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사랑이야 종영 조인성 / 사진: 지티엔터테인먼트, CJ E&M 제공, SBS '괜찮아 사랑이야' 방송 캡처


조인성의 대표작이 바뀔 태세다. '발리에서 생긴 일'(2004)의 정재민, '봄날'(2005)의 고은섭,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의 오수를 거치며 조인성은 그만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중에 각인되는 배우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좀 더 '강렬'했다. '괜찮아 사랑이야'(2014)에서 조인성은 장재열 그 자체였다.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조인성의 역대급 연기는 최고였다"는 한 누리꾼의 시청평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1일 종영한 SBS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감독 김규태)에서 조인성은 수려한 외모에 로맨틱한 성격까지 두루 갖춘 인기 추리소설 작가이자 라디오DJ 장재열을 열연했다. 장재열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하지만, 어린시절 양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정신분열증(스키조)을 앓게 됐다. 주위의 도움과 지해수(공효진)의 끊임없는 사랑과 이해 속에 그는 한강우(도경수)가 자신이 만든 환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널 위로하며 내 자신을 위로했던 것"이라 받아들이며 한강우를 떠나보냈다.

한국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 이를 풀어가는 노희경 작가의 미친 필력, 노희경의 글을 현실로 만드는 김규태 감독의 마법과도 같은, 섬세하고 흡입력 있는 연출력은 조인성의 내재된 연기력을 한껏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이 함께했던 전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보여줬던 것 이상의 감정 전달 능력과 '또 다른 조인성'을 내보이는 일은 작가도, 감독도 아닌 온전히 조인성의 몫이었을 것이다. 그는 단숨에 지적일 땐 지적이고, 까다롭지만 섹시하게 느껴지는 마성의 매력과 연애 세포를 깨우게 하는 달콤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또 한번 만족시키며 "또 노희경과 조인성이야?"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조인성은 극 초반부터 로맨틱한 장재열을 만들어내더니 후반부에 와서는 시청자가 장재열에 몰입해 극을 보게끔 만드는 메소드 연기(배역 그 자체가 되는 기술)를 펼쳤다. 14회 방송에서 장재열은 자신을 보기 위해 찾아온 지해수를 애틋한 눈빛으로 보며 "널 웃겨주고 싶은데 어떻게 웃겨야할지 단어가 생각이 안나", "안아주고 싶은데 안 될 것 같아. 나, 안 섹시하지" 등의 말을 건넸다. 이 장면에서 조인성은 눈물을 머금은 초점 잃은 눈동자와 넋 나간 표정으로 최고의 명장면, 명연기를 선사했다.

'괜찮아 사랑이야' 마지막회를 본 시청자들은 "조인성 연기 잘한다고 못 느꼈는데 이 드라마에서 조인성 연기 잘한다 하면서 봤다. 보는 내내 슬프고 행복하고 감사했다", "좋은 연기를 보여준 장재열, 조인성 배우는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조인성이 이렇게 연기를 잘해던가" 등 감탄과 호평이 이어졌다.

순간순간도 놓칠 수 없었던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로맨틱하고 까칠하며, 지적이고 섹시한, 그리고 내면엔 안쓰럽고 안아주고 싶은 모습까지 인간의 모든 면면을 끄집어낸 조인성의 호연에 시청자들은 아직도 마지막회에 취해 뜨거운 감동에 젖어있다. 작품이 빛나느냐, 캐릭터(배우)가 빛나느냐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조인성에게 '괜찮아 사랑이야' 만큼은 작품도, 캐릭터도,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도 모두 빛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대체불가 배우'의 뜨거운 귀환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편 '괜찮아 사랑이야'는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마음의 병은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보는 이야기로, 지난 11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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