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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이크 리뷰] '아이 캔 스피크? 아이 캔 두 잇!' 나문희가 다했다.
76세, 나문희 배우가 '영어' 정복에 나섰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의 할매 '옥분'으로 분한 그녀는 '영어 마스터'이자, 융통성 없는 9급 공무원인 민재(이제훈)와 티격태격 호흡을 맞춘다. 6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아이 캔 스피크>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나문희는 "이 나이에 주인공을 한다는 게 기분이 어떤건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가 해냈구나"란 마음만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 작품은 나문희가 분한 옥분의 스토리가 중심이다. 실제 영어 선생님이었던 남편과, 미국에 사는 둘째 딸 덕분에 영화 속 긴 장문의 영어회화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킨 그녀는 자신감 결여에 소심함까지 갖추고 누구 앞에서 말하는 게 어려웠던 고민들을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런 나문희가 이 영화를 통해 본질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영화 초반, 그녀가 왜 늙다리로 영어회화에 온갖 열정을 쏟아내며 배워야 했는지, 그녀가 가진 "가슴 절절한 사연"을 영화 중후반까지 꽁꽁 숨기며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배가시킨다. 그걸 함께 풀어 나가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로 '민재'역의 배우 이제훈이 나섰다. 그는 나문희와 세대를 뛰어 넘은 찰떡 호흡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어릴적 외조모부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늘 할머니란 대상이 그리웠다는 이제훈. 그런 나문희와 스크린 속 만남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게 당연할 터.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옥분의 든든한 동네사람들인 염혜란 이상희 성유빈은 물론, 민재의 구청 지원군인 박철민 정연주 이지훈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한 데 모여 만든 <아이 캔 스피크>는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쎄시봉>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 특유의 유머와 감동 코드가 만나 맛있는 양념처럼 잘 버무러졌다. 9월말 추석개봉, 런닝타임은 119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