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스칼렛요한슨 첫인상 평범…프로답다"(2014BIFF) / 사진: 현성준 기자, star@chosun.com


배우 최민식이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요한슨을 '프로페셔널한 배우'라며 극찬했다.

4일 오후 3시20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이순신이 된 연기신 최민식' 행사가 열렸다. 최민식은 영화 '루시'에서 함께 연기한 스칼렛요한슨의 첫인상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친구였어?라고 할 정도로 평범했다"고 입을 떼 궁금증을 자아냈다.

최민식은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스칼렛요한슨은 민낯에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작은 체구의 여성인데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게 보통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스칼렛요한슨은 보통의 20대 여성들처럼 경쾌한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봤다"고 스칼렛요한슨을 칭찬했다.

또한 최민식은 "유명한 친구들과 같이 연기할 때 그 친구의 촬영분이 아니면 시선을 피할 때가 더러 있다. 더군다나 내가 '올드보이'로 해외서 알려져 있다 해도 스칼렛요한슨에게 나는 동양에서 온 배우 중 한 명일수 있다. 그럼에도 내 눈을 끝까지 봐주고 대사가 없어도 호흡으로 교감해줬다. 한국말을 못 알아 들음에도 불구하고 그 느낌을 그대로 받는 모습을 보고 '참 괜찮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 최초 1800만 관객을 기록한 '명량'은 195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그린 작품이다. 최민식은 "1800만이라는 숫자가 서울-경기 지역이 다 봤다는 얘기다. 지금도 '말이 되는 얘기냐'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며 "여러분 마음 속에 계시던 충무공이 깨어난 게 아닌가 싶고 제작진의 노력의 결과라 자부란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명량' 출연 제안을 받고 최민식은 "부담감이 먼저 생겼다면 더 영악하게 생각했을 거다. 나는 김한민 감독에게 '왜 이 영화를 하려고 하는지' 물었다. 그는 '이런 작품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감동적이고 확신에 찬 말을 많이 들었다"며 "김 감독이 역사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가치 있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 갖고 있는 공유할만한 메시지를 잘 전달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 술 마시면서 일 얘기를 하는 게 아닌데 '한 번 가보자'고 얘기할 때부터 막막했다. 자료도 찾아보고 책도 읽으면서 고생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합류하게 된 과정을 털어놓았다.

애정을 갖고 시작한 작품이기에 아쉬움도 당연히 있을 터. 최민식은 "여러분께 보여드린 지금 그 영화 모습 그 자체로도 만족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지루하다는 마의 2시간을 넘어 총 런닝타임이 3시간이었으면 했다. 명량해전 부분을 떼어 영화화 했지만 많은 이야기가 있다.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잘 따라올 영화일거란 확신도 있었다. 드라마 부분을 더 끌어내 충무공의 굴곡있는 감정선과 아들과의 인간적인 갈등이 증폭되는 부분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1800만 관객 돌파를 두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머지않아 반드시 나오리라 확신한다"며 한국 영화계의 밝은 미래를 기대케 했다.

한국영화의 산증인 최민식과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과의 만남은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를 더 제대로 하고 싶고,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마음이 점점 더 무겁게 짓누른다. 배우 생활에 고민이 깊어지면서 때로는 괴롭기도 하고,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다"는 대한민국 대표배우 최민식의 참된 배우관에 관객들은 또 한 번의 신뢰를 얻었고, 그의 행보에 더욱 기대를 모으게 됐다.

한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1일(토)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과 해운대 일대에서 개최되며, 11일 폐막작 '갱스터의 월급날'로 영화제의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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