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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부대2' PD "대원들 육체적·정신적 한계 이해? 평범한 사람에겐 어려워"
‘강철부대2’가 초고난도 미션 속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맹활약으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붙들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되는 SKY채널과 채널A의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2’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미션과 베일에 싸인 특수부대의 출연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방송 최초로 ‘실탄 사격’ 현장을 공개, 실전을 방불케 하는 리얼한 밀리터리 팀 서바이벌로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도. 특히 지난 시즌에 비해 대폭 상향된 미션 기획 과정과 모든 정보가 기밀인 HID(국군정보사령부특임대)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열렬한 시청자 반응에 보답하고자 ‘강철부대2’ 이원웅 PD가 직접 비하인드스토리를 밝혔다.
다음은 이원웅 PD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시즌 참가 부대 선정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모든 게 '기밀'인 HID 섭외 과정도 궁금합니다. 첫 만남 당시에 어떠셨는지요?
A. 사실 <강철부대> 시즌 1에서도 HID 네 명이 섭외가 거의 이루어졌었습니다. 40대 대원 3명에 20대 대원 2명 정도가 물망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현재 HID 대원 4명은 솔직히 외모만 보고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군정보사령부 특수요원 느낌은 아니죠. 너무 깨끗하고 훤칠하게 생겼다고 할까요. 오히려 시즌 1에 모였던 분들은 정말로 우리가 고정관념처럼 떠올리는 HID에 가까운 분들이었습니다. 좋은 뜻으로 함께 방송을 준비하다가, 촬영 2~3주 전에 그 5명의 대원 중 3명 정도가 돌연 출연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때 급하게 HID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꾸려진 팀이 군사경찰특임대(SDT)였습니다. 큰 기대 없이 섭외를 했던 팀인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놀랐던 기억입니다.
<강철부대> 시즌 1이 잘 마무리되고 나서, 국군정보사령부를 전역한 예비역들께서 <강철부대> 시즌 1을 긍정적으로 시청하셨던 것 같습니다. 시즌 1 때는 단칼에 거절했던 분들이, 시즌 2는 진지하게 출연을 고민하셨습니다. 물론 국군정보사령부 요원들은 기타 특수부대와는 좀 다른 임무와 훈련을 하고, 그 대부분이 기밀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여전히 출연 자체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시기는 했습니다. 여러 번을 청해서 만나 뵙고, 수없이 설득한 끝에 지금의 HID 대원 4명을 선발할 수 있었습니다. 큰 용기를 내어 출연을 결정해주신 HID 예비역 대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어찌어찌 네 분을 모아서 한 분 한 분씩 직접 만나 뵙고 인터뷰를 하는데, 이분들이 정말로 ‘기밀입니다’를 반복하시더라고요. 애초에 가명으로 자기 자신을 소개하시는 분도 있고, 현재 직업이 무엇인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아주 기본적인 정보까지 쉽게 알려주시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경례 구호도 없고, 구호도 없고, 주특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대원들을 도대체 어떻게 시청자들께 소개해드려야 할까. 솔직히 촬영이 거의 마무리된 지금도 이분들에 대해서 제작진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Q. 시즌 2 참가를 희망하는 대원들이 엄청 많았다고 알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희망자가 있으셨을까요?
A. 정말 다양한 특수부대에서, 다양한 지원자들이 도전을 하셨습니다. 특공대, 수색대, 해병대는 물론이고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D.P. 출신들도 많이 지원을 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지원자들이 몇 분 있는데요. 일단은 대한민국에서도 최고 수준의 특수부대로 불리는 모 부대에서 여성 지원자가 두 분이나 지원하셨습니다. 참가지원서에 남성 대원들과 당당히 붙어 이길 수 있다고 멋지게 써주셨습니다만, 시즌 2에서는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서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형제 지원자들이 꽤 많았는데요. 현재 <강철부대2>에 출연 중인 HID 한재성 대원의 형님도 같은 부대를 나오셨고, SDT 최성현 대원의 동생도 형과 같은 부대를 나왔습니다. 한 가족에 한 명이 특수부대 출신이라도 정말 놀라운데, 형제가 함께 같은 특수부대를 전역했다고 하니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특히 해병대 특수수색대와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각각 100명이 훨씬 넘는 지원자들을 배출해서 제작진들이 행복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Q. 미션의 스케일이 이전 시즌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난이도도 대폭 상향됐는데, 미션 선정 과정과 난이도 조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자문은 어떻게 구하시는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강철부대> 시즌 1을 촬영하면서, 대원들의 볼멘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미션 내에서 구보의 길이가 길었으면 좋겠다, 대항군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레펠이나 심해 잠수 등의 고난도 미션을 준비해줬으면 좋겠다 등등. 어쨌든 <강철부대>에 참가하는 대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이해하기란,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강철부대> 시즌 2에서는 지원자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져서, 시즌 1 참가대원들보다 평균적으로 신체적인 능력이 월등한 32명이 추려졌습니다. 애초에 스스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분들은 지원 자체를 안 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작진은 시즌 1에서 했던 미션보다, 조금씩 뭔가를 덧붙여서 난이도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션은 기본적으로 피디와 작가들이 함께 장시간 회의를 하면서 밑그림을 그립니다. 시즌 전체를 조망하면서 개인이 돋보이는 미션과 팀 전체가 보이는 미션을 골고루 분배하고, 육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미션과 치밀한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춰야 하는 미션도 다채롭게 준비를 합니다. 그다음은 최영재 마스터를 비롯한 마스터 네 분께 제작진이 준비한 미션의 밑그림을 소개하고, 군사적으로나 전술적으로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는 여러 차례 현장 답사를 다니면서, 직접 자연환경이나 구조물 등을 체크하면서 미션을 가다듬습니다. 구체적으로 미션이 정리되고 나면, 마스터 4분이 마치 참가 부대 한 팀인 것처럼 팀을 이루어서 그 미션을 직접 해봅니다. 이때,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미션의 디테일한 사항이나 추가 미션 등의 반전 등을 마스터들께 알려드리지 않고 진행을 합니다. 그런 시뮬레이션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현실적으로나 방송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정리하고 나면,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미션이 준비됩니다.
Q. 미션 진행 과정에서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시청자들의 걱정 해소를 위해 제작진 측에서 대비했던 안전장치나 기타 사항들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작진이 미션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안전’입니다. 제작진이 최대한 안전하고 조심스럽게 미션을 짜놓아도, 대원들이 결코 몸을 사리지 않기 때문에 시즌 1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시즌 2에서는 아무리 제작진이 보기에 안전해 보이는 미션이나 장치도, 두 번 세 번 마스터들의 자문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성을 보강합니다.
예를 들어 5회, 6회에서 보신 ‘대테러 요인 구출’ 미션의 마지막 난관이 바로 ‘외줄 도하’입니다. 높이 30m가 넘는 건물 2개를 사이에 두고 공중에 매달려 외줄로 빠르게 도하를 해야 하는 미션인데요. 만일의 추락 사고를 대비하여 안전장치를 3개나 해놓았습니다. 화면을 자세히 보시면, 대원들이 외줄 도하를 하기 전에 마스터 두 분이 전담으로 배치되어 3가지 안전장치를 확인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물론 수차례 리허설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영재 마스터와 다른 세 명의 마스터가 직접 외줄 도하를 해보시기도 했습니다.
Q. 이번 시즌에서 실탄 사격을 도입하게 된 경위가 궁금합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A. 대한민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실탄 사격을 ‘경쟁’의 형태로 한 적이 없었을 겁니다. 실제로 실탄 사격 미션을 준비하다 보니, 왜 선배 PD들이 실탄 사격에 도전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일단 방위사업청과 총기 제작 및 관리 업체의 승인을 받아내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허가를 받아내고 나서도, 실탄 사격 미션을 준비하면서 ‘재미’와 ‘안전’을 동시에 추구할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주변에 있을 법한 흔한 형태의 실탄 사격장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고, 정말 실제적인 환경에서 미션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완벽하게 예방해야 했습니다. 특히 총기 사고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답사 및 리허설 때도 그렇지만 특히 촬영 당시에 15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벌벌 떨면서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우리 대원들은 전혀 두려움이 없이 의연하게 미션을 진행해주어서 든든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강철부대>가 실탄 사격 미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방위사업청과 SNT모티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Q. '경쟁'에서 오는 짜릿한 쾌감과 재미 외에도 PD님께서 <강철부대>를 통해 담고자 하시는 메시지나 포인트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촬영장에서 32명의 대원들을 보고 있을 때면, 처음으로는 대원들이 가진 강인한 육체나 정신에 위압감을 느낍니다. 이토록 강인한 몸과 강인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다가 그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연민이랄까요, 조금은 안쓰러운 생각에 닿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장 즐겁게 보내는 청춘 시절을, 이 사람들은 산이나 바다 등의 숨겨진 험지에서 묵묵하게 조용하게 자기 자신을 단련하면서 보냈구나. 단련의 이유는 단 한 가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죠. 그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요.
그 생각까지 들고나면, 사실 승부에서 어떤 부대가 이기든 지든, 어떤 대원이 힘이 좋고, 어떤 대원이 걸음이 느리고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장 빛나는 시절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특수부대 예비역들을 즐겁게 촬영하고, 이들은 시청자들께 아름답고 멋지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보람차고 감사할 뿐입니다.
물론 <강철부대>는 서바이벌 포맷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2명의 대원들 그리고 8개 부대 중의 대부분은 패배와 탈락을 맛볼 수밖에 없습니다. 패배의 원인이 단순히 불운에 의한 것도 있고, 환경적인 변수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어느 한 명도 스스로의 패배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제기하거나, 불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심판의 판단이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격정적으로 대하는 선수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만, <강철부대>에 참가한 대원들은 마치 ‘패배’를 준비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군인’으로서의 숙명이라고 할까요.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군인이라는 것은 승리에 굶주린 자신감 넘치는 존재가 아니라, 다가올 패배를 알면서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담담히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강철부대2>를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들을 위해 아주 조금만 스포를 해주신다면?
A. <강철부대> 시즌 2는 시즌 1의 성공적인 부분들을 개선해서 계승하는 가운데, 시청자들께서 낯설고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미션의 스케일을 확장시키기도 하고, 기존 미션에서 충격적인 추가 미션을 숨겨놓기도 하고, 부대를 탈락시키거나 부활시키는 방법에 변화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몇 가지를 미리 알려드리자면, 다수의 팀이 동시에 탈락하기도 하고, 동시에 부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강의 특수부대를 전역한 32명의 참가대원들도 쉽게 이길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적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강철부대> 시즌 1이 시청자들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시즌 2를 준비한 제작진들은 전작의 성공이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더 정교하고 새로운 미션, 더 다채롭고 개성적인 캐릭터, 더 공정하고 자연스러운 규칙을 준비하기 위해서 제작진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즌 1의 미션, 캐릭터, 구성과 비교하면서 시즌 2를 보셔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시즌 1이 낫다, 어떤 부분은 시즌 2가 낫다 비교해 보시면서 <강철부대>라는 시리즈가 발전하고 완성되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 주시면 참 감사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