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엄지원-박소담 '경성학교' 리뷰 /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소녀들'의 영화다. 소녀들은 순수함을 대표한다. 그렇기에 그 위에 새겨지는 붉은 색은 더욱 빨갛게 느껴진다.

9일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감독 이해영, 이하 <경성학교>)의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경성학교>는 앞서 엄지원의 미소와 박보영의 공포에 질린 눈빛의 포스터로 화제를 모았었다. 그리고 그 대비는 영화 속에서 이어진다.

이해영 감독은 <경성학교>를 준비하면서 <행잉 록에서의 소풍 (Picnic at Hanging Rock)>이라는 작품을 언급했었다. 영화 초입부의 소녀들의 아름다운 일상이 특수한 소녀성을 부각시킨다는 해석에서 였다. 하지만 <경성학교>는 아름다운 소녀들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소녀들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다. 하지만 그보다 변해가는 소녀들이 중심이 있다.

언론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영 감독은 "<경성학교>에서 소녀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답습된 방식이 아닌 약간 특수한 방식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상업영화로 만들려면 명확한 장르가 담보되어야하는데 쓰다보니 미스테리에 가까워진 것 같다.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하는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감독의 말처럼 <경성학교>에는 기묘하게 변해가는 소녀들의 모습처럼 다양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주관적으로 두 번정도 크게 깜짝 놀랐고, 한 번은 힘을 줘서 의자에 기댔으며, 고개를 돌려버린 장면도 있다. 이를 가능케한 것은 배우들의 다양한 얼굴이었다.

박보영은 <경성학교>에서 5번 째 교복을 입었다. 하지만 기존에 입었던 그것과 다르다. 말수는 반 이상 줄었고, 피부는 유독 하얗다. 소녀임에는 분명하지만 나이는 가늠할 수 없다. 소심한 '주란'(박보영)은 <경성학교>에서 '연덕'(박소담)을 친구로 맞이하며 둘만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순수함은 후반부의 반전에 큰 힘을 더한다.

박보영과 호흡한 박소담은 언론시사회 이후 "큰 호흡을 한 작품은 처음"이라며 수줍은 모습을 보였지만, 스크린에서 그런 모습은 엿볼 수 없다. <경성학교>의 우수학생 '연덕'은 강인한 모습을 갖고있다. 약한 '주란'에게 날개가 되어주는 것도 '연덕'이다. 이해영 감독은 "김윤석에게 <천하장사 마돈나>가 있었듯, 백진희에게 <페스티발>이 있었듯 먼훗날 박소담이 지금보다 훨씬 큰 배우가 되었을때 그녀의 첫 작품이 <경성학교>가 될것"이라며 누구보다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녀의 대칭점에는 강력한 힘을 가진 성인 여성이 있다. '교장' 역의 엄지원은 유난히 큰 구두 소리로 '또각 또각' 복도를 걸어간다.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친절하지만 싸늘한 미소를 유지한다. 순수한 소녀들에게 빨간의 것들, 약이나 차 등을 권하는 그녀는 반대로 영화의 가장 미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해영 감독은 <경성학교>에 대해 "교과서에 대중 영화가 있다면 머릿말에 나올만큼 대중적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천만명이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나만은 정확하다.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것. 아름다운 영상미 속에 순수한 순백의 소녀들에게 가장 붉게 물드는 빨간색이 담긴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오는 6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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