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남룡 작가 제공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배우 김남길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지진 피해 복구 현장에서 시작했다.

배우 김남길은 지난 1월 6일부터 일주일간 국제아동후원기구 '플랜코리아'와 함께 3차례의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파리아만 지역을 방문해 살 집을 잃고 재건의 희망조차 잃어버린 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플랜 임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오는 29일, MBC ‘세계와 나 W’를 통해 공개한다.

특히 아이티 지진 발생 하루 전인, 11일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지진 복구 현장에서 돌아온 김남길씨는 인도네시아의 아이들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보고 온 자신이 아이티를 도와야 하는 것은 운명인 것 같다며, 29일 방영되는 'W' 아이티 지진 방송에도 자진해서 목소리를 기부해 나래이션으로 동참했다.

김남길이 방문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파리아만 시의 이재민 대다수가 식료품을 구입할 능력조차 안 되는 빈곤층이다. 지난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간 계속된 강진으로 참혹하게 무너져버려 수 천 명의 사상자와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피와 눈물로 얼룩진 잿빛 도시가 돼버렸다.

이틀 연속, 리히터 규모 7.6과 6.8의 강진이 찾아오면서 30만 여 채의 건물들이 무너졌고,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아무 대책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강진이 휩쓸고 간지 100일이 지났지만 복구 장비도 부족한데다 피해 규모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복구가 더딘 지역이다.


또 우기가 시작되어 정부에서는 복구작업을 중단했고, 이재민을 위한 정부의 지원 또한 미약해 전 세계 봉사단체에서 보내주는 구호물품을 통해 이재민들은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진의 공포를 경험한 주민들은 또 다시 강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불면증과 신경쇠약증 등의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남길은 서수마트라 지역의 204개 학교가 무너지거나 붕괴됐고 약 9만 명의 아이들이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플랜인터내셔널'에서 운영중인 임시 초등학교를 찾았다.

임시로 세워진 학교 건물 벽에는 지진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아이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로 채워져 있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김남길도 함께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그림을 그렸지만, 지진이라는 말만 나와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마음속 상처를 마주하기에는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해줄 수 없었다고 김남길은 소감을 밝혔다.

"한참 뛰어 놀아야 하는 아직 어린 나이에 지진의 공포는 어른들도 견뎌내기 힘든 재해인데, 겪지 말아야 할 일들을 이 어린 아이들이 겪고 있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며 아이들이 하루 빨리 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수마트라 섬이 지진이 일어난 지 100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아이들이 지진의 공포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 아이티에 있는 아이들에게 닥친 지진의 공포는 얼마나 극심할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며 김남길은 덧붙였다.


김남길은 지진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극심한 대인기피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언니들과 함께 살고 있는 10살, 8살, 6살 자매들이 사는 미라네 집을 찾았다. 집의 2/3가 무너져 내렸지만,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인 쇼크상태에 있는 큰딸과 아직 어린 딸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가 혼자서 집을 복구하기엔 역부족이라 아이들은 거의 방치된 상태였다.

1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우기에 비라도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가족을 위해 김남길이 팔을 걷어 부치고 집을 지어주기로 했다.. 플랜코리아 직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무너진 담 위에 벽을 세우고, 장비도 부족해 도끼로 못을 박아야 했지만 못질 하나에도 최선을 다했다. 어느덧 뚫려있던 천장엔 지붕이 얹혀졌고 절망뿐이던 미라네 집에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 자신의 작은 친절함이 그들에게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에 뿌듯했다고 전했다.

"여기 와서 보니까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저 뿐만이 아니고 누구나 다 함께 도와줄 수 있다는 마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을 나눠주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김남길은 현재 전세계인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아이티에도 이런 소중한 손길들이 모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날, 김남길은 플랜코리아에서 준비해온 구호물품을 어깨에 메고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오지 마을을 찾아갔다. 15가구가 사는 마을은 지진으로 모든 집이 피해를 입었다. 무너지는 집을 피해 겨우 목숨을 구한 마을 사람들에게 집은 물론이고 변변한 가재도구도 전무했다.

지진으로 수도마저 끊긴 마을에서 식수를 떠올 수 있고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주방용품은 생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구호물품을 받아 든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만들어 줄 수 있게 됐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전한 구호물품으로 또 얼마간은 견뎌낼 수 있을 사람들을 위해 김남길은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지진의 참극이 덮친 수마트라섬. 집을 잃고 학교를 잃은 사람들에게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김남길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지진피해 복구현장 봉사활동을 마치고 떠나온 다음날 발생한 아이티 지진 소식을 듣고 김남길은 지금 당장이라도 아이티 지진피해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심정을 전해왔다.

처참했던 수마트라 지진, 그 후 100일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돌아온 김남길은 "강진으로 폐허가 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연약한 아이들과 여자들이었다. 지진이 발생한 당일에 태어났다는 아기를 품에 안아보니 이들에게도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아이티에도 우리 모두 힘을 합해 관심과 구호의 손길을 보낸다면 그들도 이런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라며 국제아동후원기구 '플랜코리아'와 함께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이티까지 지속적인 구호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29일 방영될 '세계와 나 W'에서는 김남길이 직접 다녀온 '수마트라 지진 그 후 100일'과 함께 나레이션으로 목소리를 기부한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이 함께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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