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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터뷰] 유준상, "변하고 싶다 생각하던 시기에 찾아온 '경이로운 소문'"
유준상이 그야말로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경이로운 소문' 속 30대 후반 캐릭터 '가모탁' 역을 맡아 2030세대도 울고 갈 몸매를 보여주는가 하면, 액션신마저도 거뜬히 소화해낸 것. 작품을 하면서 후배 할 것 없이 모두 동료라 생각한다고 말한 그는 든든한 맏형으로, 현장을 이끌었다.
'경이로운 소문'에서 유준상이 맡은 '가모탁'은 전직 경찰이자, 의문의 사고로 기억을 잃은 인물이다. 카운터 활동을 하며 악귀를 사냥하던 그는 자신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되고, 진실에 다가가면서 악귀보다 악한 인간을 마주한다.
Q. '경이로운 소문'이 시작부터 시청률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 들어 OCN의 새 기록을 썼다. 새해부터 기분 좋은 시작을 하셨을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가.
대본 자체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지만 동시에 OCN 채널 자체가 마니아 층이 많다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죠. 너무나 행복했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배우들끼리도 같이 현장에 있으면서 반응들을 공유했었는데 시청률이 계속 올라가고 넷플릭스 1위까지 하니까 더 힘내서 즐겁게 촬영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또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더 완성도 있게 촬영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졌기 때문에 배우, 스태프들끼리 토론도 열심히 하고, 다양한 시도도 해보며 좋은 결과물을 위해 모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Q. 실제 유준상 배우가 50대이신데, 극 중 30대인 가모탁 역도 이질감 없이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처음에 감독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서른아홉 살 배역인데, 하실 수 있으시죠?'였어요. 그래서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죠. (웃음) 그리고 나서 '王자도 만드실 수 있죠?'라는 한 마디에 바로 몸만들기에 집중했습니다.
연기에 있어서는 웹툰에서 이미 그려진 캐릭터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살리면서 또 드라마만의 개성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대사 한마디 한마디의 뉘앙스를 찾기 위해 대본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다른 배우 분들 그리고 감독님과도 계속해서 상의해 나갔죠.
또 가모탁 뿐만 아니라 웹툰에 나온 작품의 특징들을 정리해서 드라마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리포트 형식으로 만든 테이블 작업도 했는데, 그걸 다 같이 공유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연기에 참고를 했죠.
Q. 웹툰 캐릭터와 차별화된 캐릭터 구축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도 궁금하다.
이번 작품은 웹툰이라는 원작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일단 기존 웹툰에서 그려진 '가모탁'과 저는 이미지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그 결을 유지하면서도 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찾으려고 했죠. 그래서 몸을 만들 때에도 그냥 근육을 키운다기 보다는 기존에 제가 해오던 필라테스, 복싱,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 경험을 살려서 유연성 있는 저만의 가모탁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또 곱슬머리에 대해서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고민했는데요. 원래 웹툰에서의 가모탁은 노란머리이다보니 처음에는 가발도 만들어서 직접 써보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여러 시도 끝에 현재의 모습이 가장 좋다고 생각되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액션신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준비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나.
일단은 제가 30대 후반 역할을 맡았다 보니 현장에서 아파도 아프다고 못 했어요. (웃음) 또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서 이번 작품에서는 고난이도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몸이 다치면 안되니까 파쿠르 훈련부터 시작해 다양한 액션, 복싱 연습까지. 사실 액션 연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많이 다치고 상처를 입게 되는데 이번에는 신기하게 회복력이 빨라서 금방 괜찮아지더라구요. 아파도 안 아픈 척해서 그런가 정말 액션신에 있어서는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었습니다.
Q. 메이킹 영상이나 예능 '아는 형님'에서 보니 후배들을 향한 애정이 남달라 보였다. 후배 조병규, 김세정에게 배우로서, 인생 선배로서 해준 조언이 있는지.
조병규, 김세정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워낙에 잘해줬어요. 그래서 함께 있으면서 선후배라는 생각 없이 같은 친구, 동료라는 느낌으로 더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연습하고 만들어갔죠.
조언이라고 하면 글쎄요. 이번 '경이로운 소문'을 하면서 병규와 세정이에게도 느꼈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거고, 살아가는 거기 때문에 특별히 선배로서 해줄 말은 없는 거 같아요. 요즘 친구들 다들 똑똑하고 지혜로워서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지게 살아가더라구요. 그래서 특별히 해줄 이야기는 없고 그냥 같이 어우러져서 가고 싶습니다.
Q. 배우 활동, 뮤지컬뿐 아니라 음반 제작자, 영화감독으로서도 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 '스프링 송'으로 실험적인 연출을 선보였는데, 앞으로 영화인으로서 어떤 지향점을 두고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자극 없는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것들에 노출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봐도 되는, 들어도 되는 자극적이지 않은 것들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듣고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고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제가 선사해드리고 싶은 지향점으로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저의 영화, 음악들을 통해 꿈결 같은 차분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길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도 그려보고 싶고, 또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언젠가 담아보고 싶습니다. 어느 순간 멜로 이야기에 관심이 생겼는데 일상적인 삶과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되게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멜로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려 합니다. 제 영화는 항상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촬영에 앞서 음악을 먼저 만드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작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4년 전에 쓴 동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을 동화책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어서 그 작업도 지금 같이하고 있어요. 이야기는 거의 다 완성됐고, 이제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Q. 작품 막바지에 작가 교체라는 흔치 않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배우들도 혼란스러웠을 텐데, 맏형으로서 분위기를 다 잡고 촬영에 임했어야 했을 것 같은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거나 흔들리지는 않았어요. 기존에 작가님이 만들어 주셨던 '경이로운 소문'이 가지고 있던 결들과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이어가기 위해서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분들이 노력했죠. 그런 많은 분들의 애정과 노고 덕분에 좋은 마무리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거 같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다음 시즌에서는 어떤 가모탁을 그려내고 싶나.
촬영하면서부터 시즌2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하면 너무 좋겠죠. 그런데 아직 저희도 구체적인 촬영 일정이나 편성 시기들은 들은 게 없어서 지켜봐야할 거 같아요. 시즌 2는 정말 시청자분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저희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즌2에서는 더 강렬하고 시원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악귀들도 더 많이 잡고, 그러기 위해선 모탁도 열심히 훈련하고 다양한 기술들을 연마해야겠죠? 시즌 1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경이로운 소문'은 유준상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마침 영화 '스프링송'을 찍으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앞으로 나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들어온 작품이에요.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이 저에게 더 특별하게 와 닿았고, 이걸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은 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일단 곧 2월 초에 '그날들' 뮤지컬 공연을 할 예정이고요. 또 지금 음악 작업도 계속하면서 다음 앨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 역시 다음 작품에 대한 준비는 계속해오고 있고, 말씀드렸던 '스프링송'은 아마 4월 정도에 개봉할 거 같아요.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