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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드유] 언제부터 드라마에서 '저녁·야식·식샤'했나…본격 '먹드' 탐구
*시청자에게 PICK되는 드라마에는 이유가 있다. [픽드유]는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드라마 콘텐츠를 재조명하는 시리즈입니다.
안방극장이 다시 '먹방'으로 물들고 있다. 지난주 첫 방송된 월화드라마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JTBC '야식남녀'가 야밤 안방극장의 침샘을 자극하고 있는 것.
생각해보면 요리를 주요 소재로 삼은 드라마들은 많았다. '대장금', '파스타', '식객' 등 주로 요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이는 2013년 '1인 혼밥 트렌드'에 발맞춘 '식샤를 합시다'로 변화를 맞는다. 요리보다 '먹방'을 통해 한국인 입맛 저격 방송을 선보였고, 이후 '먹방 드라마'를 표방하는 작품들이 제작되면서 드라마 콘텐츠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 "뭐요?"로 시작되는 미식 철학…윤두준의 리얼 먹방 '식샤를 합시다'
2013년 첫 시즌을 내놓은 tvN '식샤를 합시다'는 1인 가구이자 돌싱녀의 이수경(이수경 역)을 중심으로 혼자 살아서 더 배고프고, 더 외로운 사람들의 로맨스와 일상을 그려냈다. 이수경의 상대 역으로는 윤두준(구대영 역)이 나섰다. "뭐요?"라고 시작하는 미식 철학을 읊어 내는 윤두준은 망가짐을 불사한 리얼한 먹방과 사운드, 디테일한 맛 표현으로 단숨에 시청자를 매료했다.
시즌1에서 레전드 먹방짤을 다수 탄생시킨 윤두준은 2015년 시즌2로 컴백, 먹방 아이콘의 입지를 다졌다. 시즌2에서는 오징어회, 중국음식, 보쌈, 바지락 칼국수 등 서민 음식 먹방으로 야식 욕구를 폭발시켰다. 특히, 한국인의 오랜 논쟁거리 '탕수육 부먹(부어 먹기)-찍먹(찍어 먹기)'를 두고 윤두준(구대영 역)과 서현진(백수지 역)이 언쟁을 벌이는 등 현실적인 소재를 풀어내 호평받았다. '식샤를 합시다2'는 이전 시즌보다 두 배가량 높아진 시청률에 힘입어 16부작에서 2회 연장, 18부작을 선보였다.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2018)에서는 먹방에 힐링을 더했다. 시즌3은 이전 시즌에서 커플로 발전한 백수지와 안타까운 이별을 하게 된 구대영이 20대 초반을 함께 했던 이지우(백진희)를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 1, 2보다 먹방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30대 청년의 현실적인 고민과 사랑을 그려내며 전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 '심야식당', 한국적 음식으로 야식 욕구↑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심야식당'(2015)은 제목처럼 심야 시간에 편성, 야식 권장에 앞장섰다.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승우는 극을 이끄는 심야식당 마스터로 분했다. 작품은 매회 한국적인 음식을 통해 인물들의 사연을 풀어냈다. 가래떡구이와 김, 메밀전, 국수, 조개탕, 돼지갈비김치찜, 전어, 삼계탕 등 아는 맛이라 더 먹고 싶은 음식들로 식욕을 돋웠다.
◆ "먹방만 있다?"…'혼술남녀', 술까지 합세한 안주의 신세계
2016년 방송된 tvN '혼술남녀'는 먹방과 혼술을 접목해 이목을 끌었다. '혼술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공감 코믹 드라마. 강사 역의 하석진, 박하나 역의 박하선, 공시생 공명의 삼각 로맨스에 혼밥·혼술 문화를 담아내 2030 세대의 공감을 샀다. 주종에 따라 달라지는 안주와 이를 음미하는 캐릭터들의 맛깔스러운 먹방이 안방극장의 음주 욕구까지 달궜다.
◆ '단짠오피스', 실제 맛집 등장…시청자 도전 심리 자극
2018년에는 '직장인 맛집 탐방기'를 표방한 드라마 '단짠오피스'가 등장했다. MBC에브리원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에 성공한 '단짠오피스'는 30대 싱글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일과 사랑 이야기를 음식과 함께 풀어냈다.
극 중 이청아는 발고 쾌활한 성격의 9년차 커리어우먼 도은수 역을 맡았다. 그가 직장에서 겪는 감정이 실제 존재하는 맛집과 연결되며 시청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먹방을 선보였다. 특히, 이청아는 본격적인 먹방을 위해 촬영 전부터 굶는 '허기 투혼'을 발휘했다고.
이뿐만 아니라 특정 메뉴만을 다룬 먹방 드라마도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을 소재로 한 드라마 '최고의 치킨'이 방송됐고, 이보다 앞서 웹드라마에서는 디저트 인플루언서의 일상을 다룬 '#좋맛탱'이 시청자의 침샘을 자극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5일 나란히 '먹방X로맨스'로 안방극장에 출격한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JTBC '야식남녀'가 차세대 먹방 드라마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푸드 테라피를 소재로 다루고, '야식남녀'는 요리 신과 먹방 신이 어우러진 '먹드의 정석'을 보여준다. 극 초반부터 시청률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두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가져올 먹방 시너지는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