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청음회 종합 / 사진: 씨제스 제공


거미는 이번 청음회 내내 '책임감'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거미는 과연 어떤 책임감을 느꼈고, 그 결과 탄생한 이번 정규앨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5일 서울 도봉구 플랫폼 창동61에서는 다섯 번째 정규앨범 'STROKE'를 발매한 거미의 청음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거미의 이번 정규 5집은 지난 2008년 발매된 정규4집 'Comfort' 이후 9년 만에 발표되는 것으로 '획을 긋다', '품다'는 다짐을 내포하고 있다.

거미는 "여자 가수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 안정적으로 발라드만 할 수 있고, 그러한 것들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지만, 이렇게 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자가수가 이런 장르를 책임 있게 끌어갈 수 있다는 획을 그으면서도 대중들을 품고 싶은 마음"이라고 이번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9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하게 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음악시장 흐름이 소비가 빨라진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곡이 아까워서 였다. 많은 분들이 좋은 노래를 알지도 못한 채로 사라진다는 안타까움이 있어서 정규를 섣불리 못냈다. 그럼에도 제가 올해 15년을 활동한 가수로서, 거미라는 가수의 색깔이 있는 정규를 내는 것이 의무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책임감, 그리고 의무감 속에서 탄생한 앨범인 만큼, 거미는 웰메이드 앨범을 탄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길이 앨범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치타, 보이비의 랩 피처링, 수란의 멜로디, 하림의 코러스, 휘성의 자작곡까지 더해지며 힙합, 알앨비(R&B), 발라드,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담아냈다.

길과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해 거미는 만족감을 전하며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잘 맞았다. 추상적인 이야기를 해도 서로 잘 맞았고, 음악 얘기를 하다보니 더 잘 통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힘든 순간도 물론 있었다. 거미는 "노래를 부른 시간이 오래 되었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딱 정형화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아마추어나 신인처럼 날 것의 감성이 필요했는데 그게 안되서 많이 울기도 했다. 나중에 길이 오빠가 제가 너무 많이 울어서 한 번 화가 났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는 비화를 전했다.

발라드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수록한 것 역시 주요 포인트다. 거미는 "발라드 히트곡이 많다 보니, 발라드 가수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여러 장르를 해왔던 가수다. 가수로서 책임감을 느꼈고, 소울풀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라드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 장르를 시도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타이틀곡 'I I YO'는 꿈을 향해 비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브리티쉬 팝발라드 장르지만 길이 프로듀싱 참여하며 힙합적인 색깔이 더해졌다. 여기에 거미의 소울풀한 보이스가 풍성함을 더하며, 잔잔하게 들리는 스트링 소리가 클래식함을 고조시킨다.

거미는 "곡 제목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가장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담긴 말이 'I I YO(아이아이요)'라고 생각했다. 뭔가 꿈을 꾸면서 나오는 흥얼거림 같은 뜻으로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하며 "그간 이별에 대한 노래를 많이 해서, 지금은 그런 노래보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타이틀로 정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앨범을 통해 '인생'을 논하고 싶은 이유는 단순했다. 거미 스스로가 위로 되는 음악을 많이 듣게 됐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공감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거미는 "제 공연을 보고 돌아셨을 때, 가슴에 하나 남겨드리고 싶은데, 이별 이야기로는 부족한 것 같았다. 더 많은 대중들과 진실된 공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거미는 특히 '감정 전달'에 신경을 쏟는다고. 거미는 "멋있게만 할 수도 있고, 듣게 좋게 기술만 쓸 수도 있지만, 감정을 진실되게 전달하고자 가장 노력하는 것 같다. 일부러 꾸미려고 하기 보다는 제 생각, 감성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다. 저 또한 느끼고 사는 것이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걸 노래로 표현하고, 그러한 부분에서 공감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고 자신의 강점을 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미가 느낀 책임감은 이번 앨범에서 '도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OST퀸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큼, 그러한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거미의 선택은 9년만의 정규앨범 발매, 다시 한 번 소울풀한 장르에의 도전이었다. 거미는 "아주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은 안 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안에서는 다양하게 시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거미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음악적인 부족함을 느꼈다. 저는 창작보다는 표현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욕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작) 쪽으로도 노력하고 싶다. 요즘 특히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쪽으로 많이 노력할 생각이고,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한편 거미는 오늘(5일) 저녁 6시 타이틀곡 'I I YO'를 포함한 정규 5집 '스트로크(STROKE)'의 전곡 음원을 공개한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I I YO', 수란이 작곡한 '키스 이건 팁', 치타가 피처링 참여한 '그만 말해', 조정석이 작곡 및 기타연주 참여한 '나갈까', 휘성의 자작곡 'Luving U'를 비롯해 총 12곡이 수록된다.

정규5집을 발매한 거미는 오는 10일(금)부터 앨범 발매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거미는 이번 콘서트에 대해 "앨범 발표 콘서트인 만큼, 신곡을 들려드릴 예정이고,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재미있어야 감동도 온다고 생각해서 발라드만 부르지는 않고 여러 무대들을 준비하고 있다. 관객들과의 이벤트도 할 예정"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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