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있다' 현우-최윤영-전효성-최민 / 사진: KBS 제공


매주 평일 저녁 8시 25분. 40대 이상 시청자들의 TV리모콘은 KBS 1TV에 멈춰있다. 이 시간대를 '황금 시간대'라 부르는 이유는 몇 년째 KBS1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 신화를 써왔기 때문이다.

6월 6일 종영되는 '사랑은 노래를 타고' 후속으로 방송될 KBS 1TV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극본 이은주, 연출 김원용) 기자간담회가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렸다. '고양이는 있다'는 고양이를 인연으로 만난 두 남녀가 잊고 지냈던 자신의 꿈을 되찾고, 그 속에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깨우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고양이는 있다'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의 필수 요소인 '출생의 비밀'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고양이라는 비주류 소재와 최윤영, 현우, 전효성, 최민 등 브라운관에서 익숙하지 않은 풋풋한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이에 김원용PD는 "50대~70대 시청자께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봐주실거라 생각한다. 시청층의 폭을 넓히기 위해 고양이를 비롯해 젊은 요소를 많이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절대적인 흥행 요소 중 하나인 '출생의 비밀'을 버리고도 '고양이는 있다'가 선전할 수 있는 관전포인트로 김PD는 '가장 쉬운 미스테리로 풀어가자'를 꼽았다. 그는 "'비밀'은 드라마 소재로 많이 쓰였다. 그 중 가장 강력한 게 충생의 비밀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출생의 비밀은 하지 말자고 결정하고 시작했고, 코믹 미스테리 생활 밀착형 가족 드라마로 얘기가 풀렸다. 기존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미스테리를 쉽게 풀어가다보면 시청자의 흥미를 계속 끌고 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고양이는 있다'를 이끌고 갈 두 여주인공 최윤영과 전효성은 각각 천성이 따뜻하고 낙천적인 26세 잡지사 기자 고양순 역과 귀하게 자라 공주병이 있는 잡지사 사진기자 한수리 역을 맡았다. 취재를 당하던 스타의 입장에서 취재를 직접 하는 기자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한 것은 무엇인지 묻자, 최윤영은 "톱스타를 인터뷰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하기 싫다는 거 억지로 붙잡고 물어보고 그러다 치이면서 다음부터는 기자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부터는 더욱 친절하게 인터뷰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효성은 "특종 잡겠다고 잠복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숨어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졸음을 참아가면서 취재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찍는 입장이 돼보니까 제가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들더라. 특종에 미쳐서 찍긴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내가 잘 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자들도 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최윤영-전효성과 함께 '고양이는 있다'를 책임지고 갈 현우는 극 중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지만 허당 기질이 다분하고 세상 물정에도 둔한 염치웅 역을 맡았다. 현우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양이는 있다'로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긴장되고 땀도 나고 오늘 이상하게 울컥하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현우는 "감독님과 배우들이 도와줘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욕심이 정말 많이 난다. 이 작품으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제 또래 청년들이 현실과 타협하며 무너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가 바라는 꿈을 찾아서 가는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남자주인공 윤성일 역의 최민 역시 "시기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고양이는 있다'가 시청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전통적인 드라마 기법을 놓치지 않으면서 젊은 시청자층까지 흡수하려는 KBS 1TV 일일드라마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에 A4용지 19장 분량, 일주일에 100장 이상을 시청자들이 관심있어 하는 이야기로 빠르게 그려내는 게 쉽지 않지만 "보고 나서 가슴에 무언가가 남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고양이는 있다' 제작진의 초심이 120부작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기를 바라본다.

한편 KBS 1TV 새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는 오는 9일(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금 저녁 8시 2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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