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콘서트 리뷰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공연을 다른 말로 수식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샤이니 그 자체였다. 처음 '컨템포러리'라는 그룹으로 데뷔했을 당시가 떠올랐다. 시대에 맞게 다양한 색깔로 변화해 온 샤이니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2~4일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샤이니(SHINee)의 다섯 번째 단독콘서트 'SHINee World V'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예매 당시 서버를 폭발시키는 기염을 토하며, 시야제한석까지 전석매진을 기록해 공연이 하루 추가되어 총 3일간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의 콘셉트는 'Color of SHINee', 샤이니는 콘서트 시작과 동시에 그들만의 색깔로 공연장을 수놓기 시작했다. 조명이 암전되고 초록빛 물결이 체조경기장에 일렁였다. 'Hitchhiking'으로 공연이 포문을 연 샤이니는 'Married to the Music', 'Why So Serious?', '줄리엣'까지 샤이니만의 색깔이 확실했던 무대들로 공연을 시작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좌석에 앉은 팬들까지 기립해서 공연을 즐긴다는 것, 팬들은 무대 하나하나에 모든 신경을 동원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샤이니의 색을 제대로 녹여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이번 콘서트에 임하는 각오를 전한 샤이니는 이번 콘서트의 부제가 '선녀와 나무콘'이라고 밝혔다. 부제는 작명가 이태민 선생님의 솜씨로, 태민은 "선녀는 여러분이고, 나무도 여러분"이라며 "그 자리에서 뿌리 박아서 끝까지 지켜줬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무대가 많다. 기존 무대에서 보여드리지 않았던 곡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은 신곡 'Prism' 무대를 통해 드러났다. 공연에 앞서 민호는 "샤이니 다섯 명이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에, 안무연습부터 녹음까지 참 열심히 참여했다. 특히 이 곡의 작곡을 종현 형이 해서 더 마음에 든다"고 말했으며 태민은 "신곡이라 기대를 많이 하실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분의 마음을 뜨겁게 달궈드리겠다"고 말했다.

샤이니 특유의 감각적인 퍼포먼스 구성이 돋보였던 'Prism', 'Feel Good', 감성이 돋보였던 '투명우산', 'So Amazing'까지 새 앨범에 수록된 무대를 준비했다. 다양한 수록곡 무대를 준비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 팬들 앞에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이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레퍼토리 선정이다.

샤이니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의상들 역시 공연을 즐긴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참여한 덕분에 공연 영상, 샤이니에게 맞춤으로 개성 넘치게 제작된 의상은 무대와 잘 어우러져 더욱 감각적인 공연을 완성해냈다.

노래, 퍼포먼스, 의상까지 모든 것의 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 'Alive', 'Trigger' 무대에서는 특히 무대 연출이 돋보였다. 이어진 무대는 '셜록',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멤버 전원이 노래면 노래, 안무면 안무, 어느 하나 빼놓을 것이 없는 '완전체 아이돌'을 입증하는 무대였다.


샤이니는 이번 콘서트에서 멤버별 개인 무대를 최소화했다. 키의 경우 '줄리엣'에서 댄스 브레이크 타임에 등장했으며, 민호 역시 '루시퍼'에서 솔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종현, 온유는 듀엣 무대를 준비했다. 완전하게 솔로 무대를 장식한 것은 태민의 무대로 태민은 일본 미니앨범 타이틀곡 'Good Bye'를 한국어 버전으로 선사해 '댄스킹' 위엄을 과시했다.

'Ring Ding Dong', '루시퍼'까지 무대를 마친 샤이니는 "숨가쁘게 뛰고 있는데, 여러분 응원이 인이어를 뚫고 들어와서 너무 즐겁다"며 앞선 무대들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초콜렛' 무대를 언급하며 태민은 "춤을 추다가 전광판을 보는데 초콜렛이 보였다"며 종현의 몸매를 칭찬했다. 팬들은 화호하며 복근 공개를 요구했지만 종현은 "여러분, 저와 8년이나 봤잖아요. 이렇게 보여달라고 해도 안 보여줍니다"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온유, 종현, 태민이 옷을 갈아입으러 간 사이 멘트를 진행한 민호와 키는 마치 만담 듀오를 보는 것 같았다. 특히 키의 의상 참여에 대해 언급하면서 민호는 "내 친구 김기범"이라며 "여러분이 예쁘다고 해주셔야 된다. 그래야 키가 고생한게 내려갈 것 같다"며 친구를 챙기는 모습으로 흐뭇함을 자아냈다. 키 역시 만족스러운 미소로 민호에게 화답했다.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민호는 최근 사전제작 드라마 '화랑' 촬영을 마쳤으며, 키는 5일(내일) 첫 방송되는 tvN '혼술남녀'를 통해 최초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특히 민호는 '화랑' 촬영을 마치자마자 머리 색깔에 변화를 주고 키는 이에 대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냐며 질문을 건넸다. 민호는 "계속 염색을 안한 것에 대해서 많이 아쉬워했고, 저의 팬 중 한 명인 어머니께서 왜 우리 아들은 염색을 안하냐고 물어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바로 콘서트에서 은색으로 딱! 여러분 눈이 딱!"이라며 센스 있는 답변을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샤이니월드와 저희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이별의 길'을 선곡한 것에 이어 '방백', '투명우산'까지 감성적인 무대들이 이어졌다. 특히 '투명우산'은 샤이니의 보컬 실력과 화음이 돋보였다. 이어 종현과 온유의 '잠꼬대' 무대가 이어졌다. 온유의 맑은 보컬과 종현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귀를 녹이는 무대를 연출했다. 당장 유닛 앨범이 시급하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이후 귀여운 의상으로 돌아온 'Punch Drunk Love', 'Dream Girl', 그리고 리프트를 타고 객석 앞을 순회한 'So Amazing', 모든 '샤월(샤이니월드, 샤이니 팬클럽)'을 뛰게한 'Colorful'을 비롯해 총 34곡의 무대를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만 온유는 'Ready or Not' 무대에서 발을 접질러서 'SAVIOR' 무대에는 등장하지 못했다. 이후 'Everybody' 무대에는 다시 등장해 팬들을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무대를 마친 샤이니에게 팬들은 '너의 노래가 되어'를 열창하며 샤이니의 앵콜을 기다렸다. '재연'으로 무대에 돌아온 샤이니에게 팬들은 '계속 재연될 이 순간' 슬로건을 들며 감동적인 이벤트를 선사했다. 샤이니는 온유 발목 부상으로 티징 무대를 못 보여드렸다며 짧게나마 시연했고,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좀 더 완벽한 무대로 돌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태민은 첫 콘서트 당시 이 곡을 솔로곡으로 했었다며 "그 추억을 회상하면서 여러분들께 불러드리고 싶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겠다"며 '소년, 소녀를 만나다' 무대를 소개했다. 과거의 샤이니, 그리고 지금의 샤이니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샤이니 그 자체'였던 이번 콘서트가 더욱 의미 깊게, 인상적으로 기억될 것 같은 이유다.

한편 샤이니는 오는 9월 발매되는 새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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