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공효진이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공블리'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이미지를 갖춘 공효진이기에 더욱 고민도 많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이번 작품이다. 돌아온 공효진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17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에서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차영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공효진, 강하늘, 김지석이 참석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이자,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 차영훈 감독은 "편견에 갇혀 살던 동백이 편견을 깨가는 성장담이면서, 동백이를 우직하게 응원하는 기적같은 남자 용식과의 로맨스"라고 소개했다.


극 중 공효진은 세상의 두터운 편견에 웅크리고 있지만, 특유의 천진함과 강단으로 꿋꿋하게 버텨나가는 '동백'을 연기한다. 술집 '까멜리아'를 경영하지만, 드세거나 산전수전의 느낌은 없는 인물이다. 주구장창 세상의 불친절 속에서 살아왔지만, 누구라도 알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로 '은(근걸)크러시' 매력을 예고한다. 공효진은 "편견 안에 갇혀서 일생을 외롭게 살아간다. '왜 난 왕따일까' 하면서 살다가 어떤 동네에 살고, 그 동네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인생을 알고, 맹수로 변해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게 된 것과 관련, 공효진은 "대본을 처음 받은 것은 작년 초였는데 사실 촬영 스케줄이랑 맞지 않아서 고사를 했었는데,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다. 고사를 하고 난 이후에도 다음 회차를 보여주면 안 되냐고 할 정도로,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렇게 재미있고 궁금한 그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라고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차영훈 감독은 "효진 씨는 이미 동백이었다"라며 "기획 단계부터 공효진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만들었다. 사실 효진 씨가 했던 여러 작품과 모습이 실제 대본에 많이 녹아있다. 그래서 효진 씨 마음대로 해도 동백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최적의 캐스팅이고 원했던 캐스팅이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차영훈 감독의 말처럼, 공효진을 보면 '동백'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이에 전작들과 큰 차이가 없는 캐릭터로 느껴질 수도 있다. 공효진 역시 이러한 지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동백 캐릭터가 그동안 제가 보여준 모습에서 상상이 되는 연장선에 있어서 이 작품을 해야할까 고민을 했다"라고 운을 뗐다.

공효진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초반에는 저렇게까지 소심하고 사람과 대화를 잘 못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런 것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최선을 다했다. 혹시 사투리를 쓰면 캐릭터가 바뀔까도 고민했는데, 드라마 안에서 유일한 서울여자다. 열심히 변주했으니, 애정 어리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1년 텀으로 드라마를 꾸준히 했는데, 이번이 3년이다. 제가 드라마에서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데, '이 얘기가 저 얘기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3년 동안 도전하는 마음으로 '도어락', '미씽', '싱글라이더' 등 여러 캐릭터에 도전해봤다"라며 "이번에 비슷하게 돌아오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그게 제 취향이 아닐까 생각했다. 제가 드라마를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강하늘은 옹산의 파출소 순경 '황용식'으로 분해 순박과 섹시를 넘나드는 강력한 반전매력을 예고했다. 그는 우직하고 정의롭지만 대책은 없고,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허를 찌르는 섹시함이 있는 '촌므파탈' 캐릭터라고. 이처럼 '꽂히면 직진'인 그의 심장을 저격하는 인물이 나타나는데, 바로 '옹산의 동블리' 동백이다. 용식은 마치 고백머신처럼 "당신 잘났다! 최고다! 장하다!"라고 동백에게 매일 말해준다. 까멜리아(동백)의 꽃말 '당신만을 사랑합니다'처럼 오로지 동백만을 위한 폭격형 로맨스는 담벼락 안에 갇힌 동백을 깨우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강하늘은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릴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대본이었다. 4부까지 봤는데, 제가 흔하게 볼 수 없었던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뵙고 이야기를 나눴고, 더욱 확신했다. 두 분이면 이 대본을 무게감 있고, 깊이감 있게 끌고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효진 누나의 영향도 크다. 팬심으로 선택한 것도 있다"라고 덧붙여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강하늘은 '황용식' 역할을 맡아 특별히 다른 노력을 했다기 보다는 "어촌 마음의 순박한 파출소 순경이 어떤 모습일까 고민했다"면서 '순박섹시'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제가 표현하고자 해서 표현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보시는 분에 달린 것 같다. 제가 섹시하다고 연기를 한다고 얼마나 섹시하게 보이겠어요. 보시는 분께서 느끼는 다른 호칭이 있다면 그렇게 불러주셔도 감사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폭격형 로맨스'를 그려갈 강하늘과 공효진 사이에 김지석이 등장한다. 김지석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국민 딸바보'로 맹활약 중인 스타 야구선수지만, 실상은 아내 '제시카'(지이수)와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는 '강종렬'을 연기한다. 다 가진 것 같지만, 딱 하나가 없어 황량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중, '동백'을 만나고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린다. 동백의 첫사랑이자, 동백의 아들의 생부. 김지석은 "대본도 좋았고, 남배우라면 누구나 로망인 공효진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이뤄져서 좋았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부성애를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설레고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에 변호사 부인을 앞세워 '우리는 사(士)자 부부'라며 동네 유지이자, 훈장 노릇을 하는 안경사 '노규태'를 연기하는 오정세 역시 극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건물주인 자신에게 땅콩 한 번 안 주는 동백 때문에 열을 낸다고. 염혜란은 남편의 카드 명세서에 찍히는 '까멜리아' 때문에 열불나는 '홍자영'을 맡는다. 이들 커플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하게 싸우고, 치열하게 사랑하는 로맨스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로맨스 뿐 아니라, 스릴러도 한 스푼 더해진다. 동네에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되고, 이를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 차영훈 감독은 "4-4-2 전술의 드라마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라며 "4만큼의 로맨스, 4만큼의 휴머니즘, 그리고 2만큼의 스릴러가 담기는 종합 선물 세트같은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다만, 이 상황에 처한 '인간다운 촌놈들'의 대응이 펼쳐지는 만큼, 스릴러는 휴머니즘 로맨스를 '엣지있게' 만들어주는 소소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편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오는 18일(수)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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