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배우 채서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2017년을 더욱 기대케하는 충무로의 신예 채서진을 만났다. 배우 김옥빈의 여동생으로, ‘김고운’이란 이름으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딘 그녀는 개명 후 스크린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했다.

채서진이 출연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란 작품은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기욤 뮈소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이 작품 오디션 당시, 홍지영 감독과 일상적인 대화를 시작으로 연기관, 연애관 등 1시간여 수다를 떨며 여주인공으로 최종 낙점되었다는 채서진. 이유는 바로 ‘진중함과 차분함’이었다.

“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늦었지만 고2 후반부터 한예종을 목표로 입시학원을 다녔는데, 언니랑 서울서 함께 살던 곳이 한티역이었고, 학원이 있는 신논현역까지 걸으며 자동으로 다이어트를 했어요. 수업을 마치면 종종 근처 극장에서 밤늦도록 영화를 봤고요, ‘고3’이란 부담감은 전혀요, 오히려 즐겁게 준비했는데 의외로 결과가 좋았어요.(웃음)”

<당신, 거기>의 30년전 연인이 젊은수현 역의 변요한은 채서진의 대학 선배다. “단편영화계의 전설로 불리울 정도였죠. 나중에 꼭 한번 작품으로 만나리라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나 봐요. 촬영장서 요한 오빠는 ‘츤데레’였죠. 무심한 듯 은근 신경 써주는 타입이죠. 특히, 웃을 때 돌고래처럼 눈이 휘는 모습이 예쁘고 매력적이에요. 러브씬도 긴장 많이 했는데, 그런 말랑말랑한 장면을 촬영할 땐 영화 O.S.T를 틀어주며 긴장을 풀어주었어요!” 반면, 채서진이 바라 본 30년 후 수현 김윤석은 어땠을까. “따뜻하십니다. 사실, 처음 선배님의 출연작품을 보고 무서울 거란 편견이 있었거든요. 촬영장에서 중심이 되어 좋은 에너지도 주시고..자식자랑 넘치시는 딸바보이십니다, 하하!”

채서진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소박' 그 자체였다. “세 자매 중 학교행사에 제 엄마가 안 오신 거 뿐이었어요. 항상 그러다 보니 기대를 안 했는데,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연락도 없이 도시락을 싸 들고 학교에 오신 거예요. 당시 전 다른 친구들, 부모님들 사이에 껴서 중국집에 갔었거든요. 다시 과거로 간다면 그날 엄마를 꼭 만나 학교운동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엄마랑 알콩달콩 도시락을 먹었을 거예요.”

상업영화 첫 주연이었던 이 작품에서 채서진은 극중 젊은연아의 직업이 대한민국 최초 돌고래 조련사였기에, 직접 거제도에 가 돌고래 조련사들을 만나면서 돌고래에게 직접 먹이도 주고, 수신호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단다. “어릴 적부터 수영을 해서 그런지 훈련 자체가 즐거웠어요. 평소에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예민한 돌고래와 친해지도록 항상 긍정모드로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자기 최면을 걸며 배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죠. 스크린에 비춰진 제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만족감도 들고요, 후훗!”

채서진은 먼저 유명세를 탄 언니(김옥빈)를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언니가 강인함과 카리스마가 돋보였다면 자신은 보다 온화하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게 될거라고. “문소리 선배님을 좋하해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의 케이트 윈슬렛도…(웃음) 아직 영화 작품밖에 못했는데, 아마도 타 매체연기보단 부담이 덜 되는 듯 해요. 영화는 현장서 분위기를 공유하는 시간들도 많고…최근 엑소 디오(도경수)와 연기했던 웹드라마 ‘긍정의 체질’ 촬영하면서 방황을 많이 했거든요. 쪽 잠 자면서 고생을 좀 했는데, 적응하려니 끝나 버린 거죠. 앞으로 도전할 게, 경험할 게 너무 많은 가 봐요.(웃음)”

채서진이 주연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김윤석 분)가 30년 전의 자신(변요한 분)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12월 14일 개봉해 절찬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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