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스튜디오 HIM


KBS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무해하게'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됐다.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완성한 '보통의 용기'다.

 ‘보통의 용기’(감독 구민정)는 KBS 예능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영화다.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출연,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죽도에서 일주일 간 숙식하며 벌이는 친환경 상품 유통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제작 이전부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보통의 용기’는 예능을 다큐멘터리로 전환한 만큼, 무해하지만 웃음을 보장한 예능의 형태를 갖추며 관객을 조용히 홀린다.

예능과 다큐의 공통분모는 진실성이다. 그리고 진실성은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한다. '보통의 용기'에서는 배우 공효진이 그 포문을 연다. 죽도에서는 탄소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GRU(그루)라는 화폐가 통용된다. 탄소배출량이 높은 재화일수록 값이 비싸다. 이 같은 설정은 출연진으로 하여금 한정된 그루 안에서 음식을 구하기 위해 부던히 고민하게 하고, 이 때문에 영화는 일종의 생존게임으로 비화한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반발한다. 지금의 포맷이 과연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자는 초기 의도에 부합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효진의 이의제기로 촬영은 잠시 중단되며 해당 상황은 그대로 영상에 담긴다.

‘보통의 용기’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이러한 논의과정을 날 것 그대로 공유하며 서사의 다이나믹을 줄 뿐 아니라 관객들의 심리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재정립하는 과정에 관객을 동참시킴으로써, 작품과 관객의 장벽을 부수고 환경 의제에 대한 능동적인 고민을 자극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극도로 높인다. 예능과 다큐의 포맷을 이해한 연출이 자아내는 매력적인 텐션이다.

이번 영화에서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의 활약도 훌륭하다. 보통의 용기’는 흔히 환경 다큐에서 보수적 사회와 맞서는 개인의 노력을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삽입하는 ‘불필요한’ 역경을 과감히 없앴다. 혹자는 ‘모두의 용기’ 속 미팅을 보며 순전히 연예인이니까 가능한 프로젝트였음을 비판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바로 그 지점이 환경의제에 관심 있는 이들이 원하는 전개이기도 하다. 사회적 참여를 요구하는 화두에 있어서 유력한 스피커의 활약은 언제나 환영이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를 포함한 사회적 의제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겪는 대표적인 백래쉬 중 하나는 환경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비합리적 사회 운동이라는 비아냥이다. 공효진을 포함한 모든 출연진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에 대해 숨기지 않는다. 오늘날 의심의 여지없이 실존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는 일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편,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담긴 영화 '보통의 용기'는 오는 6월 3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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