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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라인' 박병은, "돈? 연기 욕심이 더 많아..아직도 만족 못해"
"오늘 개봉이죠? 오프닝스코어 15만명 예상합니다, 하하!"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의 배우 박병은을 만났다. 천만영화 <암살>(최동훈 감독) 일본인 장교 카와구치 역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가 사기대출계의 마이더스로 분했다. "네, 맞아요. '암살' 전후로 제 배우 인생이 나뉘었죠.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보고, 작품을 쫓던 제게 장편 시나리오의 주인공 제안이 들어 온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배우가 연기하는 데 있어 크게 달라진 점은 없거든요. 사실, '암살' 이전에도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쳤는데, 흥행이 잘 안되서 그런지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해 아쉽네요."
<암살> 캐스팅 당시, 4차까지 봤던 오디션은 박병은에 있어 본인 이름을 알리기 위한 최적의 기회였다. 제작사에선 일본인 캐스팅을 원했던 지라, 한국배우인 박병은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터. 그런 현실적 난관을 극복하고 상업 영화배우로서 커다란 스크린 앞에 당당히 꿈을 펼쳐냈다. "양경모 감독님께서 제작사 대표님께 저를 꼭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답니다.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다가..(웃음) 선택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시나리오상 제가 맡은 박실장은 커다란 덩치를 가진 조폭 이미지, 와일드한 캐릭터가 전혀 아니었어요. 젠틀하고 깔끔한데다 정제된 외모까지, 그 속에서 욕망을 향한 폭력성을 더한다면 임팩트가 강하지 않을까하고 감독님이 생각하신 거죠. 그런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한 영화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영화 속 2인자 박실장은 돈과 명예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동지로 만나 적으로 변해가는 상대역인 장 과장(진구)과의 현장 호흡에 대해서는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가 저랑 비슷해서 조용하고 남자다운데, 터프한 사람? 그런 사람인줄로만 알았죠. 고맙게도 너무나 예의 바르게 다가와 형인 절 챙겨줬죠. 집도 일산이라, 혼자 사는 제 집에 진구씨를 초대했거든요.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첫 사적인 자릴 가졌는데, 경제적으로나 일적으로 힘든 점 등을 서로 보듬어주며 친해지게 된 거예요. 최근엔 새로 장만한 집에 절 다시 초대하더군요. 한 십억 쯤 되어 보이는 큰 집으로요.(웃음) 둘이서 어느 방에서 술잔을 기울일까 고민하며 웃기도 했어요."
박병은에게 또 다른 매력의 배우 박희순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했다. 박희순도 영화홍보 등 공식자리에서 큰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 본능이 있는 매력덩어리라고 했다. "결혼 후, 그(박희순)가 가진 개그 타율이 낮아진 듯 합니다. '원라인' 현장에서도 전 늘 분위기메이커였죠. 전 습자지처럼 촉촉히 젖어 가는 개인기가 있거든요, 일명 '웻 개그'죠, 하하하! 전 웃긴 사람들을 좋아해요. 17년 동안 함께 오디션을 봤던 친구 오정세도 그렇고, 양익준, 정만식 등 말이죠." '원라인'에 등장하는 이동휘 배우도 만만치 않느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조용한 친구죠. 연기할때 만큼은 그의 능력을 십분발휘하는 친구랍니다."
극 중 박실장처럼, 과거 욕심을 과하게 내서 손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30대 초반? 연기가 너무 과하다는 주변의 평가가 절 너무 힘들게 했죠. 그걸 누군가가 콕 집어 지적해 준것도 아니었구요. 그래서인지, 그걸 깨닭은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기 일쑤였죠. 지금까지의 출연작을 봐도 진정 제 연기가 마음에 드는 작품은 단 하나도 없어요. 제 연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항상 만족하지 못하거든요. 그게 배우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작년말 개봉한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의 진회장(이병헌 분)과 역할이 비슷하다고 했다. 박병은은 손사레를 치며 "감독님은 '원라인'을 위해 6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같을 수가 없다는 걸 자신합니다. 심지어 감독님은 원라인 대출을 직접 받아보려고 노력했다는 말에 감동했죠. 아무리 작품을 위한다지만, 그게 결코 쉬운 경험은 아니니까요.(웃음)"
최근 인터뷰한 임시완, 진구에 이어 박병은에게도 이 영화가 잘된다면 팬서비스 차원으로 랩을 시도해달라고 했다. 그는 껄껄 웃으며 "보여주는 거야 어렵지 않죠. 일단 두 배우와 상의는 할게요. 평소 전 술을 마시지 않으면 노래가 안 나오더라구요. 연기 잘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술을 벗으로 삼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술을 마시면 평소 감정보다 그 높낮이가 굉장히 높아지거든요. 그런 감정들을 실제 연기에서 얼마나 내뿜느냐도 연구대상입니다, 그걸 연구해서 책으로 내고 싶을 정도예요, 후훗!"
영화 <아수라> 속 거친 남자들의 이야기도 좋았고, <8월의 크리스마스> 속 38세 배우 한석규가 처연하게 연기했던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던 박병은. 그는 작품 선택에 있어 어중간함, 중간은 없을거라 했다.
배우활동 외에 낚시를 즐긴다는 박병은. "올해 작품활동도 많았으면 좋겠지만, '어복'도 있었지만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그런 그에게 여복은 어떠냐고 되묻자, "글쎄요. 뭇 여성들이 그토록 싫어한다는 낚시가 유일한 취미인 절 좋아하시는 여성분, 있을까요?(웃음)"
마지막으로, 박병은은 "주조연 가리지 않는다는 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거구요, '원라인'의 그 뜨겁던 촬영현장, 그 속에서 쌓아둔 감독님과 배우들의 수없이 많았던 고민들을 이제 훌훌 털어버릴 때가 온거 같아요. 이런 작품이 결과도 더 좋으면 금상첨화?"
박병은이 출연한 영화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예측불허 범죄 오락 영화. 3월 29일(오늘) 개봉해 현재 절찬 상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