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김기덕 감독 "'그물' 외면하면 우리 자신 부정하는 것"

김기덕 감독이 영화 '그물'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기덕 감독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그물' 야외무대인사에서 "'그물'은 남북한에 관한 영화다. '그물'이 15세 관람가로 결정돼서 많은 분들이 잔인하지 않고 부드러운 영화라고 봐주시는데 이는 직접 보고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

김기덕 감독은 "영화를 보신 분들은 내용을 알텐데 철우(류승범 분)가 한국에 와서 힘든 조사를 받다가 결국에 북한으로 돌아갈 때 모든 걸 버리고 알몸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이 영화가 출발한다. 이는 7~80년대의 실제 사건으로 '그물'은 거기에서 시작했다"고 영화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김기덕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주요하게 보는 점으로 작품 이해력과 연기력을 꼽았다. 김 감독은 "제가 쓴 시나리오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김영민은 저와 많은 작품을 해서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원근도 이번 영화엣 굉장히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며 오늘 자리한 두 배우를 칭찬했다.

류승범에 대해서는 "오늘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류승범이) 오지 못했다. 류승범은 이미 좋은 영화에서 훌륭한 역할을 한 배우다. 류승범이 우리 영화의 주연을 맡아준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많은 에너지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물'을 만들게 된 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물'은 남북을 소재로 한 저의 세 번째 영화"라며 "남북문제를 영화로 만든 건 현재 남북이 초긴장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드나 북핵문제로 남북이 서로 불신이 커져있는 상황에서 우리 문제를 정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긴장을 풀고 싶은 욕심에 '그물'을 만들었고 여러분도 저와 다르지 않을 거다. 남북이 평화로워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냐. 그런 문제 때문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개봉한 '그물' 누적관객수는 16,116명(10월 7일 기준, 영진위)을 기록했다.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은 '그물'은 해외 7개국 선판매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김기덕 감독은 '그물'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물'은 만든 저희들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바로 여러분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물'을 외면하면 남북관계를 외면하는 것이고, 우리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물'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물'이 개봉했는데 성적이 좋지 않다. 그렇게 되면 극장은 줄어들고 볼 기회가 없을 거다. '그물'을 보고 남북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해서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 스스로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류승범, 이원근, 김영민, 최귀화 등이 출연한 '그물'은 오는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