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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뷰] 동방신기의 10년, 당신의 10년…그 순간을 공유하는 'T1ST0RY'
하루 동안 동방신기의 10년을 겪을 수 있을까. 동방신기가 'T1ST0RY' 무대에서 11년 차 가수의 관록부터 신인 시절의 풋풋함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까지 '10년'의 세월을 완벽히 녹여냈다.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동방신기의 스페셜 라이브투어 'TVXQ! SPECIAL LIVE TOUR - T1ST0RY -'가 개최됐다. 이번 서울 콘서트는 동방신기가 국내에서 약 2년만에 선보이는 단독콘서트이자 스페셜 라이브투어의 포문을 여는 공연으로,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조명이 암전되고 온통 붉은 물결이 일렁였다. 포문을 연 곡은 'CATCH ME'로 동방신기는 'Double Trouble', 'Rising Sun' 등 강렬한 퍼포먼스의 무대를 연달아 이어갔다. 특히 'Rising Sun'에서 가장 기다리게 만드는 대목인 "Slow Down" 퍼포먼스는 색다르게 각색돼 특별한 단체 군무로 완성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CATCH ME' 역시 기존의 퍼포먼스와 다른 형태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3곡을 연달아 마친 뒤 유노윤호는 "오늘 여러분들 잘 오셨어요. 어제도 물론 애드리브 적인 요소가 많았는데, 오늘은 마지막 공연인만큼 내맘대로 할거지롱! 보고있나? 내 마음대로 할거야. 오늘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귀여운 말을 전해 팬들을 '윤호앓이'에 빠뜨렸다. 최강창민은 "지금까지도 음원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광화문에서'를 부른 규현이의 절친 최강창민"이라며 "살다보니 이 아이의 인기에 빌붙어서 가고 싶을 때도 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센스 있는 인사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 '30대'를 앞둔 오빠들의 섹시함
30대가 가까워져도 섹시할 수 있다는 것, 동방신기가 '제대로' 보여줬다. 86년 생인 유노윤호는 내년 30살을 앞두고 있고, 88년생인 최강창민은 내년에 28살이 된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빠른 생일이라 한 살을 더할수도 있다. '그 대신 내가', '갈증' 등의 섹시하면서도 잔잔한 화음을 선사한 무대 이후 최강창민의 개인 무대가 이어졌다. "상의탈의를 위해 금주를 했다"고 밝힌 최강창민은 하나씩 옷을 벗고 단추를 푸는 농염한(?) 퍼포먼스 뒤에 완벽한 식스팩을 과시해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섹시하고도 화려했던 무대는 계속됐다. '믿기 싫은 이야기', '오늘밤', '너의 남자' 등에서 분홍색 슈트를 완벽하게 소화한 동방신기는 스탠딩석이 아닌 좌석 바로 앞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발라드부터 댄스곡을 오가는 무대였다. '너의 남자'에서는 "넌 한송이 장미"라는 가사에 앞서 장미꽃을 건네는 이벤트를 준비해 객석과 가까이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뒷모습'에서는 객석과의 호흡보다도 둘의 호흡이 돋보였다. 주고받는 '합'이 완벽했다.
'뒷모습+Destiny+Off-Road', 'Love Again' 무대 뒤에 유노윤호 개인 무대 'BANG'이 이어졌다. 작사-작곡-편곡에 모두 참여한 유노윤호는 "동방신기와는 다른 저만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퍼포먼스까지 직접 짜는 열의를 보였다. 와인색 가죽장갑을 착용하고 나온 유노윤호는 손을 이용한 안무로 시선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뱀파이어로 변신한 듯한 모습으로 섹시하면서도 여심을 설레게 하는 아찔함까지 선사했다.
◆ '20대'에 돌아본 학창시절로의 시간여행
현재 20대 중반인 여성 중에 동방신기에 '입덕'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대, 80만 카시오페아라는 기록이 입증하듯 당시 동방신기앓이를 하지 않았던 소녀들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번 콘서트는 그 때의 향수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물론 다섯 명의 동방신기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유노윤호-최강창민은 단 둘만의 화음과 퍼포먼스로 빈틈 없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가히 아카펠라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Love In The Ice' 무대에서 두 사람은 '완벽한 화음이란 이런 것'의 정석을 보여주듯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였다. 또한 캠핑장 무대처럼 꾸며졌던 '믿어요+My Little Princess+You Only Love+Tonight' 등의 리믹스 무대가 이어졌다. 무대에 앞서 동방신기는 "오늘은 시간에 관해서 저희들이 테마를 잡고 있다. 예전에 동방신기의 곡들을 여러분과 같이 불러보며 그 당시에는 이런 일이 있었지 라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공유하고 싶다" 말을 전했다. 팬들은 당시의 추억에 젖어서 응원법과 노래를 따라하는 모습을 보였다. 20대 팬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자동으로 동반했다.
또한, 콘서트의 타이틀 'T1ST0RY'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에서 유노윤호 "시간여행,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라며 '인생의 진리' 랩을 선보여 팬들을 폭소케했다. '낙원+She+넌 나의 노래' 등에서 팬들은 기립해서 박수를 치며 무대를 함께 '공유'하는 느낌을 선사했다. 또한, 20대 중반 여성들이 겨울이 되면 찾게 된다는 'Show me your love' 무대에서는 17명이 함께했던 시절의 바글바글(?)한 비글미는 느낄 수 없었지만, 2005년 겨울의 기억은 그대로 되살아났다.
◆ '10대'가 앞으로 20대, 30대가 되어도 계속 될 것 같은 동방신기
동방신기는 이미 공연형 아이돌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수없이 겪은 단독콘서트와 라이브 투어는 동방신기를 탄탄히 성장시켰으며, 준비 역시 빈틈이 없었다. "야광봉 꺼줘, 꺼줘, 꺼줘"라는 유노윤호의 애교에 공연장은 빛을 잃었고, 3D맵핑이 시작됐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무대로 객석의 시선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이어 'ANDROID+Humanoid' 등의 일본 곡들을 한국어버전으로 선보였다. 강렬한 퍼포먼스에도 흔들리지 않는 가창력, 그리고 조명과 무대 장치까지 모든 합이 맞아 떨어졌다. 단 1초도 시선을 뗄 수 없었던, 동방신기에 압도당한 시간이었다.
이 밖에도, 'Crazy Love', 'Somebody to love', 'Something', '수리수리', '왜' 등의 무대가 계속됐다. 기존에 많이 보여줬던 곡들은 리믹스 버전으로 준비해 또 다른 곡을 듣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특히 'Somebody to love'에서는 화끈한 상의탈의를 비롯해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Light on", "Jump" 등의 스크린 문구로 객석의 팬들을 모두 기립하게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곡을 부른다고 하자 객석은 아쉬움의 탄성으로 가득찼다. 유노윤호는 "이만하면 됐지 뭐. 말도 많이 해, 연기도 해, 노래도 해, 3D도 해. 또 뭐?"라며 장난섞인 멘트로 아쉬운 팬들을 달랬다. 정말 유노윤호 말마따나 볼 거리도 풍성했고, 즐길거리도 많은 공연이었다.
앵콜곡으로 준비된 곡은 'TEN', 'Here I Stand', '항상 곁에 있을게' 순이다. 동방신기의 과거 10년, 그리고 미래에 전하고 싶은 것들이 노래 제목에 담겨있었다. "'십'년 동안 '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곁에 있을게'" 바로 팬들에게 동방신기가 전하고 싶은 진심이 아니었을까. 이번 'T1ST0RY'는 동방신기, 그리고 카시오페아에게도 항상 곁을 지킬 거라는 믿음이 두터워진 시간이 됐을 것이다. 이제 십년이 지났을 뿐이다. 동방신기의 앞날은 더욱 길 것이기에 이것 또한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한편, 동방신기는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오는 13일 대만 타이페이 아레나에서 'TVXQ! SPECIAL LIVE TOUR - T1ST0RY - IN TAIPEI'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