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가 영화 같은 '페이스 오프' 도주극의 전말을 공개했다. 얼굴을 완전히 바꾸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47억 횡령 사건의 실체를 전하며 충격을 안겼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방송 캡처


지난 25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는 <추적자 vs 도망자-두 얼굴의 남자>편으로 거액 횡령 후 자취를 감춘 한 남성의 기상천외한 도주 과정을 조명했다. 이날 리스너로는 보이넥스트도어 명재현, 가수 이예지, 이민우가 출연했다.

사건은 2013년 예비신랑이 웨딩촬영을 앞두고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30대 중반의 예비신랑 김 씨(가명)는 다니던 회사에서도 증발된 상태.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오후에 출근하겠다는 문자를 남긴 후부터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사라졌을 땐 이미 회사 자금을 자신의 통장으로 6차례에 걸쳐 총 47억 원을 이체한 상태였다. 그는 이틀에 걸쳐 강남 일대 은행 17곳을 돌며 현금을 인출했고, 지급 정지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33억 6천만 원을 손에 쥐었다. 이는 5만 원권 672묶음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이 같은 김 씨의 행각을 듣던 이민우는 "나도 사기를 당해서 피해자의 심정이 이해 간다"며 "피와 눈물 같은 돈인데 한순간에 그렇게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참담했다"며 깊이 공감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 씨가 입사할 때 제출한 대학 졸업증명서도 위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명재현은 "인생이 거짓말이다"라고 황당해 했다.

회사는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을 접한 윤영휘 PD는 즉각 취재에 나섰고, 회사는 범인 검거를 위해 현상금 1억 원을 내걸었다. 이렇게 경찰과 방송, 회사가 공조하는 대대적인 추적이 시작됐다.

형사들은 공중전화 기록과 CCTV를 통해 김 씨의 행적을 쫓았고, 조력자 정 씨(가명)와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 그 가운데 정 씨의 통신 내역에서 광주의 성형외과와 통화한 흔적이 발견되면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김 씨가 눈매 교정, 앞 트임, 코 수술 등 성형 수술을 통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신한 상태였던 것.

형사들은 정 씨 통화내역의 배달 기록을 추적해 광주의 한 원룸을 은신처로 특정했다. 며칠 간의 잠복 끝에 정 씨를 체포한 후 그곳을 급습했지만 김 씨는 이미 자취를 감춘 후였다. 알고 보니 김 씨는 은신처에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화질 CCTV를 설치해 수사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역감시하고 있었던 것. 이를 본 이예지는 "소름이 돋는다"며 아연실색했다.

수사팀은 결국 김 씨가 고향으로 향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결사'로 불리는 윤영휘 PD 역시 현지 취재를 통해 김 씨가 종이박스를 들고 고향을 오갔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거액의 현금이 숨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경찰은 친척 명의로 도시가스가 설치된 목포의 한 빌라를 마지막 은신처로 특정했다. 그리고 도주 48일째 새벽, 김 씨가 드디어 검거됐다. 이민우는 "나쁜 짓을 하면 결국 저렇게 잡히지 않나"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검거 당시 은신처에서는 10억 원의 현금이 발견됐고, 김 씨의 자백으로 추가 16억 원이 회수됐다. 전체 인출액의 약 90%를 되찾은 셈이었다.

회사가 내걸었던 현상금 1억 원의 수령 대상자였던 윤영휘 PD는 "저는 방송 목적으로 취재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돈은 삶에서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받고 싶다. 그 돈을 안 받았을 때 기분이 참 좋고 되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보다 원칙을 선택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김 씨는 도피 기간 동안 지출 내역을 상세히 기록한 이유에 대해 "평생 쓸 돈이니까 아껴 쓰려고 했다"고 밝혀 씁쓸함을 자아냈다. 이에 명재현은 "화가 너무 난다"며 마지막까지 어이없는 범인의 모습에 분노를 표했다.

이민우는 "누구든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과욕은 절제해야 한다", 명재현은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 이예지는 "욕심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굴까지 바꿔가며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결국 초라한 모습으로 붙잡힌 범인의 인과응보를 꼬집었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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