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원 기자간담회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사합니다". 최시원은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12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최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의 신혁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최시원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극에서 김혜진(황정음)이 선물한 모자를 쓰고 나타난 최시원은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김신혁 코스프레를 하고 왔다"며 유쾌한 인사를 건넸다.

"너무 기쁘고 생각지 못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감사하다"며 종영소감을 전한 최시원은, 특히 이번 작품으로 연기자로서 호평이 많았던 것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고, 기대할 여유가 없었다. 입대를 앞두고 있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하려 했다"며 "좋은 대사를 써주신 작가님과 신혁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디렉션 해주신 연출님께 감사하다. 또, 많은 분이 황정음과의 신을 좋아해 주셨는데 정음 누나가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주변의 모두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생작을 만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시원은 처음부터 '그녀는 예뻤다'에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대에 가기 전이라 불안해 '그녀는 예뻤다' 대본을 멀리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절 부르더니 받은 대본을 다 읽으라고 했다. 다 읽고 아니다 싶으면 하지 말라고 했다"며 "(대본을 읽어보니) 대사가 정말 하고 싶은 대사였다. 대사 속에 위트가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대사 하나하나에 캐릭터의 성격과 위트가 담기는 것이 좋아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제 이미지가 비호감이잖아요. 저도 잘 압니다"라며 셀프디스를 한 최시원은 "저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양날이 검이 됐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때 만났던 작품이 '드라마의 제왕'이었다. 원래 대본은 까칠한 연예인이었는데 그것을 재미있게 포장하니까 많은 분들이 쉽게 받아들이더라"라며 이번 작품에서도 많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최시원의 말마따나, 신혁의 캐릭터는 코믹한 요소가 가득했다. 그 중 특히 그에게 인상 깊었던 명장면은 '단무지' 신이라고. "처음에는 바지가 찢어지는 신이 보면 볼 수록 웃겨서 SNS에도 올렸었다. 입대를 앞둔 지금은 '나를 생각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단무지인 것 같다"고 유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 '그녀는 예뻤다' 마지막 회에서 혜진과 헤어질 때 건넨 귓속말에서도 신혁은 '단무지'를 언급했던 것이 밝혀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혁은 "부편이 화낼 테니 매일은 안 되고 최소한 단무지 볼 때만은 내 생각을 해줘"라며 작별인사를 건넸고, 혜진은 단무지를 보며 신혁을 떠올린다.

신혁은 혜진과 좋은 친구로 남게 됐고, 혜진은 '첫사랑' 지성준(박서준)과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며 드라마는 끝을 맺는다. 조금은 뻔한 결말일 수도 있었던 '그녀는 예뻤다' 마지막 회에 대해 최시원은 "모두가 원했던 결말을 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만약 혜진이 죽거나, 모든 것이 꿈이었다. 또 작가 '텐'의 '그녀는 예뻤다'라는 소설이었다면 엠비씨 앞에서 무슨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신혁' 캐릭터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수만이 "원래 너 성격인가? 원래 너지, 너?"라고 말했을 정도로 신혁과 최시원은 닮아있다. 최시원은 신혁에 대해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것이 좋다"며 "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자신이 어디까지 해야 되는지 잘 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철학에 어긋나는 일은 안 해서 좋았다"고 답한 뒤 "신혁과 기본적인 요소가 비슷한 점이 많다. 거기에 다른 것들이 탑재 되어서 부수적인 효과를 낸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시원은 입대를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로, 본래 직업인 가수 슈퍼주니어로, 그리고 배우 최시원으로. 최시원은 "멤버들의 시기와 질투가 있어서 힘들었지만"이라고 농담을 건네며 "매년 마지막에 감사의 편지를 적는 버릇이 있는데, 작년은 33가지였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68 가지나 된다"고 답했다.

"멤버들과 10주년 앨범을 발매하면서, 팬들과 하나가 될 수 있어서 좋았고, '슈퍼쇼6'도 잘 마쳤다. 또한, 감사하게도 '무한도전' 의 '포춘쿠키'에 많은 분들이 환호해주셔서 감사했다. 몸이 힘든 것은 있었지만, 좋은 기억을 심어준 한 해라 굉장히 기쁘고 감사하다"고 최시원은 다시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드라마를 통해) 너무 감사하게도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됐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 전의 시간도 훈련을 받았던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팀 활동을 하면서 배운 점도 있을 것이고"라며 과거를 돌아본 최시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느꼈던 것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부족한 힘이지만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사를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좋았던 기억이 많았던 한 해인 만큼, 떠나는 것 역시 더욱 아쉬울 것이다. 최시원은 오는 19일 의경 입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시원은 "아쉬울 때가 제일 소중할 때니까 지금 이 순간이 좀 더 소중하다. 돌아왔을 때, 인생의 2막인 30대를 준비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30대 때 일을 누가 알겠냐만은 제가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에 대해 진격하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이다"며 군대로 떠나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 각박한 세상에 절 보면서 위안 받고, 웃고 싶을 때 웃고 '시원한 뚫림' 같은 존재이고 싶다"고 배우로서 이상을 밝힌 최시원은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자신의 소신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딱 한마디 말이 떠오른다. '그놈은 멋있었다'고. 그리고 앞으로 더욱 멋있어질 그의 인생 2막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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