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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류준열, 배우가 되기까지 "'잘 될 거라'고 마음 다잡았죠"
“행복하게 보냈고 즐기면서 했어요. 그래서 안 지쳤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그런 저를 이해해주고 많이 응원해줬고요. 고민을 많이 안 하며 산 것 같아요. 의심하지 않고 하나씩 해 나가기도 벅찼어요. 하루 일과를 다 마치기도 힘들어요. 그것에만 집중했어요.”
배우 류준열은 영화 ‘소셜포비아’(2014)로 데뷔했다. 그의 꿈이 처음부터 연기자는 아니었다. 교사를 꿈꾸던 그는 재수 시절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의 길을 접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됐다. 평소 영화를 즐겨보고 좋아했던 류준열은 고심 끝에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한 달 동안 연기학원을 다닌 후에 수원대학교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잠을 안 자다시피 해서 얻은 결과였다.
“진로를 바꾸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았어요.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는. 물론, 고민도 많았고 걱정도 됐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아서 기억에 남지 않아요. 그때마다 ‘잘 되겠지’라며 내 마음을 다스렸어요.”
류준열은 작품 속 캐릭터로 감독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출연한 독립영화 중 한편인 ‘미드나잇 썬’(2014)을 보고 데뷔작인 ‘소셜포비아’(2014)에서 불러서 오디션을 준비하게 됐고, ‘소셜포비아’를 보고 ‘응답하라 1988’(2015)에서 불러서 기회를 얻게 됐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회를 얻기까지 그는 3, 40편에 가까운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다졌다.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던 그의 신념이 그 기회를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신념, 확실히 있죠. 하겠다는 의지는 있었어요. 그건 확실했어요. 배우 해야겠다. 일단은 될 거고 오래오래 할 건데 벌써부터 걱정해서 될 일인가?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특이한 걸 안 좋아하는데.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행동이 많이 튀는 것 같네요.(웃음) 친구들이랑 놀다가 정해진 시간에 ‘나 이제 집에 갈게’ 하고 집에 왔어요. 모르는 사람한테 그러진 않지만, 친한 친구들은 저의 그런 부분이 초반엔 힘들었을 것 같아요.”
피자 배달, 일용 노동직, 서빙, 방과 후 수업까지 류준열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 대학교에 다닐 때는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노력하며 살았다. 조금 더 어릴 때는 없는 형편에 피아노, 플루트, 미술학원까지 다녔다. 이처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은 류준열에게 “연기 아니면 안 되는” 신념을 갖게 해주었다.
“연기하면서 딴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해주고 싶은 얘기 중 하나는 ‘의심하면 그만큼 쳐지게 돼 있다’는 거에요. 날리는 시간도 많고, 자는 시간도 많은데 그런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늦어지는 거죠.”
류준열에게 일탈이라고 해 봤자 학창시절 점심시간에 몰래 나가서 라면 사 먹는 정도였다고. “제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어서 다른 것들은 신경 안 썼던 것 같아요. 목표를 제외한 모든 것은 저를 붙잡지 못했어요. 술 마시는 거나, 친구들이랑 노는 거라던가. 다른 유혹들을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이토록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데 연기를 시작하던 그때 왜 기획사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조금 더 빨리 빛을 보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재능이 있었고 좋은 연기를 했으면 제가 더 나서서 움직였겠죠. 사실 그렇지 않았거든요. 연기를 한 달하고 학교에 들어갔으니까 부족한 점이 많았죠. 그래서 배우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완벽을 추구하는 편인가 봐요) 완벽을 추구한다기보다 정해진 걸 안 하면 되게 찝찝해요. 주어진 일을 해야 잠자고, 내일 뭘 할지 정리를 해놔야 해요.”
대책 없는 청년실업이 계속되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칠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난무한 요즘 하루하루가 힘든 청춘들이 많다. 떠오르는 청춘스타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에게 ‘도전에 주저하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하고 싶은 말 많죠. 일단, 다 돼요. 다 되는데 언제 되는지가 중요한 거죠. 하면 다 되는데 언제 될지 못 참고 못 기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응답하라 1988’을 마친 류준열은 오는 3월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3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과 3월 24일 개봉하는 ‘글로리데이’가 연이어 공개되는 것. 앞서 개봉한 ‘로봇, 소리’에서는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씨없는 딸기’ 역으로 얼굴을 비쳤었다.
“’로봇, 소리’에서 진짜 잠깐 나오죠?” ‘섬, 사라진 사람들’에서도 ‘로봇, 소리’만큼 나온다는 관계자의 말에 류준열은 “많이 놀라지 마세요”라면서도 “좋은 영화니까 꼭 보세요. 영화가 주는 메시지대로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응팔’ 이후 류준열의 차기작은 영화 ‘더 킹’으로, 조인성의 고향 후배이자 친구 역을 맡았다.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10년, 그리고 대중이 원하는 배우가 되어갈 앞으로의 10년. 또다른 의미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 앞에 선 류준열은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을까. 켜켜이 쌓여갈 농익은 연기만큼이나 배우 류준열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지금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 같은 배우요?) 사랑 많이 받은 배우요.”
[ [인터뷰②] 류준열 "요즘엔 부모님이 서로 '나 닮았다'고 하세요" ]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