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인터뷰 / 사진: 더스타 하나영 기자, hana0@chosun.com


신인가수 아이디(Eyedi)의 이름에는 '정체성'이 담겨 있다. 그런 만큼, 아이디는 정체성이 확실하고, 그의 노래 역시 '아이디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직은 신인이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로 색깔있는 노래를 하는 아티스트 '아이디'가 궁금했다.

아이디의 행보는 여타 가수들의 행보와는 조금 다르다. 아이돌스러운 외모를 지녔지만, 레트로함을 바탕으로 한 블랙뮤직 장르를 선사한다. 첫 앨범이 발매된 것은 지난 2016년이지만, 아이디는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오직 음악으로 자신이 평가받기를 원했다.

이러한 아이디가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아이디는 지난달 21일 첫 정규앨범 '믹스비(Mix B)'를 발매했다. '믹스비'는 여러가지 브랜드를 하나로 믹스했다는 뜻으로, 아이디는 "'브랜드'라고 하면, 딱 하나라는 색깔이 확실한 것 같다. 이 '믹스 비'라는 앨범 자체가 딱 하나의 색깔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는 이번 앨범을 통해 스스로를 알리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저라는 사람은 이렇고, 이러한 음악(블랙뮤직)을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아이디는 어떤 사람일까. 아이디는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에서 따온 예명으로, 자신의 색깔이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아이디는 스스로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제가 가장 하고 싶고,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은 블랙뮤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블랙뮤직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이디(Eyedi)'를 보면서 '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뜻을 쉽게 연상하기 어렵다. 영어 철자법을 'Eyedi'로 표기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아이디는 "그냥 아이디라고 하면 너무 광범위하다"면서 "Eyedi로 한 것은 'Eye'가 눈이잖아요. 많은 분이 저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이름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디가 '블랙뮤직'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소속사(베이스캠프스튜디오) 대표와의 인연 덕분이다. 아이디가 이전에 있던 소속사에서 걸그룹 연습생으로 있을 당시 그를 발탁한 프로듀서가 지금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아이디는 "당시 걸그룹을 준비하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하고 싶어하는 걸 말씀드렸었다. 그러면서 대표님이 '너의 생각이 확고하구나'라고 하면서 지금의 회사로 같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연습생 시절을 겪기도 한 아이디가 '블랙뮤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블랙뮤직의 그루브가 좋았기 때문이다. 아이디는 "R&B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그루브를 타는 것이 정말 좋았고,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음악들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정말 좋았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좋은 음악이기 때문에, 점점 빠져들게 됐고, 이런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처음 블랙뮤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블랙뮤직 장르에서, 아이디는 자신만의 행보를 그리며 확실한 팬덤을 다져가고 있다. 아이디가 주목을 받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처음 그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아이디를 둘러싼 주변의 아티스트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누구길래 이런 사람들이 참여할까?'라는 호기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생긴 호기심은 곧 아이디에 대한 '입덕'으로 이어진다.

아이디의 데뷔 앨범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 하고 있는 알앤비 보컬리스트 제프버넷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또한, 지난 1월에 발표한 앨범 'CHAPTER 21'에는 마리오 와이넌스가 합류하는 등 상상 이상의 라인업을 보여줬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 역시 션이슬로, 주비트레인, 스컬 등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이디가 처음 이들과 인연이 닿은 것 역시 소속사 대표 덕분이다. 아이디는 "이런 곡을 하고 싶다고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그걸 보시고는 장난스럽게 '해볼래?' 하시면서 컨택을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작업을 할 때마다 콘셉트를 확실하게 두고 하다 보니까, 꼭 '그 분'이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요청을 드리는데 다들 흔쾌히 해주셔서 성취감도 있고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걸출한 선배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얻은 성과 역시 확실하다. 특히 음악적으로 성숙한 것을 많이 느낀다면서 아이디는 "함께 있으면서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음악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그런 것들을 들으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고, 음악 작업을 할수록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뮤직'이라는 장르가 대중적으로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자 솔로 가수가 블랙뮤직을 선택하는 것은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디는 "블랙뮤직을 알리는 몇 명 중에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낸다.

이러한 활동 중 하나가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V앱 생방송이다. 아이디는 V앱을 진행하면서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아이디는 "진행을 하는 것도 아무래도 쌓이는 것 같다"면서 "어떻게 말해야 팬 분들이 더 편하게 느끼시고, 좋게 느끼실지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V앱의 형태를 좀 더 발전시켜서, 라디오 DJ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아이디는 스스로 TV보다는 라디오 감성인 것 같다고 표현하면서 "보이는 라디오처럼 V앱을 진행 중인데, 실제 라디오를 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정보도 알려드리고, 사연도 보내주시면 읽어드리고, 소통도 하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시간대의 라디오가 자신과 어울릴 것 같냐고 묻자 아이디는 '심야 시간'이라고 말하며 "목소리 톤이 낮은 편이라서, 심야에 들으시면 잠도 잘 오시고 마음이 편해지시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끝으로 아이디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 "앞으로는 좀 더 활발하게 여러분들이 보고 싶어 하는 기대치에 맞게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블랙뮤직을 하다 보니까 그런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시면서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서, 변하지 않고 제 음악을 꾸준히 하는 그런 아티스트로서 계속 자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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