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허니제이 인스타그램


"항상 같은 곳을 바라보고 춤을 췄지, 마주 보고 춰본 적이 없거든요."

허니제이의 말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눈물 바다가 됐다. 허니제이와 리헤이의 움직임에 모든 댄서들의 시선이 머물렀다. 이들의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터존에 각기 다른 크루의의 리더로 오른 허니제이와 리헤이는 사실 같은 크루 퍼플로우 소속으로 약 7년 동안 함께 활동했다. 하지만 사이가 틀어졌고, 리헤이, 제트썬, 가가, 비키, 질린이 퍼플로우를 나갔다. 그리고 이들은 코카앤버터로 활동을 이어간다. 허니제이는 SNS를 통해 자신만 빠진 이들의 모임을 알게 됐다. 팔로우를 끊고, 약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사진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그랬기에 리헤이가 약자 지목 배틀에서 허니제이를 약자로 지목했을 때 더욱 긴장감이 흘렀다. 음악이 흘렀고 각자의 댄스를 선보였다. 파이트 저지는 첫 라운드에서 심사를 포기했다. 두 번째 라운드는 함께 파이트존에 올라서 프리스타일 댄스를 선보인다. 우연치않게 같은 모션이 포착됐다. 7년이라는 시간을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파이트 저지는 리헤이에게 손을 들었다. 허니제이는 패한 것도, 과거를 탓하지도 않았다. 대신 마주보고 춤을 추게 된 것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말했다. 리헤이에 대해 "멋있어졌는데?"라는 반응을 덧붙이면서다. 두 사람은 부둥켜 안았다. "고생했어"라고 리헤이를 토닥였다.

사진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뿐만이 아니었다. 리더계급의 메인 댄서를 선발하기 위한 무대에서도 그는 다른 댄서를 응원했다. 노제의 안무에 '헤이마마'를 선보이던 중, 아이키는 실수를 한 후, 안무를 마치지 못하고 뒤로 빠졌다. 앞서 안무를 선보였던 허니제이는 "계속해! 왜!"라며 기운을 북돋웠다.

리더 계급의 메인 댄서는 크루 웨이비의 노제에게 돌아갔다. 허니제이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은 저 진짜 잘했어요. 열심히 했기 때문에 (메인댄서 될) 자신 있었거든요"라면서도 "인정해야죠"라고 말을 이어갔다. "저는 평가하기 위해 나온게 아니라, 평가를 받으러 나온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사진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페어 플레이도 빛났다. 크루 홀리뱅과 라치카는 가수 제시의 곡으로 크루 미션을 선보였다. 안무 카피구간은 상대 크루의 안무를 그대로 소화해야하는 구간. 라치카는 모자를 이용한 안무를 구성한 뒤, 모자 없이 안무를 선보였다. 허니제이는 의상에 모자가 겹칠 것을 우려해 라치카 크루에게 사전에 상의를 했다. 그리고 라치카의 의견처럼 모자 없이 무대에 올랐다.

모자 뿐만이 아니었다. 허니제이는 연이은 패배에 고민했다. 계속된 안무 수정이 이어졌다. 이에 홀리뱅 멤버들은 우리가 원래 하던 안무를 하자고 의견을 냈다. 걱정대로였을까. 노래의 주인공 제시는 사전 평가에서 라치카의 손을 들었다. 이를 본 후, 무대에 오르기 전 허니제이는 급격히 가라앉은 멤버들에게 말했다.

"나는 얘들아, (원곡자의 선택) 영상을 봐서 찝찝하긴 해. 근데 사실 우리가 예상을 아예 못 했던 것도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하자. 그렇게 준비한 무대이기 때문에. 너무 또 멘탈 무너지지 말고. 멘탈 잘 잡고. 그래 너희는 못 따라해. 우리 진짜 멋있어. 우리만 할 수 있는 거야. 멋있게 그냥 하면 돼."

사진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 방송 후, 허니제이의 인성에 관한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공개된 홀리뱅의 메가크루 미션 영상에는 허니제이의 학창시절 친구라고 밝힌 네티즌의 댓글이 게재됐다. 그는 "부산에서 청주로 전학와서 사투리 쓴다고 왕따 당할 뻔 한 나를 너가 처음으로 친구하자고 집에 데려가고"라며 덕분에 초등학교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충추 스트릿 댄스 스튜디오의 SNS 글 역시 화제가 됐다. 허니제이가 중학교 3학년일 때 같은 팀 댄서로 만났다고 밝힌 글쓴이는 충추에 댄스 학원을 개원한 후, 허니제이에게 특강을 부탁했다. 허니제이는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면서 "오빠 왜 저한테 존댓말을 쓰세요?"라고 친근하게 대했다. 특강이 끝난 후 삼겹살 파티가 이어졌다. 보통 수업을 마치면 강사들은 바로 가지만, 허니제이는 어린시절 춤출 때 기분이 들어 같이 먹고 싶다고 했다.

허니제이는 아이들에게 삼겹살을 구워주면서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에게는 "나중에 연예인 되면 만나자, 내가 너 가수되면 안무 짜줄게" 등의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회상했다. 정작 자신은 고기를 별로 먹지도 못한 채, 막차 시간을 놓쳤다. 그는 서울에서 약속된 새벽 안무 연습을 참여하기 위해 충주에서 서울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글쓴이는 세세하게 이를 설명한 뒤, "지금까지 우리 학원을 방문한 외부에서 와주신 강사분들 고맙고 훌륭하시고 좋은 분들이다. 그런데 하늬처럼 행동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것도 아닌 한마디고 별거 아닌 행동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허니제이의 춤같이 우직하게, 한결같은 그 모습은 어쩌면 가장 강력한 무기일지도 모른다. 공개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5화 예고편에서 허니제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온 길이 부정당하는 느낌도 들고"라며 눈물을 보였다. 과연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이어질까.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사진 : 유튜브, 충주스트릿댄스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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