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앙코르 콘서트 리뷰 / 사진: SM 제공


1년만에 다시 돌아온 서울이다. 엑소는 성장했고, 팬들은 기다렸다. 그 결과, 엑소는 앙코르 콘서트임에도 이례적으로 국내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며,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엑소의 콘서트 'EXO PLANET #3 - The EXO'rDIUN [dot]'이 개최됐다. 보통 잠실 주경기장은 여러 가수들이 함께 출연하는 단체콘서트의 장으로 활용되어 왔다. 엑소 역시 SMTOWN 콘서트를 통해 이 곳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엑소는 주경기장을 단독으로 가득 채우는 저력을 발휘하며 막강한 티켓파워를 보여줬다.

엑소 이기에 가능한 '스케일'이었다. 하지만 거대한 규모의 공연장에서 보통 팬들은 아쉬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마주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인데, 가까이 보지 못하고 흔히 '면봉'처럼 보인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는 한다.

엑소는 이러한 부분에서 객석의 팬들을 배려하는 것에 신경을 쏟았다. 본무대, 돌출무대, 서브무대까지 활용한 것은 물론, LED스크린, 4대의 중계스크린 등을 준비해 어느 곳에서도 엑소의 모습을 놓치지 않게 배려했다. 여기에 공연장 내 또 다른 구조물인 벽을 설치했다. 객석을 감싸는 형태의 LED 띠로 이루어진 특별 가변식 객석 구성은 관객들의 시야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거대 규모 공연장의 '웅장함' 역시 놓치지 않았다. 키네시스 모터로 표현한 엑소 로고 형태의 다양한 육각형 조명 트러스 등 남다른 무대 스케일로 시선을 압도했다. 공연의 포문을 연 곡 역시 남다른 웅장함이 느껴졌다. 데뷔곡 'MAMA'의 도입부가 주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엑소가 무대 위로 등장했다. 첫 무대를 마친 엑소는 'Monster', '늑대와미녀' 등의 무대를 이어가며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시작부터 완벽한 무대 장악이었다.

찬열은 "1년 만에 돌고 돌아 서울로 왔다. 한국으로 오니까 페이스 조절이 안되는데, 이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게 해준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소감을 전했다. 시우민은 "보고 싶었다기 보다, 정말 그리웠다"면서 "이수만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초능력을 선물해주셔서 3층까지 다 보인다. 잠실 주경기장을 은빛으로 물들여달라"고 당부했다.

첸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설렌다. 이 설레는 기분을 공연 끝까지 열정으로 표현하겠다. 같이 놀아주실거죠?"라며 팬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했고, 백현 역시 "콘서트가 오늘로 끝난다. 아쉬우니까 미친듯이 놀아야겠죠?"라면서 "오늘 한번 미쳐봅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엑소는 '백색소음', 'Thunder+PLAY BOY', 그리고 눈을 안대로 가린 카이의 섹시한 독무가 빛난 'Artificial Love'까지 무대를 이어갔다. 공연장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브릿지 영상 뒤에 '불공평해'가 이어졌다. 시우민은 노래 사이에 "엑소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너무너무 사랑해"라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를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어쿠스틱 섹션이었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엑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만큼,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잠실에서 다시 만남 어쿠스틱 섹션 역시 그때와 비슷한 듯 색다르게 다가오면서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이날 엑소는 'My Lady'-'월광'-'Sing For You'-'CALL ME BABY'-'유성우'까지 어쿠스틱 버전 리믹스 무대를 선사했다.

엑소는 무대 시작에 앞서 엑소는 "이번 섹션부터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노래를 따라불러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팬들은 이에 열정적으로 가창력을 보여줬다. 엑소는 팬들의 노래 실력에 감탄을 보내며 "노래 잘한다"는 칭찬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함께 하는 것이 느껴졌기에 더욱 따뜻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팬들과 가까이, 함께 하는 무대는 계속 이어졌다. 어쿠스틱 섹션 이후 'TENDER LOVE'가 시작되자 엑소는 팬들을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외쳤다. 특히 무대를 하면서 서브무대까지 올라 객석에 있는 팬들에 보다 가까이 다가왔다. 팬들은 모두 기립해서 노래를 함께 부르며 무대를 즐겼다. 'Heaven'에서는 트레일러를 타고 팬들 앞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사했다. '3.6.5'에서는 8명의 멤버들이 본무대, 돌출무대까지 곳곳에 서며, 시야에 대한 아쉬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열기가 다시 한 번 달아올랐다. 세훈이 가장 멋있다고 느낀 카이의 무대가 이어진 것. 카이의 독무에 팬들은 그의 본명 "김종인"을 외쳤고, 카이는 무대 중간 상체를 드러내는 퍼포먼스로 더욱 큰 환호를 유도했다. 카이의 독무에 이어 자연스럽게 '중독' 무대가 이어졌다. 정말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엑소의 매력이었다.


'TRANSFORMER', 'LIGHTSABER'까지 절도 있는 무대를 선사한 엑소는 "이제서야 날이 어두워졌어요. 드디어 밤이 왔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시는 LED봉이 여러 효과가 있는데, 무대에서는 다 잘보였다. 은빛 물결이 보이니까 좋네요"라면서 "카이의 은빛 재킷 아래의 복근을 보니까 좋다"고 그의 복근 공개에 대해 언급했다. 카이는 "엑소엘 보여주려고 정말 힘들었다"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다 기쁘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밤이 되자 공연은 더욱 화려하게 빛났다. 현란한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으며, 관객들의 응원봉은 무대 연출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변신했다. 특히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객석은 정말 아름다운 볼거리였다. 엑소 멤버들은 "이렇게 무지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이 객석을 채워 준 덕분이다. 오늘 밤 주인공은 '엑소엘'이다. 무지개가 너무 예쁘다"라고 감탄을 보냈다. 

"엑소 콘서트는 이런 것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엑소 멤버들은 세훈에게 초능력인 '바람'을 요구했다. 세훈은 "오랜만에 해서 될지 모르겠는데, 바람으로 야광봉을 꺼보겠다"고 말했다. 세훈의 카운트가 끝나고, 객석의 야광봉이 모두 꺼졌다. 빛의 능력을 가진 백현은 다시 한 번 은빛으로 불을 키웠고, 불의 능력 찬열은 붉게 객석을 물들였다. 끝으로 결빙 능력의 시우민은 "더운 것을 싫어한다"면서 연두빛(푸른빛)으로 객석을 바꾸었다. 정말 엑소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시우민의 아재개그와 함께 다음 무대가 이어졌다.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말장난이 있는데 꼭 해보고 싶었다. "엑소엘만 들어갈 수 있는 바다가 뭘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시우민은 팬들을 향해 "사랑해"라고 외쳤다.

이 밖에도 엑소는 '같이해', 'Full Moon', 'Drop that'을 비롯해 이번 앙코르 콘서트에 새롭게 추가된 'Lotto', 'For Life' 등까지 3시간 동안 31곡의 무대로 환상적인 공연을 선사했다. 엑소이기에 가능했던 공연이었고, 엑소엘이 있었기에 빛났던 시간이었다. 함께 했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던 이번 공연이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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