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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이성민-천우희-이준, 무턱대고 믿고싶어지는 '손님' (리뷰)
서양의 동화를 1950년대라는 가장 혼란했던 한국의 시대에 담았다. 개봉 전부터 궁금증을 모았다.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이라는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무턱대고 믿고 싶어지는 배우들이 모였다.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차용했다. 1950년대 전쟁 직후,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에 우연히 우룡(류승룡), 영남(구승현) 부자가 찾아온다. 우룡은 피리를 부는 재주가 있다. 그의 피리에 '귀달린 짐승'이면 움직인다. 마을의 골치덩어리인 '쥐 떼'들도 예외는 아니다.
우룡의 재주에 촌장은 쥐들을 없애주면 '소 한마리 값'을 주겠노라 약속한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우룡에게 솔깃한 제안이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한 돈으로 충분한 금액이다. 우룡은 약속대로 쥐 떼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촌장이 말하는 셈은 우룡이 생각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손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믿고 싶어지는 배우들이다. 처음으로 작풍믜 연출을 맡은 김광태 감독 역시 "황홀했다"라는 감탄으로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등의 명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을 굵게 전했다.
그는 "배우들의 연기를 모니터로 보고 있으면 황홀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배우들이 시나리오에 없는 부분을 연기하거나 생략된 부분,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는 연기의 달인이라 그런 부분을 커버해주셨다. 제가 신인이라 부족한 부분을 연기로 더 채워주셔서 감사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 딸에 대한 부성애로 천만 관객의 눈물샘을 이끌어낸 류승룡은 이번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을 보여준다. 아들 '영남'은 '우룡'에게 동지같고, 친구같고, 아픈 손가락 같은 아들이다. "눈도 나쁘고, 이도 아프고, 폐병도 있는 아들이라 미안해"라는 아들의 병은 우룡을 앞으로 걸어가게 하는 이유다.
류승룡은 언론 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 "제 모습을 아이가 따라하기보다 구승현의 구강구조나 웃는 모습을 제가 따라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혀 스크린 밖까지 이어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부성애는 다시금 관객들의 눈물샘을 적실 것.
'미생'의 워너비 상사였던 이성민은 그의 말처럼 "배신감"을 관객들에게 전해줄 것같다. '셈'을 강조하며 '살기위해 한 짓은 죄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촌장의 모습은 '미생'의 모습을 지우고 류승룡이 보여주는 '우룡'의 순박한 모습과 강한 대조를 이루며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약속"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천우희와 이준 역시 산골마을에서 각자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천우희는 류승룡과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미숙' 캐릭터 다운 자신감 없는 모습부터 반전까지를 소화하며 강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이준은 아버지에게 믿을만한 아들이 되기위해, 사냥개 같은 눈빛으로 <손님>에 임해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손님>은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서양의 모티브를 가장 한국적인 공간에서 이끌고 간다. 전작에서와는 확연히 달라진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배우들도, 지키지 않은 약속을 '셈'을 운운하며 정당화하는 촌장의 말도, 제목처럼 '손님'이라는 말 뜻 속에 담긴 귀신 '손'에 '님'을 붙여 만들어졌다는 의미도 이중성을 갖는다.
김광태 감독은 "<손님>은 '약속'에 관한 영화다. 약속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일텐데, 그 관계가 너무나 쉽게 생각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피리부는 사나이'의 모티브를 가져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작의에서 역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 애초의 영화의 기획의도"라며 "영화속 배경보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더 좋아졌는가?를 관객들이 생각해봤으면"하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이 전해줄 '약속'에 관한,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갖게 할 영화 <손님>은 오는 7월 9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