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 사진 : 에스엠지홀딩스㈜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처음에는 잔잔했다. '아바타: 물의 길'의 독주에 일부 매니아층의 인기만 얻을 줄 알았다. 하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북산과 산왕의 경기처럼 말이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주말을 포함 3일 연속 영화진흥위원회 일일 박스오피스 순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1위에 등극했다. 개봉 5주차에 이어진 이변이자, 현빈, 황정민 주연의 영화 '교섭', '아바타: 물의 길' 을 제친 결과다.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작품은 관객에게 뜨거움 그 이상을 전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를 새롭게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에 참여했다. '슬램덩크'는 농구를 해본 적 없는 문제아 강백호가 북산고 농구부원이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농구부원 송태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북산과 산왕의 레전드 경기와 함께 송태섭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그를 중심으로 연결된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정대만의 가지가 뻗어나간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 사진 : 에스엠지홀딩스㈜


한국 관객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가장 크게 환호한 것은 바로 '향수'다. 그 시절 만화책을 붙잡고 손에 땀을 쥐며 강백호를 비롯해 북산고를 응원했던 마음은 영화관으로 곧장 이어진다. 백지에 선으로 그려진 송태섭, 강백호, 정대만, 서태웅, 채치수가 움직이고, 색이 입혀지는 그 순간부터 극 중 대사처럼 "가슴이 쿵쾅거린다." 아직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숨차게 달리는 다섯 명의 인물들은 웃음, 용기, 감동, 그리고 위로를 준다.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관람객 평점은 한국 관객들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얼마나 애정하는지를 입증한다. 9.24점(포털사이트 네이버), 8.7점(포털사이트 다음), 실관람평지수 97%(CGV), 실관람 평점 9.4점(메가박스) 등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너희들은 안늙었구나"(cjkj****),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청춘 시절을 슬램덩크와 함께 보냈던 이들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hy2o****), "종이로 인쇄되어있던 산왕전이 살아 움직이는 그자체로 평점 만점"(huyn****), "무엇보다. 농구와 슬램덩크를 좋아한 내 어린 날의 이야기이자 농구와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내 아들의 이야기"(원**),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내나이 때 관객들.. 다들 눈물을 스윽 닦더라"(흥****) 등의 관람평은 90년대 슬램덩크가 미친 영향력을 입증 하는듯 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 사진 : 에스엠지홀딩스㈜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10년 이상의 꾸준한 오퍼 끝에 ‘슬램덩크’의 영화화를 수락하면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관객들이 기뻐할 것이라는 생각에 감독과 각본을 맡게 되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의 마음은 그대로 바다 건너 한국 관객에까지 닿았다. 국경을 넘어 '슬램덩크'를 사랑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 것.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2월 7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진행 중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연일 오픈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통가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여 세븐일레븐은 롯데 칠성음료와 손잡고 '슬램덩크 와인'을 선보인다. '슬램덩크' 만화책을 찾는 사람들로 전권세트가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농구 용품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더이상 팔이 올라가지 않는 상태에서도 농구공을 잡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몇 번이라도 되살아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열풍은 그렇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는 2월 1일부터 판매되는 '슬램덩크 와인' / 사진 : 세븐일레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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