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노희경 작가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촛불혁명, 미투혁명까지 몰라도 될 정도로 마음 아픈 것들을 세상이 알려주고 있다."

노희경 작가가 판타지가 사라진 주인공을 통해 평범의 가치를 말하는 드라마 '라이브'로 시청자와 소통한다.

노희경 작가는 6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기존 경찰드라마는 사건을 풀어가는 한명의 영웅이 그려지는데, '라이브'에서는 사선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희경 작가는 정의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상식 선에서 지켜낼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대단한 지도자나 권력자 한두 사람이 아닌, 국민이 이 나라를 지키고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다고 했다.

노희경 작가는 경찰서를 배경으로 한 계기에 대해 "촛불집회에 나갔을 때 내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의 눈을 봤는데 막지도 못하고, 참여하지도 못하는 황망한 눈빛이어서 의문이 들었다. 저들은 스스로 원해서 이 자리에 있는가? 라는 질문이 들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위대의 눈도 못 쳐다보는 모습을 보면서 누가 시켰는지, 왜 나왔는지 궁금해져서 가볍게 취재를 시작했다가 드라마로 해볼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저들이 공권력이 아닌, 공권력의 희생양일 수도 있겠다, 내가 직업이 작가인 것처럼 저들의 직업이 경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를 하면서 궁금증이 풀려갔고, 더 깊게 발을 담게 됐다. 다수의 국민처럼 스스로를 총알받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노희경 작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룬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의 작품을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루는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그런 그가 '경찰'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노희경 작가는 "저는 80세대인데 그때의 경찰은 일 안하고 권위만 내세운다는 편견이 있었고, 그 편견을 깰 필요도 없었다. 이번에 경찰을 들여다보면서 놀라웠던 건 군비리를 일병, 이병에게 묻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지구대 현장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공권력과 경찰 모든 조직의 비리를 묻고 있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시보의 월급은 140만원이다. 각종 수당까지 다해야 180만원을 간신히 받을 수 있다. 140만원을 받는 아이에게 조직의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묻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들의 하루 업무량을 섬세하게 보니 형제가 이 일을 한다면 만류하고 싶었다. 현장직은 과도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었다. 경찰의 평균 수명은 63세로, 공무원 중에 수명이 가장 짧다. 그 얘기에 충격 받았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취재했고, 작가로서 책임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노희경 작가는 경찰이 국민에게 공권력으로 각인되기 보다는 민원과 치안을 해결하는 감정노동자로 기억되길 바라는 염원을 작품에 담겠다고 했다. 그렇기에 경찰의 위대함을 강조하지 않고, 생생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진짜 경찰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특히 노희경 작가는 사회 전반으로 퍼진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미투 혁명'이라며 끝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희경 작가는 "나는 사회적 문제를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회가 알게 하는 것 같다. 촛불혁명부터 미투혁명까지 모르고 잘 살았는데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픈 것들을 세상이 알려주고 있다"면서 "세상이 알려준 이상 배워야할 위치에 와있고, '라이브'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노희경 작가는 "지구대 사람들 대부분이 6급 공무원 이하다. 그런데 임원직 이하 사람들에게 짐을 준다. 서민들의 이야기가 전면에 나오면서 보는 분의 따라서 불편할 수도 있다. 사건이나 접하는 이야기가 근접해있어 놀랍기도 하겠지만, 데모 현장에 서야하고, 학생들을 끄집어내야했던 경찰의 입장에서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노희경 작가는 세상을 구원하고, 문제 해결을 하는 영웅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을 통해 세상이 희망을 말하고 있다.

노희경 작가는 "혁명이란 말이 붙었을 때는 시민들이 했을 때"라며 "시민혁명은 우리나라에서 드물지 않게 보는 현상이다. 저는 시민 덕분에 세상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혁명세를 띈 시민들, 국민들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사회적 움직임도 시민이 일으켜 세웠기 때문에 무너트릴 수 없다"며 이에 대한 확신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 번도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바뀐 것을 본 적이 없다. 교과서에도 제대로 쓴다면 한두 명의 영웅이 아닌, 시민들이 일어나서 세상이 바뀐 것이라고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희경 작가는 1년간 수십 명의 지구대 경찰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검토했다. 탄탄한 취재와 자문을 바탕으로 지구대 경찰들의 애환과 처지를 담고 싶었다는 노 작가. 그가 새롭게 집필한 드라마 '라이브'는 3월 10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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