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남궁민, 제대로 된 '인생캐릭터' 등극

‘김과장’ 남궁민이 사이다 저격수 김성룡이라는 제대로 된 ‘인생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연기 神’으로 거듭났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남궁민은 지금껏 여느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예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독특한 캐릭터 김성룡 과장을 탄탄한 연기내공으로 표현하고 있다. ‘티똘이(TQ그룹의 똘아이)’라고 불려질 정도로 똘끼 충만하면서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들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척척 풀어내는 ‘사이다 저격수’ 김성룡을 그려내고 있는 것. 남궁민은 눈, 코, 입이 따로 움직이는 듯 한 다채로운 표정과 복잡한 감정선을 그대로 담아내는 눈빛, 적재적소에서 자유자재로 이용되는 제스처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궁민은 과도하거나 요란스럽지 않은, 디테일이 묻어나는 코믹 연기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항상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있는 껄렁거리는 행동과 뺀질거리는 말투로 능청스러움을 보여주는가 하면, 진지할 때조차도 익살스러움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등 보는 이들을 한없이 몰입케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남궁민은 톡톡 튀는, 신선한 코믹함과는 180도 다른 ‘반전 면모’를 드러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전 경리 과장 부인과 윤하경(남상미)이 회사 사설 경호원들에게 밀쳐지는 모습을 보고는 뛰쳐나가 ‘삥땅 펀치’를 날려 버리는가 하면, TQ그룹 사주를 받아 전 경리과장 부인을 차로 치려한 가해자에게는 그렇게 살지 말라며 강력한 일침을 건넸다. 또한 자신을 감옥에 갇히게 만든 서율(이준호)이 찾아와 협박을 하자 꺼져달라며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표출하기도 했다.

특히 남궁민은 ‘회생안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경리부 직원들을 걱정해 밝히지 않았던 악조건들을 서율이 터트려내자 분노를 폭발시키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자아내게 했다. ‘회생안 프로젝트’에 실패하면 경리부를 해체시킬 것이라는 서율을 향해 김성룡이 “엔간히 좀 하시죠!”라며 서슬 퍼렇게 대항했던 것.

이후 남궁민은 회생안에 실패, 자신 때문에 경리부가 해체되자 주먹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벽을 치고는 서율에게 무릎까지 꿇으면서 굴복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자신만만하게 능청부렸던 모습과는 달리, 분노로 눈물마저 그렁거리는 남궁민의 연기가 뭉클함을 돋웠던 터. 또한 경리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절절하게 눈물을 떨군 채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자괴감을 오롯이 담아내 안방극장을 짠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