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꾼'의 주연 배우 현빈 / 쇼박스 제공


“여러 상황 속 ‘반전’이 주는 재미가 있어 선택한 게 ‘꾼’입니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팀플레이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뤘어요. 나나 씨는 첫인상이 굉장히 밝았고요, 촬영장에 나타나면 주변으로 그 기운이 쫙 퍼졌어요.(웃음) 유지태 선배와 ‘굿와이프’에서 만난 적이 있어 그런지 두 분 케미가 좋았고, 무엇보다 그녀 때문에 스태프들이 좋아했으니 ‘꾼’ 촬영장은 늘 훈훈했습니다, 하하!”

현빈이 영화 <꾼>에서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 ‘황지성’으로 분했다.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공조> 이후 만난 그가 무척 반가웠던 건, 몇 달 새 표정이 달랐다. 굉장히 밝아졌고 긍정적인 미소가 가득한 그를 보며 <꾼>을 본 소감을 물었다. 현빈은 “’공조’ 흥행보다 기대감이 더 커졌어요”라고 웃으며 “사기꾼 역할을 위해 참고한 작품이나 캐릭터는 별달리 없었죠. 다만, 이 영화가 중후반부터 주는 ‘반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약조절은 했어요. 과연 제가 얼만큼 속고 속이느냐가 중요했습니다. 모티브가 비슷한 ‘마스터’는 봤죠. 굳이 비교할 건 못됩니다. ‘꾼’과는 결말도, 그걸 풀어가는 방향성도 전혀 다르니 말이죠.”라고 밝혔다.

사기꾼 현빈이 가진 주요 무기는 극 중 ‘가면’이었다. 특수분장을 위해 하루 최소 2시간 반 이상을 분장팀과 씨름할 정도였단다. 또, 줄거리상 꾸역꾸역 얻어 맞는 장면을 묵묵하게 소화한 그는 “때리는 사람이 실수를 더 하죠. 오히려 맞는 게 더 편합니다. 특히, 유지태 선배가 절 때리는 장면에서 절 너무 걱정하고 배려를 해주셨죠. 그러지 말라고 전 부탁을 했고, 만족스러운 장면이 나왔어요.”라고. 이어 “(유지태) 선배는 정말 영화’꾼’입니다. 평소엔 자상하고 착한 이미지가 가득하지만, 촬영장서 슛! 소리만 들으면 돌변하거든요.(웃음) 연기에 해나 엄청난 열정과 사랑을 지니신 분입니다. 함께 작품 하면서 제게 굉장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꾼>에서 현빈은 유지태가 분한 ‘박검사’와 영화 끝까지 심장 쫄깃한 ‘대립각’을 이룬다. 그와 같은 ‘악역’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얼마 전 손예진 씨와 촬영을 마친 ‘협상’이란 영화에서 제가 인질범으로 나와요. 캐릭터에 대한 선과 악은 제 작품 선택에 있어 중요하지 않아요. 최소 중복된 걸 피해서 조금이나마 다른 걸 찾으려고는 노력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실제 수염과 장발 머리를 한 현빈의 외모에 반기(?)를 든다. 그는 허허 웃으며 “제 (패션)스타일 때문에 기르는 건 아니고요. 현재 촬영중인 ‘창궐’이란 영화 속 캐릭터 때문에 그런 건데, 온전히 제 걸로 할 수 있는 거면 굳이 가짜일 필요는 없을 거 같아서요. 하지만, 중간에 광고 제안이 들어오면 난감했죠. 길렀던 수염도 잘라야 하고, 또 다시 기르고..(웃음) 이번 ‘꾼’ 홍보도 사실 황지성이란 느낌을 더 주고 싶었는데, 워낙 스케줄에 빈틈이 없어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올바른(?) 사기꾼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한 현빈의 전략은 “대사”였다. 그는 “제 대사 중 ‘의심을 해소시키면 확신이 된다’란 게 있죠. 그 대사 하나가 모든 사건들이 걸려 드는 초석이 됩니다”라며 “전 애드리브를 잘 하지 않는 데, 이번 영화에선 더욱 그랬거든요. 긴장감과 반전이 기본이 되는 영화라 중심축 역할을 해야 했기에, 굳이 튀어서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해 대본에 충실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빈은 손익분기점 180만, 그래서 <꾼>의 흥행이 더욱 기대되지 않냐는 질문에 “초반 카 체이싱 장면도 임팩트했지만, 단번에 오케이 컷 났고요(웃음), 이곳 저곳서 펑, 펑! 터지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큰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저스티스리그’도 개봉한다는데, 이미 ‘공조’때 (입소문을) 경험한지라..'꾼' 외에도 재미난 영화가 여럿 나와줘야 극장가에 관객들로 붐빌 거고, 선택의 폭이 있으니까 저희 영화도 많이 봐주시지 않을까요?”라고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군 전역 후, 작품 선택의 기로에 서서 수없이 많은 고민을 반복하며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는 배우 현빈. 그는 “계속 절 내려 놓으려고 해요”라며 “한 작품에 몰입하게 되면,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이라, 절 스스로 힘들게 하거든요. 제가 십분 발휘해도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이 제각각 달라, 그걸 채우려는 욕심에 스스로 옭아매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제가 당당할 테고요. 그 때문에 일에 미쳐 일부러 다작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작년과 올해 들어 제가 하고 싶은 작품들이 몰렸던 거죠.(웃음) 다시 말해, 배우로 살아가는 한, 제 개인적인 노출도 한정될 거 같아요. 다 알면 재미없죠.”라고 말했다.

현빈도 최근에 헐리우드서 러브콜이 있었다고 했다. “’공조’ 이후 ‘협상’을 거쳐 ‘창궐’까지. 그 다음 작품이 외국이든 국내든 상황만 맞으면 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격 해외진출 가능성을 언급한 그는 “’꾼’에서의 황지성이 제 캐릭터이고, 전 연기자니까 관객들을 잘 속일 수 있을 거 같아 도전했다“고 웃으며 “원래 수능(11월 16일) 전날이 개봉이었는데, 수험생들을 노렸나봐요. 모두들 시험 잘 보고 극장으로 와 즐겁게 봐줬으면 좋겠다”란 넉살도 부렸다.

현빈이 주연한 영화 <꾼>(장창원 감독)은 피해 금액 4조원에 피해자가 무려 3만명, 자살사건만 10여건이 넘는 사기극의 장본인인 ‘장두칠’을 잡기 위해 검사(유지태)와 사기꾼(현빈)이 의기투합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범죄액션물. 11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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