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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미지 지웠다"…'시크릿부티크' 김선아·박희본이 선사할 '레이디스 누아르'(종합)
'시크릿 부티크' 김선아와 박희본이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기존 이미지를 완벽히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김선아와 그간 해본적 없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박희본, 여기에 장미희와 고민시의 색다른 매력까지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8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극본 허선희, 연출 박형기)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박형기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선아, 박희본, 고민시, 김재영, 김태훈이 참석했다.
불나방과 같이 '돈', '권력'이라는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시크릿 부티크'는 강남 목욕탕 세신사에서 재벌인 데오가(家)의 하녀로, 또다시 정재계 비선 실세로 거듭 성장한 제니장(김선아)이 국제도시개발이라는 황금알을 손에 쥐고, 데오가의 여제(女帝) 자리를 노리는 내용을 담는다.
특히 '시크릿 부티크'는 기존 남성 중심으로 펼쳐진 '누아르'라는 장르의 주체를 여성으로 설정했다. 권력, 복수, 생존을 위한 '독한 여자'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예고해 기대감을 높이는 것. 또한, 데오가 식구들과 제니장이 펼치는 국제도시개발이란 황금알을 손에 쥐기 위해 펼치는 얽히고설킨 재벌가의 이야기들, J부티크에서 선보이는 숨겨진 정·재계 뒷이야기들은 논픽션이지만, 픽션 같은 디테일함과 생생함으로 매회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사할 전망이다.
박형기 감독은 "극을 이끌어가는 모든 주체가 여성이고, 남성은 이를 보좌한다"라며 "저희 드라마는 제니장이 여옥에게 복수를 이행하는, 복수극의 형태를 보이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복수의 완성이 아닌, 복수하는 과정에서 잃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둡고 무거울 수도 있지만, 스케일이 크고, 반전도 많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김선아는 베일에 싸인 부티크 로펌 J부티크의 사장이자 정재계 비선 실세 '제니장'(본명 장도영)을 연기한다. 18세에 고아원을 나와 강남 목욕탕에 기거하며, 젊은 사모들의 얼굴을 익혔고, 두 치 앞을 내다보는 일처리로 데오물산 안주인 '김여옥'에 발탁, 상류층가 입성에 성공한다. 세월이 흘러 젊은 사모들은 정재계 큰 손이 됐고, 이들과 함께 성장한 '제니장'은 주요 관직 인사부터 이불 속 치정사건까지 손대는 이른바, 비선실세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이제 '제니장'은 진짜 목적을 향해 비상하고자 게임을 시작한다.
특히 김선아의 스타일 변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장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라며 운을 뗀 김선아는 "감독님께서 '김선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완벽히 지워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셨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다. 머리도 붙여보고, 메이크업도 이것저것 많이 해보던 중, 지금의 스타일을 감독님께 보냈더니 '이거다! 머리 자릅시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고민을 했는데, 결국 머리를 자르고 탈색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냉정하고 날카롭고 뾰족한 느낌을 내야하는 제니장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있어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김선아가 연기했던 '품위있는 그녀'의 '박복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김선아는 "욕망과 권력을 갖고 재벌가에 들어가는 내용이 드라마의 흔한 소재일 수도 있는데, 보다 보면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 박복자도 비밀이 있었듯이, 제니장도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다. 각각 비밀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라며 본방 사수를 독려했다.
'시크릿 부티크'의 전개는 박형기 감독이 언급한 것 처럼, '제니장의 김여옥을 상대로 한 복수극'의 형태를 보인다. 김선아가 맡은 '제니장'과 대립 관계를 이루게 되는 '김여옥'은 장미희가 연기한다. 데오그룹의 총수이자, 데오재단의 회장인 '김여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지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사냥을 멈추지 않는 '욕망의 화신'으로 국제도시개발을 발판으로, 국내 10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이 남은 인생의 꿈이다. 20여 년 간 자신의 수족으로 살아온 제니장이 후계로 탐나는 재목이지만, 그저 하녀일 뿐이다. 아쉽게도 이날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김선아를 비롯한 배우들은 "포스가 남다르다"라며 감탄을 보낸 만큼, 장미희가 선사할 연기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데오가의 장녀이자, 데오재단 전무, 데오코스메틱 대표인 '위예남'은 박희본이 연기한다. 그는 가장 힘든 시기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도영'을 애틋하게 생각했고, 의지했지만, 거듭되는 비교에 그를 향한 동경과 우정은 '애증'으로 변한다. 대입시험장에 도영을 대신 보낼 때도, 도영의 남자와 결혼하게 됐을 때도, 평생 '내 것'일 줄 알았는데, 자신을 떠나려고 한다. 이에 예남은 '내가 못 갖는다면, 차라리 날개를 꺾어버리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박희본은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박형기 감독에게 반문을 했다며 "제가 많이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라서 '왜 저를 캐스팅했냐고' 여쭤봤더니, 감독님께서 지금까지 한 연기의 결 그대로 대사만 다르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다"라며 "악역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타당함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 말을 현대에 해도 되나 싶은 그런 독한 대사들이 가끔 있지만, 악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감독님께서 과분한 칭찬이지만 '귀여운 빌런'이라고 해주셨는데,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아마추어 바둑기사 '이현지'는 고민시가 맡는다. 7세의 나이에 한국 기원 연구생으로 발탁되는 등, 바둑계에서 주목받는 주자였지만, 프로기사 선발전에 실패하며 아마추어 바둑기사가 된다. 뛰어난 기량을 가졌지만, 평생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로 살아야하는 운명 속에서도 바둑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날 경찰인 엄마의 실종을 목격, 그 이면에 '데오가'라는 거대한 산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된 그 순간, '제니장'과 마주하게 된다.
고민시는 "보통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되면 작품을 진행했는데, 이번 작품은 제가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인 '이현지'라는 인물을 감독님께서 제안해주시고, 저를 선택해주셨다"라며 "정말 감사하게도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처음 '시크릿 부티크'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낀 것은 '굉장히 강렬하다'는 것이었다. 여성 장르물이라는 특성 안에서 전개가 탄탄하게 이어진다. 지금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작품에 출연한 계기를 밝혔다.
'바둑기사'라는 설정이 기존 드라마 등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역할인 만큼, 연기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했다. 고민시는 "바둑기사 역할을 위해 감독님께서 추천해주신 바둑 다큐멘터리와 영화 같은 것들을 많이 참고했다. 바둑이 베이스인 만큼, 기원에 가서 바둑돌을 잡고 놓는 것부터, 바둑의 용어들까지 공부를 해서 촬영에 임했다"라고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독한 여성'들의 '누아르' 뒤에는 김선아와 김재영, 그리고 김태훈이 선사할 비밀 가득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먼저 J부티크의 변호사이자, 제니장의 보육원 동생으로 그를 향해 무조건적인 헌신을 하는 '윤선우'는 김재영이 연기한다. 타인을 쉽게 믿지 않고, 곁을 내주지 않는 차가운 남자로 보이지만, 한 번 정을 주면 우직하게 자신을 바치는 타입이다. 고아원 시절 만난 누나에게 힘이 되고 싶었고, 그 감정이 정인지, 사랑인지 모른 채로 자라나, 그를 위한 변호사가 됐다. 평범한 삶을 사는 '도영'을 보는 것이 꿈으로, 그 순간을 위해 온몸을 다해 '제니장'의 곁을 지킨다.
또 다른 '제니장의 남자'로, 데오가의 장남이자, 데오호텔의 대표인 '위정혁'은 김태훈이 맡는다. 데오가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사람 냄새가 나는 유형이지만, 집안 식구들에게 관심이 없고, 주어진 일은 곧잘 해내지만, 야망은 없다. 자신의 비밀을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도영'과는 깊은 우정을 나눈 사이다. 도영은 정혁을 있는 그대로 봐주었고, 정혁에게 도영은 누구보다 우선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세 사람의 '시크릿 로맨스' 역시 드라마를 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한편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는 오늘(18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박형기 감독은 "영상과 미술에 많은 신경을 썼다. 8K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TV에서도 현장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시크릿 부티크' 1, 2회는 UHD로 제작되어 송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