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 5번째 폭로 / 사진: SBS 뉴스 캡처


남궁연 5번째 폭로 나와 충격을 더한다.

지난 7일 SBS '8뉴스'에서는 남궁연 5번째 폭로 소식에 대해 보도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은 드럼연주자 남궁연에게 과거 수십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SBS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남궁연 5번째 폭로자로 나선 여성은 "2000년대 중반 남궁연이 일할 기회를 줘 만났는데, 일을 빌미삼아 자택에 불렀다"며 "일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 지압을 할 줄 안다며 그때부터 신체접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압과 치료라면서 추행 수위는 높아져 갔다. 음담패설을 하며 저를 전라 상태로 만들고, 유사 성행위를 지속했다"며 "왜 거부하지 못했냐 하면 저는 할 말이 없다.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거부하면 일도 꿈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그의 집 아래층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있어, 방음이 된다. 반항하고 소리쳐도 소용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피해자는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오랜 시간 침묵해야했던 구체적인 저의 피해 내용이 아니다. 앞의 네 분과 저 말고도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한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갖고 폭로할 수 있길 바란다. 그렇지 않음 가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편 남궁연 측은 연이은 '미투' 폭로에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강경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5번째 폭로에 SBS 측은 남궁연과 접촉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이하 SBS가 공개한 피해자 '미투' 전문.

앞서 폭로해 주신 네 분(A 씨, B 씨, C 씨, D 씨로 표기하겠습니다.)의 용기에 힘입어 고심 끝에 다섯 번째 폭로자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2천 년대 중반쯤 남궁 씨와 잠시 함께 일했던 사람입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저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남궁 씨가 저에게 일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시의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잡아야만 하는 지푸라기였습니다.

그 후 남궁 씨는 일을 빌미삼아 저를 자택에 불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자택에서 일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는 자신이 지압인지 혈자리인지의 치료를 할 줄 안다며, 당시 웹상에 있던 본인 관련 기사를 보여 주었고, 그렇게 신체적 접촉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을 빌미로 저를 자택으로 부르는 일이 잦아졌고, 지압과 치료라 이야기하는 추행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지압 치료를 하게 브래지어를 벗어라. **의 혈 자리가 있으니 팬티를 벗어라... 일에 대한 저의 간절함을 알았는지 그 후로는 더욱 노골적인 추행을 이어갔습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키스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키스를 했고, **는 해 봤느냐? ****은 느껴 봤느냐? 등등의 말을 하며 저를 전라 상태로 만들어 ******** 등의 유사 성행위를 지속했습니다.

왜 거부하지 못 했냐. 벗은 네가 잘못이다 라고 질타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제가 그를 거부하면 일도 꿈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기에 저는 무력하게 추행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 아래층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튜디오는 완벽한 방음이 되는 공간입니다. 반항하고 소리쳐도 아무 소용없다는 이야기지요.

추행에 관한 묘사는 이만큼을 적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제가 오랜 시간 침묵해야했던 구체적인 저의 피해 내용이 아닙니다. 저는 앞의 네 분과 저 말고도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용기가 부족하여 비록 5번째 폭로자가 되었지만 제 글을 읽고 부디 다른 피해자분들도 용기를 갖고 제 6, 제 7, 제 8...의 폭로를 하실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남궁 씨라는 한 사람의 가해자에게서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어리고 돈도 없고 권력도 없었던 저는 그를 용서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용기 내어 고백해 주신 A 씨를 보고, 제가 한 것은 용서가 아니라 굴복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또한 진정 제가 용서를 하지 못했다는 방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A 씨, B 씨, C 씨, D 씨. 저와는 모두 일면식도 없는 분들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폭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침묵을 지켜야만 하는 사회 구조 변화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더 이상 미투를 외치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저도 미투에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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