에 티파니는 자신의 SNS에 "안녕하세요. 티파니입니다"라며 "이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날에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러한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한 행동이나 글들이 많은 분들께 보여지고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해당 사과문은 오히려 논란을 더 키웠다. 어떤 잘못을 했고, 어떻게 반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 '만능 사과문'이라는 비난까지 샀다. 대중의 싸늘한 여론에 티파니는 당시 출연 중이던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도 하차하게 된다. 다만 해당 사과문이 귀국길 공항에서 급하게 쓰였다는 것과 티파니가 외국인 멤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었다.


게다가 티파니가 2차로 사과문을 게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티파니는 8월 26일 "큰 잘못을 한 것에 더해 부족한 사과문으로 여러분들께 이미 많은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진정한 사과에 대한 용기를 내지 못했다. 뒤늦음에 대한 용서를 먼저 구한다"라며 재차 사과문을 작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했다.

이어 "저는 광복절에 욱일기 디자인이 들어간 문구를 SNS에 올리는 잘못을 했다. 광복절의 의미를 생각할 때 결코 해서는 안 될 잘못"이라고 잘못을 명시한 뒤 "욱일기에 대해 몰랐을 만큼, 역사의식이 부족했고 아픔이 있던 과거에 대해 민감하지 못했다. 무지함과 무심함으로 마음이 상하셨을 분들께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또한, 티파니는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 공항에서 급하게 쓰게 된 첫 글이 신중하지 못했고, 너무나 부족했던 것 또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진심 어린 사과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놓친 것을 계속 후회하며 죄송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너무 늦었지만 진심이 전달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시간부터 중요한 것들을 더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지소앞소영소'…하지만, 이제는 '티파니 영'

미국에서 가수 데뷔 이후 투어 등에 나선 티파니 / 사진: 티파니 공식 홈페이지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 여전히 '소녀시대'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10주년을 지나면서 그룹은 변곡점을 맞이했다. 멤버들 중 일부가 당시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고, 티파니 역시 그중 한 명이다.

특히 티파니는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가 가수 데뷔에 나서며 미들네임인 '영(YOUNG)'을 추가해 '티파니 영'으로 활동명을 변경했다. 티파니 영은 솔로 활동에 나서며 다양한 곡들을 직접 작사 및 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것은 뮤지컬 '시카고'였다. 티파니 영은 "정말 꿈에 그리던 무대이고 역할이었다"라며 "소녀시대 멤버들도 '너의 꿈이었잖아'라는 말로 응원해 줬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가수나 뮤지컬 배우나) 다 같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고 장르만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다. 늘 멀티테이너가 목표다. 앞으로도 걸그룹 활동과 뮤지컬 배우를 계속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굴곡을 겪으며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티파니 영이다. 그리고 티파니 영은 여전히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근 한 매체는 티파니 영이 JTBC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캐스팅, 안방극장 데뷔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극 중 교포 캐릭터를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실수는 있을지라도, 실패는 없는 티파니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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