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리뷰] 종현의 노래로 쓰여진, 위로 담은 '유리병편지' / 사진: SM 제공


흔히 상상하는 그런 소극장 공연이 아니다. 그리고 아이돌 가수에게서 기대했던 공연 역시 아닐 수도 있다. '솔로 보컬리스트' 종현이 자신의 색깔을 오롯이 담아낸 '유리병 편지'를 써내려갔다.

지난 5월 26일부터 서울 삼성동 SMTOWN 코엑스 아티움에서는 종현의 세 번째 솔로콘서트 '<THE AGIT> 유리병 편지(The letter) - JONGHYUN'이 진행 중이다. 이번 콘서트는 당초 12회 차로 계획됐지만, 뜨거운 성원 속에 전석 매진됐고 8회 공연이 추가 되며 총 20회 공연으로 바뀌었다. 종현은 추가공연까지 모두 매진시키며, 총 20회 공연을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15일(오늘)은 14번째 공연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14회까지 공연을 진행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시간을 혼자 꾸며왔다는 것은 더욱 대단한게 느껴졌다. 이 어려운걸 종현이 해냈다. 이날 공연은 종현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한 자리였다. 시작부터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노래가 시작되자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고 종현의 목소리, 손짓, 몸짓에 열광을 보냈다.


◆ "소통할 때의 온도가 좋다"…소극장 콘서트의 매력

오프닝 무대였던 '좋아', 'White T-shirt'를 마친 종현은 "목 풀렸어요? 더 시끄럽게 가볼까요"라면서 'Crazy' 무대를 시작했다. 재킷을 벗은 무대 위 종현도, 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좀 더 뜨거워질 수 밖에 없는, '미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

'Like You' 무대 뒤에는 짧은 영상이 이어졌다. 각각의 브릿지 영상 안에도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물론 재미도 있었지만,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이 아닌, 콘서트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느껴졌다. 종현은 공연 기획, 연출 등에 적극 참여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일부 무대에 변화를 주면서 보는 재미를 더했는데, 이날 공연에서는 정규1집 수록곡인 'Suit Up', '우주가 있어' 무대를 만나볼 수 있었다.

"평일이고, 목요일이다. 일상에 지쳐있을텐데, 이 공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건넨 종현은 "'아지트' 공연이라고 하면 미니멀한 공연을 상상하시는데, 시작할 때 다른 느낌을 주고 싶어서 여러분을 일으켜 세웠다. 앞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섹션이 많으니 참여 부탁드린다"고 팬들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종현이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대해 종현은 "이 공연장에서의 생동감, 그리고 소통할 때 느껴지는 온도가 좋아서 장기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이 14회 차인데, 공연을 하면서 저도 늘고 있는 것 같다. 페이스 분배와 같은 계산들을 철저하게 해서 진행하고 있으니, 각오하시는 게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너, 나, 우리 모두 위로 받는 시간…한 통의 '유리병 편지'

소통을 강조한 공연인 만큼, 라디오와 닮아있는 점이 많았다. '푸른밤'을 그리워했던 팬들이라면, 이번 공연이 더욱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종현의 노래를 듣는 것 만큼이나,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 다른 콘서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차별점이었다.

종현의 이야기, 그리고 '유리병 편지'에 담아 보낸 여러 사연들이 더해지며 풍성한 공연이 만들어졌다. 공연 타이틀이 '유리병 편지'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현은 스스로를 '유리병 편지 전달자'로 소개하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것만으로 공유가 되는 것처럼, 당신의 꿈도 서서히 손에 닿을 것 같다. 애초에 닿을 수 없었던 한 통의 편지가 나, 너, 그리고 우리를 변화시킨 것처럼"이라면서 공연의 의미에 대해 밝혔다.

'유리병 편지'에 사연을 담아 보내면, 종현은 사연에 깊은 공감을 해주거나, 때로는 진한 위로를 보내주었다. '솔로'인 팬의 사연을 듣고 난 뒤 '모든 솔로들'을 향해 선사한 '바퀴'는 팬들에게 폭풍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취업준비'로 독립하게 된 사연 뒤에 종현은 팬을 향한 격려는 물론, 팬과의 대화, 그리고 노래를 불러주며 위로를 선사했다.

특히 두 무대는 팬과의 대화에서 이어진 곡들인 만큼, 팬들 참여 공연으로 의미를 더했다. '바퀴'에서 팬들은 후렴구 가사를 함께 '떼창'한 것은 물론 '카주'를 함께 연주하며 구슬픈(?) 화음을 만들어냈고, '내일쯤' 무대에서는 반달벨, 그리고 박수 소리가 함께 더해지며 사연을 신청한 사람, 사연에 공감한 사람, 그리고 공연을 찾은 관객들 스스로까지도 위로를 받는 시간이 되었다.


◆ "이제 널 사랑하는 법을 알아"…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

물론 노래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종현은 콘서트를 찾은 팬들을 위해 깨알 매력을 선사했다. 특히 '멍하니 있어' 무대에서 종현은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잠옷을 입는 퍼포먼스를 선사하며 귀여움을 어필했다. 무대를 마친 종현은 "집에서 저렇게 챙겨 입지는 않지만, 그냥 노래만 부르기에는 심심해서 해봤는데 민망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종현은 잊혀져버린 것에 대한 슬픔을 이야기하면서 '벽난로'를, 팬들에게 깊은 위로를 선물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놓아줘', '엘리베이터', '하루의 끝' 등 총 21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콘서트 말미에 나온 영상 속 종현의 "삶에 지친 여러분에게 보내는 편지, 당신도 위로 받을 수 있기를"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정확하게 들었는지 확신은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하루의 끝'에서 관객들은 분명한 '위로'를 얻었고, 종현 역시 '위로를 얻은' 팬들을 보면서 '힐링'되었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다.

이날 종현은 엔딩 무대를 앞두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 콘서트"라는 말을 했다. '고생하는'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함께 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팬들의 이벤트 슬로건에는 '이제 널 사랑하는 법을 알아'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종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한편 종현의 세 번째 솔로 콘서트 '유리병 편지'는 이제 6회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공연은 오는 7월 2일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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