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이준호는 매료됐고, 유재명은 확신했다. 이처럼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자신에,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연출 장인' 김철규 감독이 가세했다. 이들의 조합으로 완성된 '자백'이 '정통 장르물'의 흥행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극본 임희철, 연출 김철규)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준호, 유재명, 신현빈, 남기애가 참석했다.

'자백'은 한번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다시 다룰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 법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리는 법정 수사물이다. 김철규 감독은 "이 드라마는 한 마디로 정의해서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며 "굉장히 강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휴먼드라마라고 정리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자백' 공식 포스터 / 사진: tvN 제공


요즘의 드라마들이 '복합 장르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자백'은 정통 장르물의 전성기를 불러올 것이라 자신했다. 얽히고설킨 사건들과 인물을 관통하는 하나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타이트한 호흡과 치밀한 서사, 팽팽한 긴장감 등 장르물 특유의 쫄깃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김철규 감독은 "전작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더'를 비롯해 서정적이고 정서적인 분위기의 드라마를 많이 연출해 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색깔이 다른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는데, '자백'이라는 기획을 만나게 됐다"고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영화나 드라마 보다 현실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드라마 초반에 몇 건의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데, 실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티브로 했다. 드라마 전체의 모티브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최도현 역을 맡은 이준호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극 중 이준호는 사형수가 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변호사가 된 최도현을 연기한다. 그는 소년기를 거의 병원에서 보낸 힘겨운 삶의 주인공으로, 겉모습은 약해 보이지만, 속은 바위처럼 단단한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어느 날 사형수가 된 아버지를 위해 법을 공부했고, 변호사로서 재심을 청구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장르물에 도전하게 된 이준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 좋았다"며 "대본을 읽으면서 이 작품은 '어렵겠다', '누가 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제가 이 작품을 하고 있었다. 글에 매료된 것 같다. 많은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있어, 그런 것들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제가 잘 보여줄 수 있을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지만,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다방면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법조계 친구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준호는 '흥'을 참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이준호는 "저를 억누르려고 하고 있다. 튀지 않고 최도현이라는 인물에 가까이 가기 위해, 개인적인 흥을 자제한다. 가끔씩 튀어나오려고 하면 감독님께서도 자제시켜준다. 여러 도전을 하고 있는데, 대본을 봤을 때의 그 느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기춘호 역을 맡은 유재명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5년 전 판결에 불복하고, 홀로 진실을 쫓는 전직 형사반장 기춘호 역은 유재명이 맡았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아내는 열혈 베테랑 형사로, 한 번 꽂히면 끝까지 추적하는 성격에 '악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진범을 확신한 용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자,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지만,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진범을 추적해간다. 

'자백'을 통해 미니시리즈의 첫 주연을 맡게 된 유재명은 "이런 자리에서 인사를 드리는 것이 떨리고 긴장된다.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맡아 부담감과 책임감도 크지만, 그걸 잘 이기는 것도 배우의 몫인 것 같다. 작품의 맥락을 잘 찾고, 동료 배우들과의 소통의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고 소감을 밝힌 뒤, "형사물이나 수사물 등에서 보여진 형사 역할에 대한 다양한 군상이 있는데, 익숙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고민이다. 잘 표현해야 하는 것이 제 직업이기 때문에, 기춘호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특히 유재명은 전작 '비밀의 숲'을 통해 장르물의 매력을 잘 보여줬던 만큼, 이번 작품에 쏠리는 기대 역시 크다. 유재명은 "'비밀의 숲'은 멋진 작품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저도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느낀다"며 "'자백'은 '비밀의 숲'을 뒤를 잇는다는 표현 보다는 작가, 제작진, 감독, 스태프들을 비롯해 모두가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고민하고, 집중하고, 소통하고 있다. 촬영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제가 극에서 '확신'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번 작품은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백'의 주역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자백'에서 유재명과 이준호는 대립과 공조를 넘나들며 브로맨스 케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준호는 "장르물이라서 긴장감이 넘칠 것 같지만,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다"라며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면 잘 끌어 가주시는 분위기가 있어 거기에 많이 기대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신현빈, 남기애가 이준호의 조력자로 함께 한다. 신현빈이 맡은 하유리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전직 기자로, 아버지의 심장을 기증받고 살아난 도현을 가족처럼 여긴다. 남기애가 맡은 진여사는 어느날, 갑자기 도현의 사무실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고스펙 사무 보조로, 매사 까탈스럽지만, 유독 도현에게는 온화하며 그의 사건 재판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신현빈은 이준호와의 호흡에 대해 "극 중 십년지기 친구로 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지금 막 친해진 사이가 아니고, 자연스럽게 친분이 묻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살릴까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찍다 보니 잘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진여사, 도현이, 유리 셋이 있을 때가 많은데 가족 같은 느낌이 있다. 밝은 드라마가 아닌데, 현장에서 분위기는 즐겁게 찍고 있다. 가끔 도현이가 흥을 못 참아서 애드립을 해서 재미있을 때가 많다"고 답했다.

이처럼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신선한 앙상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tvN 새 토일드라마 '자백'은 오는 23일(토) 밤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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