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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나홍진 감독 "감당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종합)
'곡성'은 올 봄 관객들의 마음에서 울려퍼질수 있을까.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곡성'(나홍진 감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나홍진 감독이 자리했고,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맡았다.
'곡성'은 나홍진 감독이 '추격자', '황해'에 이어 6년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렬한 영상미와 연출로 독보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나홍진 감독은 충무로가 담보하는 세 배우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를 각각 경찰, 무속인, 목격자의 옷을 입혀 작품에 녹여냈다.
이날 곽도원은 "재작년 10월 쯤 나홍진 감독과 만나서 양꼬치 집에서 술 한잔 했는데 그때는 몰랐다. 두 번째 만남에서 조연이 아닌 주연임을 알았다. 제 스스로 주인공 깜냥이라 생각을 안했다"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나홍진 감독이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면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원은 자신의 딸과 피해자들이 비슷한 증상을 보이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딸을 지켜내고자 무속인을 불러들이는 경찰 '종구' 역을 맡았다. 캐릭터에 대해 곽도원은 "평범한 일상에서 의문이 사건이 터지고 딸에게 증상들이 생기면서 해결해나가는 입장이다. 굉장히 혼란스럽고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종구(곽도원)가 그의 딸을 고치기 위해 마을로 불러들인 무속인 '일광'역을 맡은 황정민은 "영화다운 시나리오는 받아본 것이 참 오랜만이다.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보고 놀랐다"는 말로 '곡성'을 소개했다. 황정민은 캐릭터를 위해 실제 무속인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는 "관객이 무당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고민됐고 걱정했다. 그래서 굿하는 것도 보고 연습했다. 굿의 순서는 정확하게 외웠지만 연습해서 될 문제는 아니었다. 실제 장소를 빌려서 리허설을 했는데 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몸을 맡겼다. 한번 하고나니 '어, 이것봐라?' 싶으면서 그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 굿 복을 입을 때 귀 뒤가 싸한 느낌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재미있는 감정이었다"고 주요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사건을 목격한 여인 '무명' 역을 맡은 천우희는 얇은 옷만 입고 산속을 뛰어나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 출연작을 겨울에 찍어서 아픈 것보다 추위를 더 싫어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산기슭을 올라가고 비를 맞으니 진절머리가 나더라. 오히려 그 에너지를 받아서 '어디 갈 때까지 가보자' 하는 바닥부터 끓어오르는 오기를 느꼈다. 선배들과 전우애를 느꼈다"며 남다른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천우희는 나홍진 감독이 선택한 여배우로 주목받았다. 나홍진 감독은 천우희는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팅 당시를 언급했다. 나 감독은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고 이전부터 생각했다. 한번 만나서 대본을 읽어봐달라고 부턱했는데 하체가 땅바닥에 딱 박혀버린 느낌이 들더라. 안정적인 구도 안에서 대사를 여유있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이 나를 가지고 장난치는 구나 싶을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황정민이 어렵고 무서웠는데 천우희가 더 무서웠던것 같다"고 전했다.
강렬한 신을 완성하는 세 배우들의 만남이 관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격자'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사건에 집중했다. 제가 만든 두 편의 영화에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면 가해자에 집중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는 어떤 심리 상태에서 피해자를 양성하느냐에 집중했다. 도대체 피해자는 왜 이 가해자에게 피해를 당해야 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왜 그분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영화가 시작됐다. 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를 하다보니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만나뵐 수 있는 종교계 분들을 만나면서 가르침을 깨닫게 되고 그 느낌들을 영화에 담아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