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윤여정 / 부산국제영화제=더스타DB, 영화 '죽여주는 여자' 스틸컷


배우 윤여정이 화제작 '죽여주는 여자'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윤여정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에서 열린 영화 '죽여주는 여자' 야외무대인사에서 "시나리오 작업부터 어느정도 예측은 했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서 '이런 걸 해야하는 구나'라는 생각에 놀랐다"며 '죽여주는 여자'의 시나리오를 받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죽여주는 여자'는 노인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65세 여자 소영이 사는 게 힘들고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재용 감독과 작업하면서 "곤욕스러운 순간도 있었다"고 밝힌 윤여정은 "감독은 현장에서 잔인해야 본인이 원하는 것을 배우를 통해 이끌어낼 수 있다. 사람 좋고, 배우들에게 '잘했다' 칭찬만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 이해하면서도 당할 때는 솔직히 괴롭긴 괴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노인의 존엄사, 성매매, 코피노(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둔 혼혈아를 일컫는 말), 트렌스젠더(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 장애 청년 등 우리 사회에 반드시 존재하지만 누구도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여정은 "영화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공감하는 것은 아마도 기본적인 일이다. 이 영화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피하지 않고 들여다 본 것"이라며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게 했다는 것에 이재용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영화의 의의를 언급했다.

이 영화의 장점을 하나만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부탁에 윤여정은 윤계상의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 영화에 코피노 역할을 맡은 한국 배우가 나오는데 윤계상이 그 배우가 진짜 코피노여서 한국말을 못하는 줄 알고 이틀 동안 말을 안 걸었다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영화에서 윤계상과 나, 그리고 트렌스젠더, 코피노 아이 네 명이 이웃이고 같이 산다. '걘 어디서 데리고 온 애야?'라고 질문에 나는 "길에서 주워왔어"라고 한마디한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남한테 자꾸 질문을 안 한다. 상처 없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하지만, 상처가 깊은 사랑은 안 물어본다. 데려올 만 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 도와준다. 나는 그 장면이 좋고 따뜻했다"며 '죽여주는 여자' 속 명장면을 꼽아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죽여주는 여자'는 몬트리올 판타지아 영화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다. 제17회 아시아티카 영화제에서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섹션 월드 프리미어에도 초청돼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10월 6일 개봉한 '죽여주는 여자'는 개봉 첫날 다양성 영화 일일 박스오피스 1위(누적 관객 1만 1,507명, 영진위, 10월 7일 기준)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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