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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2' 김지원, "'그겨울' 송혜교 선배님 연기, 정말 말도 안되죠"(인터뷰①)
여름이 올까, 싶었는데 많이 더워졌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 그래서 더욱 오싹한 공포영화가 땡기는(?) 날 영화 '무서운 이야기2' 속 <탈출> 에피소드에서 열연한 배우 김지원을 만났다.
김지원의 '무서운 이야기'는 두 번째다. '무서운 이야기1'에서 브릿지로 출연했다면 2013년 '무서운 이야기2'에서는 고경표와 함께 <탈출> 에피소드에서 열연했다. 첫 주연작 '로맨틱 헤븐'때와는 다른 부담감이다. "(로맨틱 헤븐 때는) 너무 처음부터 주연이라는 큰 자리에 덥석 올라가다 보니까 연기력에서도 굉장히 많이 부담이 되고 모든 것들에 있어서 다들 걱정이 많이 되고 그랬었죠. 그런데 지금은 사실 옴니버스고 각 에피소드가 있고 서로 의지하고 엮여가는 내용이라 그런 부담감은 좀 덜되는 것 같아요."
극 중 김지원은 사탄희라는 흑마술에 빠진 여고생 역을 맡았다. 사탄희는 고병신(고경표 분)에게 엘레베이터 괴담을 전해주며 다른 세상으로 이끌고, 다른 세상에 도착한 고병신과 통화를 하며 탈출 방법을 전해준다. 다른 세상의 고병신과는 오직 전화로만 이어지기 때문에 김지원은 스크린을 통해 고병신(고경표 분)이 간 다른 세상을 마주했다. 이에 "그렇게 까지 나올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다른 세계의) 디테일을 너무 잘 살려주셔서 깜짝 놀랐고요. 고경표씨도 리딩할 때보다 훨씬 더 잘하셔서 보면서 저도 제꺼보다 고경표씨 보고 웃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영화 '기담'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은 자신의 작품 <탈출>에피소드를 일명 '개병맛코믹호러판타지물' 이라고 칭했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2'의 언론 시사회 당시 코믹영화에서도 듣기 힘든 기자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왔다. 김지원 역시 <탈출>의 장르가 '코믹호러'인 것 같다며 "'무서운 이야기'라고 알고 오셨는데 무방비 상태라 더 재밌게 봐주신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라고 답했다. 초반 캐릭터 설정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저도 처음에는 아무리 그래도 무서운 영화니깐 설마 코믹이 더 클까? 이런 생각에 무거운 톤을 잡았는데 리딩을 하다보니 이게 아닌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과 상의 끝에 톤을 전반적으로 바꿔야 했다고.
전작 시트콤<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보여준 똘똘한 여고생 김지원도 드라마<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도도한 설한나의 모습도 없었다. 김지원은 '무서운 이야기2'에서 침대에 누워있다 "우와아!"라고 소리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대-박-"이라는 대사를 찰지게 소화하며 "오↗오↘"라는 말을 카메라를 응시하며 짙은 스모키화장에 피어싱을 주렁주렁 달고 눈썹은 거의 없는 괴이한 모습으로 말한다. 한 CF에서 얻게된 그녀의 애칭 '오란씨걸'의 상큼함과는 가장 거리가 먼 모습, 하지만 어색하지가 않다. "친구들은 아마 생활 연기인데? 이럴 거예요.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캐릭터에 맞춰서 그런거니까. 사실 되게 즐겼어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고경표와 함께한 <탈출>에피소드 외에도 '무서운 이야기2'에는 성준-이수혁의 <절벽>, 백진희-김슬기-정인선의 <사고>, 박성웅-이세영의 <444>의 에피소드가 구성되어 있다. 이에 혹시 다른 탐나는 에피소드가 없냐고 묻자 "저는 사실 고경표씨가 연기한 고병신역이 탐나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극 중 다른 세상으로 가는 고병신은 피를 맞고 애벌레를 뱉어내는 고난과 고통을 몸소 보여준다. 이에 '진짜 할 수 있겠어요?'라고 재차 묻자 "고병신의 여자버전 하면 난리 나는거죠"라며 빙긋 웃는다.
억척스러운 또순이 느낌의 일일극은 어떻겠냐 물었다.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요." 또 예쁜 외모의 캣우먼같은 액션 연기도 잘 어울릴 것 같단 말에 "저 액션 연기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구기운동을 잘하진 않는데 예전에 합기도 조금, 아주 잠깐 노란띠까지 배웠고요. 맨손 운동 같은 건 배우면 잘하는 편이예요"라고 야심찬 대답이 돌아온다.
김지원은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으로 이른바 혜성같이 등장했다. 또 '오란씨걸'이라 불리며 남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011년 데뷔 이후 다작을 하진 않았다. 욕심많고 장점만 있는 것 같은 그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연기 공부를 했다는 말과 함께 "저는 제 단점을 좀 많이 봐요. 자기 좋은 점들은 사실 잘 안보이잖아요, 거울을 봐도. 그래서 좋은 점들을 보는 연습을 했죠"라고 답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사념으로 위축되진 않았냐는 질문에 "아직은 슬럼프라기엔 좀 어린 것 같아요"라며 "선배님들께서도 '고민은 너가 발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하는게 고민이다. 나머진 다 잡생각이다'라고 하셨어요. 발전 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라는 어른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에 다양한 작품을 보며 연기 공부를 이어갔다는 김지원은 '그 겨울, 바람이분다'에서 "송혜교 선배님 연기 정말 말도 안되요"라며 오영앓이를 고백했다. "제가 너무 인상깊게 봐서 송혜교 선배님 인터뷰를 다 찾아봤어요. 그런데 선배님이 '제가 만약 20대 시절에 이 연기를 했다면 못했을 것 같다'라고 하셨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직 덜 완성됐고,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내공을 쌓고 더욱 성숙해져서 그런 작품을 만나보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김지원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욕심은 납니다",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듣는 이까지 미소가 번지게 하는 무한 긍정의 'OK걸'이 따로 없다. 이에 대중들이 김지원의 이런 모습을 알아줬으면 좋겠다하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어렵네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건 맞는데 조급하게 보여드리고 싶은건 아니예요. 조금씩 조금씩 작품을 해나가면서 '아 얘가 이런 모습도 있었어?' 이렇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단골 문어빵 가게 아저씨가 '예쁘니까 나중에 배우가 되서 TV에서 보면 되겠네'라는 굴욕담(?)을 공개하며 김지원은 발랄하게 답했다. "열심히 해야죠. 문어빵 가게 아저씨가 아실 때까지, 시골 구멍가게 할머니가 아실 때까지요!"
한편, 공포와 웃음이 포진된 4가지 에피소드들이 뭉친 영화 '무서운 이야기2'는 지난 6월 5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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