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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 리뷰] '대장 김창수'로 분한 조진웅의 눈물 감성 통할까
배우 조진웅이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인 김창수로 분했다. [뿌리깊은 나무] 속 무휼의 느낌이 물씬 풍겼던 첫 장면. 국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인을 죽이고 나라의 치욕을 씻었던 김창수에게 남은 건 예고 없는 사형이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부담감이 커 고사했던 이 작품에 그가 용기내어 출연하게 된 배경은 "삶은 소중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김창수는 자신의 이름 석자 적을 줄 몰랐던, 억울하게 누명을 쓴 감옥 안에서의 동료들을 대변하기 위해 불끈 쥔 주먹 대신 펜을 쥐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란 그의 신념하에 시간이 갈수록 김창수를 대장이라고 부르며 저마다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영화의 주된 흐름이다. 그걸 방해하는 세력의 중심엔 소장 강형식이 있다. 데뷔 후 첫 악역을 맡은 송승헌은 치욕스러운 조선인 보다는 탐욕스러운 매국노가 낫겠다 싶어 죄수들에게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악랄한 캐릭터였지만, 그가 연기하니 의외로 무던했고 분량은 다소 아쉬웠다. 그런 감옥에서의 탄압이 심해질수록 김창수와 죄수들은 똘똥 뭉치게 된다. 영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려고 강요하지 않는다. 죽음에서 벗어나 희망찬 삶으로의 길을 가려고 저마다 애를 쓴다. 그런 스토리의 전개가 오버되거나 부족하지는 않지만, 제목만큼 화려한 액션이 도배되고 고문과 치사가 심한 자극적인 장면이 도배되진 않는다. 주목할 부분은 조진웅이 왜 김창수를 선택했냐는 것. 평소 그에게서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찾는 것이라면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은 굉장히 새롭다. 형장 앞 김창수를 연기한 조진웅의 눈빛, 눈물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맞대고 있으면 어느새 벅찬 감정이 벅차오른다. 그 울림을 전하기 위해 조진웅도, 송승헌도 새로운 도전을 했다. 정만식 정진영 신정근 유승목 정규수 이서원 곽동연 등이 힘을 보탰고, 특별출연한 그 밖의 인물들도 시선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오는 10월 19일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