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선호가 '더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사진: 이은주 기자, star@chosun.com


6년간 연습생 활동을 하고 MBC 드라마 ‘황금무지개’(2013)로 데뷔한 신인 배우 박선호가 네 번째 작품인 tvN ‘막돼먹은 영애씨14’(이하 막영애14)를 만나 ‘워너비 남친’ 날개를 달았다. 이번 ‘막영애14’에서는 낙원사를 그만 둔 영애(김현숙)가 마지막 선택인 ‘창업’에 뛰어들며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극중 박선호는 영애가 직접 뽑은 영애회사 1호 직원 ‘박선호’ 역을 맡았다. 그는 이력서 서류만으로도 합격을 부르는 샤방샤방한 외모와 대충하는 듯하지만 볼수록 매력적이고 점차 발전해가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나 실제에서나 박선호는 ‘누나’들의 애정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박선호는 “저의 생각이지만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어요. 재미있자고 하는 이야기를 하자면요. (라)미란 선배가 저를 보면 항상 안아주시는데 두식이 형이 포옹하려고 하면 ‘서!’라고 농담하면서 장난을 치셨어요. 실제로도 극중 캐릭터처럼 대해주셔서 더 편했어요”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선호와 라미란의 ‘극강의 케미’는 ‘막영애14’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했다. 압도적인 신스틸은 6회에 등장한 회식신에서 그룹 엑소(EXO)의 히트곡 ‘으르렁’을 두 사람이 함께 추는 장면이었다. 박선호는 “’으르렁’이 처음 나왔을 때 멋있어서 따로 연습을 했었어요. ‘막영애’ 팀이랑 회식을 정말 많이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때도 ‘으르렁’을 췄었네요. 그게 대본으로 들어갔나 봐요.(웃음) (라)미란 선배는 촬영장에서 5~10분 정도 가르쳐 드렸는데 생각보다 더 춤을 잘 추셔서 깜짝 놀랐어요”라며 ‘으르렁’ 커플 댄스의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막영애14’에는 캐릭터들의 유행어가 존재한다. 박선호는 라미란이 그를 부르는 ‘애칭’인 “샤방샤방 선호~”가 대표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캐스팅 직후 배우들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본을 쓰는 작가진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 드라마에서 실명을 써서인지 주위에서 “샤방샤방한 선호야”라고 불러주면 괜히 더 좋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샤방샤방’이라는 수식어로 캐릭터에 생기를 더한 박선호는 야망 있는 신입사원 ‘박두식’과 남자들이 환장을 맡은 ‘조현영’과 유쾌발랄한 삼각 러브라인으로 ‘막영애14’의 또 다른 재미 축을 형성했다. 특히 박선호는 “과거 술 때문에 두식과 뽀뽀했다”는 여자친구 조현영의 이별 통보 사유를 듣고, 그녀를 붙잡으려 박두식에게 ‘작별 뽀뽀’를 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뽀뽀도 잘 됐고 NG도 많이 안 났는데 한 20번은 한 것 같아요. 카메라 각도를 6~7군데에서 찍었거든요. 공들여 찍어서인지 본 방송을 보고 아쉬울 것도 없는데 아쉽더라고요. 두식이 형이랑은 워낙 장난도 많이 쳐서 어색하진 않았어요. 연기니까요”라며 웃었다.

박선호와 조현영의 감미로운 중국어 고백신도 인기였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케이블 드라마의 화끈한 대사는 ‘막영애14’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이어졌다. 숫기 없고 예의 바른 청년에 가까운 박선호가 “(조현영의) 엉덩이에 게 새끼… 아니 새끼 게가 붙어있다”고 말하는 대사들은 사뭇 어려웠을 법했다.

박선호는 “극중 박선호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대사라고 생각하니까 수위가 센 대사나 장면이 마냥 어렵지 않았죠. 사실 갯벌신을 찍을 때는 날씨가 매우 추워서 ‘컷’ 소리가 나면 두꺼운 옷을 (조)현영 누나에게 입혀주고 그랬어요. 누나가 프로답고 성격도 털털해서 촬영에 들어가면 재킷도 벗고 열심히 하더라고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9년 동안 무려 열 네 개의 시즌을 함께한 선배들 틈에 스며들어야 했던 ‘풋풋한 새싹’ 박선호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대사를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김현숙, 라미란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막영애15’에 출연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신을 차리고 회사 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간당간당하더라고요”라는 바람과 함께 “그것도 아니라면, 영애의 남자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11월, 웹드라마 ‘연애세포’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선호의 모습을 지울 수 없다. 데뷔 후 첫 인터뷰라던 그는 ‘더스타’와의 인터뷰에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매사에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때 든 생각은 ‘긴장을 내려놓고 순간을 즐긴다면 저 배우는 어디까지 성장할까’ 였다. 약 1년이 흐른 뒤 재회한 박선호에게서 커다란 변화를 찾을 순 없었다. 여전히 예의 바른 청년의 모습이었다. 다만, 마지막 질문에 답하던 박선호의 눈빛에서 이전과 다른 강단이 느껴졌다.

“신인이다 보니 아직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했어요. 지금까지는 밝고 긍정적인 막냇동생처럼 선한 역할을 주로 했었는데 어두운 인물도 잘할 자신이 있어요. 앞으로 박선호의 반전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작품들로 인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2016년에는 신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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