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공식석상 모습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DB

*[필모그래픽]은 배우들의 출연작 목록인 ‘필모그래피’와 ‘그래픽’, ‘PICK’이 합쳐진 말입니다. 그래픽으로 표현된 필모그래피 속 작품을 PICK 해서 전해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세리의 초이스’에 들썩였다. ‘윤세리 pick’은 완판을 의미했다. tvN 드라마 ‘사랑은 불시착' 속 이야기다. 그런데 윤세리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39)을 생각해보면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손예진의 차기작에 대중은 기대로 들썩였다. 손예진이 선택한 작품은 흥행을 의미한다. 필모그래피를 모아놓으니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는 배우, 손예진의 ‘필모그래픽’을 만들었다.

손예진 드라마 필모그래피

MBC '맛있는 청혼' 속 배우 손예진의 모습 / 사진 : MBC '명작극장' 화면 캡처

◆ 손예진 최고 시청률 드라마 : MBC ‘맛있는 청혼’

손예진은 1999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했다. 데뷔작부터 주연작이었고, 데뷔작부터 흥행작이었다. ‘맛있는 청혼’에서 손예진은 소지섭의 여동생, 장희애 역을 맡아 효동(정준)을 두고 시내(소유진)와 삼각 러브라인을 이룬다.

데뷔작, 첫 주연작, 흥행작, 셋 중 하나만 하기에도 어려운데, 손예진은 첫 작품에서 이 모든 것을 해냈다. 2014년 인터뷰에서 손예진은 당시를 회상하며 “웃고 싶은데 웃을 수도 없었고, 심장은 콩닥거리고 마냥 감독님이 무섭고, 싫고 원망스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데뷔시켜준 ‘맛있는 청혼’ 박성수 PD가 추천한 드라마 MBC ‘스포트라이트’(2008)에 출연을 결정하며, 보은했다는 후문.

손예진 영화 필모그래피

영화 '해적' 현장공개 당시 손예진의 모습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 손예진 최고 흥행 영화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여배우’라는 한계를 말하던 때가 있었다.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을 이끌어 가는 남자 배우와 달리, 여배우는 이끌려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한계를 바꿔온 것 역시 여배우였다. 그리고 손예진은 그 선봉장 중 한 명이었다. ‘무방비도시’(2008)에서 소매치기 리더 백장미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손예진은 ‘아내가 결혼했다’(2008)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는다. 당시 “27살의 나이에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이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통해 한국 영화 최초로 ‘해적’ 캐릭터를 선보인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없어진 국새를 찾기 위해 모여든 해적,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의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영화다. 손예진은 해적 여두목 여월 역을 맡아 현란한 검술 실력 등의 액션부터 천하를 호령하는 카리스마, 그리고 결정적일 때 살짝 보여주는 개그까지 ‘여름 오락 영화’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그리고 그 결과, 8,66만6,208명의 관객에게 응답받았다. 손예진의 도전이 그녀의 필모그라피 최고의 흥행 영화를 만들어 낸 것. 그리고 이는 여배우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었다.

포카리스웨트 CF 속 손예진 모습 (좌), 영화 '클래식' 속 조인성과 손예진(우) /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클래식' 스틸 이미지

‘손예진’이라는 이름 앞에 ‘청순의 대명사’라는 수식어가 붙던 때가 있었다. ‘라라라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파란 그리스 산토리니를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부터였던가(‘포카리스웨트’ CF),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라는 음악을 배경으로 조인성과 하나의 점퍼를 쓰고 비를 피해 달릴 때(‘클래식’(2003))부터였던가. 그런 그녀에게 ‘연기력’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준 작품이 바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였다.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 속 정우성과 손예진 / 사진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스틸컷

◆ 손예진의 인생 캐릭터 TOP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수진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 손예진은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 수진 역을 맡았다. 그리고 정우성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 곁을 지키는 남편 철수 역을 맡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줬다. “나한테 잘해줄 필요 없어, 나 다 까먹을 텐데”라고 울먹이는 손예진을 보며, 눈물이 고이지 않은 강심장이 있었을까.

드라마 '연애시대' 속 손예진과 감우성 / 사진 : 드라마 '연애시대' 홈페이지

◆ 손예진의 인생 캐릭터 TOP2. ‘연애시대’(2006) 은호

은호는 동진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유산이라는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헤어지게 됐다. 그리고 두 사람 각자 삶을 살아간다. 각자의 연애까지 지켜보면서도,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마음에 남아있는 묘한 감정. 손예진은 그런 은호 역을 맡아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연기 잘하는 예쁜 배우’로 손꼽히기 시작한다. 한국 드라마로서는 낯선 소재지만,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로 ‘연애시대’(2006)를 꼽는 이유, 아마도 그 중심에는 손예진이 있을 것이다.

tvN '사랑의 불시착' 촬영 현장의 손예진 / 사진 : CJ ENM

◆ 손예진의 인생 캐릭터 TOP1. ‘사랑의 불시착’(2020) 세리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외출’(2005)로 일본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손예진이다. 그런 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경 없는 사랑을 받게 됐다. 이전 손예진을 사랑한 이유와는 조금 다르다. 지켜주고 싶은 청순함이 아닌, 닮고 싶은 당당함. 손예진이 만들어낸 윤세리는 그랬다. 예상치 못한 돌풍으로 불시착한 북한에서도, 재회하게 된 서울에서도, 세리만의 생존법으로 리정혁(현빈) 뿐만 아니라 동무들까지 이끌고 가는 그 모습에 남녀노소 박수를 보내게 된다.

“믿고 보는 배우. 진짜 어려운데 너무 욕심나요. 그런 얘기들을 가끔 해주실 때 진짜 책임감이 무거우면서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저 배우가 하면, 그래도 뭔가 재미있을 것 같아'라는 거?”

지난 2014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개봉 전 가진 인터뷰에서 손예진이 한 말이다. 그리고 지금 그 말은 국내외적으로 실현된 것 같다. 그렇기에 더 무겁게 책임감을 갖고, 더 즐겁게 현장에 임할 배우 손예진의 행보를, 대중들 역시 믿고 보기 위해 기대하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보여준 손예진의 모습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공식석상에서 보여준 손예진의 모습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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