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의 373번째 여정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일상에서도 잊지 않고 마음 깊숙이 품고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 서울특별시 노원구로 향한다.

사진: KBS 제공


옛 경춘선이 지나던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화랑대역'은 2010년, 경춘선 운행 구간이 바뀌며 폐역됐다. 하지만 그 자리에 옛 전차를 복원하고 철길 위에 산책로를 조성하며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동네 지기 이만기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태극기 게양 캠페인을 펼치는 노원구 새마을회 어르신들과 만나, 그 숭고한 희생을 가슴에 새기며 나라 사랑의 물결에 동참한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상계동 일대는 한때 볍씨만 800석 넘게 뿌렸다고 전해지는 너른 들판, '마들평야'가 있던 곳이다. 들판에서 모심기와 김매기를 하며 힘든 노동을 이겨내기 위해 불렀던 마들농요는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농요이자 서울 무형유산 제22호로 지정돼 '마들농요보존회'에서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수십 명의 어르신이 도심 한복판의 논에 모여 북치고 노래 부르는 진풍경 속, 동네 지기 이만기도 바짓가랑이 걷어 올리고 모심기를 도우며 신명 난 마들농요를 한 수 배워본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이색 빙수집이 있다. 삼 형제의 엄마인 김보라 씨가 운영하는 이곳의 인기 비결은 한정식을 연상케 하는 정갈한 빙수 한 상이다. 자식 먹인다는 마음으로 직접 끓인 수제 팥과 7가지 견과류를 섞어 구워낸 시리얼을 넣어 달지 않고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지갑 사정 빠듯한 대학생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빙수 토핑을 무한으로 제공하는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도 인기에 한몫했다. 세 아이의 엄마로 산 세월이 15년, 그만큼 단절됐던 사회 경력을 가족의 응원을 발판 삼아 다시 시작해보려는 삼 형제 엄마의 용감한 도전을 만나본다.

음대와 악기사 하나 없는 공릉동 주택가 골목. 오래된 집들이 모여있는 조용한 동네에 9년 전, 작은 현악기 공방이 문을 열었다.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군악대를 전역한 뒤, 꾸준한 음악 인생을 걸어온 정장락 씨는 무작정 서초동 악기사를 찾아가 현장에서 기술을 익혔다. 이제는 멀리서도 단골이 찾아올 만큼 자리를 잡았다. 현업에 있는 1, 2세대 장인들은 대부분이 고령이 된 현재, 장락 씨보다 젊은 새내기들은 좀처럼 버티지 못한다는 이 업계에서 장락 씨는 세대를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단다. 악기를 향한 열정 하나로 묵묵히 스스로를 갈고 닦는 현악기 수리·제작의 3.5세대, 정장락 씨의 현악기 공방 문을 두드린다.

1960년대, 정부가 서울 시내 판자촌을 철거하며 단체 이주한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된 불암산 자락의 '양지마을'. 좁은 골목 사이로 이웃의 안부를 묻고, 담장 너머로 인사를 건네던 그리운 옛 풍경은 코앞까지 찾아온 철거 계획에 맞춰 머지않아 추억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이미 새 보금자리를 찾아 하나둘 떠나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 곳인 이곳을 여전히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서, 시간이 멈춘 동네 양지마을을 걸어본다.

공릉동 주택가, 여든을 훌쩍 넘긴 노부부가 정성 들여 만드는 칼만둣국집을 찾았다. 이름 모를 병으로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있던 남편 이은석 씨와 곁을 지키던 아내 김명숙 씨마저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으며 모진 세상을 원망하던 때도 있었다. 하던 사업도 접고 치료에만 집중하던 시기, 살아생전 꼭 칼국수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아내의 꿈을 이뤄주고자 그날로 식당을 차렸다. 24시간 끓인 한우 사골 육수에 홍두깨로 직접 민 면과 손수 빚은 만두를 넉넉하게 넣은 칼만둣국이 입소문 나며 이젠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들로 줄을 세운다. 긍정의 힘이 선물해 준 기적 같은 노년기. 그 귀한 하루하루를 다시 베풀 듯 정성으로 만드는 부부의 칼만둣국을 맛보러 노원구 공릉동으로 향한다.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께 국밥을 무료로 대접하는 청년 사장의 이야기가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며 뜻밖에 선행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비행기 조종사를 꿈꿨던 박민규 씨는 코로나19로 꿈을 포기하고 요식업의 세계에 뛰어들어 지금의 국밥집을 차렸다. 서른둘 청년이 이만큼 평온하게 밥집을 운영하게 된 건, 애초에 나라를 위해 청춘 바친 국가유공자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국밥을 무료로 대접하기 시작했다.

민규 씨의 선행을 알게 된 전국의 수많은 이들이 존경의 마음에 동참하고자 국밥 선결제와 각종 선물, 편지들을 국밥집으로 보내며 일상 속 보훈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동네 지기 이만기도 6월 6일 현충일을 기념, 66그릇의 국밥 선결제로 감사에 동참했다. 또한, 어르신들을 향한 예우가 담긴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맛본다.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수많은 영웅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자유와 평화가 있다. 그 특별한 희생에 감사할 줄 아는 선한 국가대표들이 사는 노원구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6일) 오후 7시 10분, 373화 <호국보훈의 달 특집> '감사의 마음이 퍼진다 – 서울특별시 노원구 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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