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드라마 '몬스타'의 여주인공 민세이 역을 맡은 신인 배우 하연수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초등학생 땐 화가를, 중학생 땐 만화가를, 고등학생 땐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다 일러스트레이터, 북아트 아티스트까지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꿈꾸던 아이가 배우가 됐다. 그것도 한 작품을 통해 안방극장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하는 행운까지 떠안으면서.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신예 하연수다.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하연수는 차분한 어투로 “뮤직드라마 ’몬스타’가 학생들이 음악을 하는 이야기인데 진부하지 않고 따뜻하면서도 아픈 내용을 담고 있어서 제가 더 주목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을 함께 고생했던 감독 이하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에게 돌렸다.

연기자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하연수는 “그림을 10년 넘게 그리다가 생각보다 스스로의 만족이 빨리 찾아와서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로 변경의 이유를 들었다. 그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하프를 1년 치고 음악을 하다가 일을 해야 해서 사업을 구상했고 그 시기에 현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에서 저를 알아봐 주시고 먼저 연락 주셨다. 배우를 하게 될 줄은 그때만 해도 몰랐다. 긍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평소 좋아했던 영화 ‘레옹’을 몇 번씩 다시 보고, 회사에서 초대해준 영화 ‘화차’ 시사회에 가서 김민희 선배의 연기를 보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 연기를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배우에 대한 호기심은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면 행복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어서면서 연기자로 꿈의 방향을 틀게 됐다. 하연수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새로운 배움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나 자신에게 행복인 셈이다.

“그 시기에 해야 하는 일은 그 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굉장히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 하나로 여태까지 하고 싶었던 일은 거의 다 했었던 것 같다. 안 그러면 저는 매우 스트레스 받는 편이다.”

‘몬스타’ 속 아이들처럼 하연수도 청소년기에 성장통을 잘 극복해 나가면서 지금의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연수는 “중학교 때 사춘기가 왔는데 나 역시도 반항했다. 고등학교도 기숙사제였는데 친하지 않은 친구와 처음부터 함께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철도 일찍 들고 부모님께 말도 잘 붙이게 되고 애교도 조금이나마 생기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때 할머니가 돌아가신 게 큰 계기였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더라”고 환경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었노라고 말했다.

‘몬스타’ 마지막 회의 열린 결말에 대해 하연수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회성이 결여된 뉴질랜드에서 온 전학생 민세이가 칼라바 친구들을 만나서 아픔을 조금씩 씻어가고 있던 차에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단 사실을 알게 된다. 세이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느끼면서도 무대에 올라서 모든 걸 쏟아내며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아버지를 끌어안고 살게 된다. 엄마와도 사이가 안 좋은 걸로 나오지만 사실 철이 없는 거지 세이는 엄마를 그리워한다. 이 부분은 나도 연기하면서 공감한 부분”이라며 세이의 시선으로 결말을 해석했다.

특히 하연수는 “배틀의 승패를 떠나 세이와 설찬이가 한 단계 성장했고 서로에게 위로를 받는 모습으로 끝난 게 마음에 들었다. 저와 (용)준형 오빠가 세이와 설찬이를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하연수는 ‘몬스타’가 끝나기도 전에 김병욱 감독의 신작 tvN 일일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에 캐스팅됐다. ‘감자별’에서 하연수가 맡은 나진아 캐릭터와 ‘몬스타’ 속 민세이의 차별점에 대해 “세이는 전반적으로 다운된 친구라 화도 눌러서 꾹꾹 저음으로 내는 친구지만, 진아는 억세고 생활력 강한 캐릭터다. 세이는 아르바이트도 안 해봤는데 진아는 ‘알바왕’이고 집안의 가장이나 다름없는 현실의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친구”라며 진아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생활력 강한 캐릭터 나진아를 떠올리다 하연수 만의 남다른 생활력에 대해 궁금해졌다. 이에 하연수는 “무조건 더 싼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면서 “똑같은 물건이지만 결국 가장 싼 것을 찾아내 구매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감자별’에서 여진구, 고경표 두 또래 배우를 만난 소감을 덧붙여 물었다. 그는 “여진구 씨가 맡은 혜성이는 말투나 억양에서 세이와 비슷한 면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성격은 다른데 분위기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정감이 갔다. 고경표 씨가 저랑 동갑인데 30대를 연기한다. 어려워 보였는데 능숙하게 잘해내셔서 인상 깊었고 저와 부딪히는 신이 많을 것 같아 기대된다”라며 여진구, 고경표 두 배우와의 새로운 출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는 하연수. ‘안방극장 신데렐라’, ‘광고계 블루칩’이라는 수식어도 좋지만 깔끔하게 ‘배우 하연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에게서 배우 욕심이 물씬 느껴졌다. 하연수가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캐릭터, ‘국민 배우’ 이순재처럼 모든 걸 알고 있는 깊은 눈빛으로 연기하는 하연수의 모습을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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