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방송 화면 캡쳐


2일 방송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정몽주(김의성 분)가 이방원(유아인 분)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방원은 "백성들에게는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떤 상관이겠습니까. 백성들에겐 오직 밥과 사는 기쁨, 이거면 되는 것이지요. 저 만수산에 드렁칡이 얽혀있다 한들 그것을 탓하는 이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라고 정몽주에게 마지막 회유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몽주는 "나를 죽이고 죽여 일백 번을 죽여보시게. 백골이 다 썩어 나가고 몸뚱어리가 흙이 되어 먼지가 된다 한들 이 몸 안에 있었던 한 조각 충을 향한 붉은 마음은, 일편단심은 가지지 못할 것이네"라며 끝내 고려에 대한 충절을 꺾지 않았다. 결국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대사로 풀어냈지만, 역사적으로 이방원와 정몽주의 마지막 일전은 시조로 진행됐다.

이성계의 병문안을 핑계로 정몽주가 이성계의 집에 찾아오자 이방원은 정몽주에게 시를 한 수 들려주었다. 바로 그 유명한 하여가(何如歌)다.


하여가(何如歌) - 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此亦何如 彼亦何如)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城隍堂後垣 頹落亦何如)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까지 누려보세 (我輩若此爲 不死亦何如)

이에 정몽주는 ‘단심가(丹心歌)’를 지어 답했다. 이미 기울어 가고 있던 고려이지만, 끝까지 굳은 결의를 지켜 두 왕조를 섬지기 않겠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단심가(丹心歌) - 정몽주

이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此身死了死了 一百番更死了)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든없든 (白骨爲塵土 魂魄有也無)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야 있으랴 (向主一片丹心 寧有改理也歟)

결국 정몽주의 뜻을 꺾을 수 없음을 확인한 이방원은 집으로 돌아가는 정몽주를 살해하기 위해 급히 자객을 보냈고, 정몽주는 선죽교 위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하여가와 단심가는 영조4년(1728년)에 편찬된 고시조집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수록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 날 ‘육룡이 나르샤’의 시청률 16.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으며, 이방원과 정몽주의 하여가-단심가 장면은 ‘육룡이 나르샤’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 위 기사는 외부 기획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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