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서예지가 '구해줘'로 연기 인생에 날개를 달았다. '구해줘'를 통해 서예지는 '한계를 뛰어넘은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로, 조성하, 택연, 서예지, 우도환, 이다윗, 정해균, 윤유선, 박지영, 조재윤이 출연한다.

극중 서예지는 가족이 이사 가게 된 무지군에서 부모님이 사이비 종교 집단에 빠지지만, 그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인물인 '임상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 서예지와의 일문일답 인터뷰를 지금 공개한다.

-'구해줘' 제작진과의 첫 만남에선 어떤 얘기를 들었나

"감독님께서 '딱 보고 상미인 줄 알았다'고 하셨다. 본인이 생각했던 상미와 서예지가 똑같다더라. 외적인 모습은 서예지, 감정은 상미로 해달라고 하시면서 감독님, 작가님이 서예지와 상미가 완벽하게 하나 돼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나라는 종교와 정치에 민감하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는 문제 삼아야 할 부분이라고 들었다. 내가 연기하면서 사회적 고발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감독님과 만들어가는 캐릭터였다."

-상미가 처한 상황이나 사건에 어떻게 접근하려고 했나

"상미가 더 강해지길 원했다. 구선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약자의 모습이 아닌, 대립 구도로 만들어서 백정기(조성하 분)를 무너트리는 감정을 주고 싶었다. 작가님도 제 의견을 반영해 주셨고, 감독님도 연출적으로도 바꿔서 찍어주셨다. 방언도 제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다."


-방연 연기가 방영된 이후 댓글을 보니 "연기를 너무 잘해서 미친 사람인 줄 알았다", "서예지 어디서 상 좀 줘라" 등 반응이 뜨겁더라. 실제 연기할 때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대본에는 '기도문을 외우고 바로 방언을 한다'고 한 줄만 쓰여있었다. 작가님 의도는 배우한테 맡긴다는 뜻 같았다. 방언은 함부로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니까 배우가 연기하도록 하신 것 같다. 감독님도 찍기 전에 걱정되셨는지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어보셔서 '슛 들어갈 때 하겠다'고 했다. 결국 NG 없이 한 번에 끝냈다. 방언 빼고는 다 리허설을 거쳤다. 방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백정기를 속이는 상미의 연기, 엄마의 슬픔 등 감정이 중요해서 그 점이 힘들었다."

-참고한 작품이 있나?

"참고한 작품은 없다. 백정기 방언을 보면 외계어를 하는 것 같았고, 아빠는 '샤바샤바'라고 하는 방언을 하더라. 두 사람과 다른 방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연구 결과 상미가 방언을 잘하면 백정기가 눈치를 채기 때문에 외계어가 들어가지 않은 무난한 광신도 방언을 혼자 연구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처음부터 상미화 되어서 들어갔다. 그래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다. 첫 촬영 몇 주 전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외부 출입을 삼가고, 가사 없는 음악을 많이 들었다. 대본을 보면 전개 과정을 아니까 오빠의 죽음을 생각하고 실생활에서도 우울하게 지냈다. 덕분에 첫 촬영부터 부담 없이 편안하게 찍었다.


-사회 고발 장르에 출연한 배우들은 후유증이 심하다던데

"저도 후유증이 있었고, 지금도 상미를 보내지 못했다. 촬영 내내 후유증에 시달렸고 뒤늦게 후유증이 왔다. 심리적 부담감과 고통이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면 나왔다. 그게 너무 괴로웠다. 연기할 때가 아닌 내 시간에도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리는 게 너무 괴로워서 감독님한테 '너무 괴롭다'고 토로한 적도 있다."

-평소 작품이나 캐릭터에서 쉽게 못 빠져나오는 편인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작에서는 쉽게 빠져나왔다. 상미는 매회 울었고, 나오는 신마다 울어서 힘들었다. 4개월 동안 상미로 살았던 게 오래 가는 것 같다."

-그런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했나

"조성하 선배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맞춰봤다. 백정기는 상미에게 사탄마귀와 같은 존재고, 치욕스러운 상대이지만, 서예지로서는 조성하 선배님과 호흡이 정말 좋았고, 잘 맞았다. 선배님 덕분에 대담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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