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독전'의 주연배우 류준열 / NEW 제공


[더스타 성진희 기자] 류준열을 만났다.

영화 <독전>에서 그와 연기 대결한 배우 조진웅이 "류준열의 눈빛을 7센티미터 가까이에서 보면 100% '락'이다"라고 직전 인터뷰에서 말했다. 확인 차 라운드인터뷰 자리에서 가장 가까이 류준열을 마주했다. 찡긋 웃으니까 [응팔] 정환의 모습도 보였고, 무뚝뚝하게 눈빛이 서려 있으니까 다시 '락'으로 돌아왔다. 그는 배우 류준열이다.

"'락'이란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 파악 못했다. 그의 출생이 궁금하지도 않았고..조직에 쫓겨난 이유가 어머니의 죽음? 그래서 내가 복수를? 그런 단순한 그림으로 '독전'에 임한 게 아니다. 캐릭터를 두고 여러 설정을 하는 것? 그런 걸 전혀 안 했다. 한 마디로 ‘락’이 된 날 의심하면서 촬영 했다."(류준열)

장르가 범죄오락물인데 뻔한 기승전결, 그걸 거부했다. 그래서, 영화가 신선했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이 느와르라니..그거 자체가 한국영화를 뒤흔든 사건(?) 중의 하나였으니까. 관객은 어떻게 볼 지 모르겠지만, '락'을 연기한 류준열의 눈빛. 그거 하나만 놓치지 않아도 충분한 작품이라 감히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 연기 잘하는 준열이가, 호평 만큼은 스스로 따갑게 느껴 진단다.

"정말 부끄럽다. 내게 주어진 몫만 다하면 되는 거다.(웃음) 난 주변에서 연기 잘한다고 칭찬 해주면 진짜 더 잘한다. 반대로, 못한다고 혼내면 의기소침 해진다. 다행히 현장의 계신 선배님들이 응원해 주셨다. 그렇게 '락'이 나온 거 같다."

카메라 마사지를 꾸준히 받으니 잘생겨졌다고 했다. "직접 거울 보고 연습한 적도 없는데 무슨 카메라 마사지?(웃음) 모니터링 전혀 못하는 바보인데..고통스럽고 부끄럽다. 사실 그런 연습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울왕자가 될 수 는 없다"라고.

그런 류준열을 현장에서 바라 본 이해영 감독은 어땠을까. 이 감독의 디렉션에 온전히 배우가 따랐을까. "처음엔 내 멋대로 해봤다. (감독님이) 그런 날 지켜 보셨다. 그게 맞다 라고 해줘야 하는데 사실 겁도 나고 어렵더라. 촬영을 하면 할수록 결국, 감독님을 100% 의지하게 되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연기를 하니 단 번에 오케이 컷이 나는 장면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날 놀리시나 생각했다. 내가 진짜 감정적으로 솔직한 연기를 하면 곧장 큰 소리로 오케이 하셨다. 그게 흐트러지면 지칠 때까지 테이크를 원하시더라, 하하하!"

영화의 엔딩을 장식할 때 조진웅과 진한 포옹을 했다는 류준열. "'락과 원호가 무사히 잘 왔다 갔다' 하고 서로를 칭찬해줬다. 잘 마무리가 된 거겠지 하면서 말이다. 선배님은 오픈 된 결말에 대해 집착(?)하시는 데, 난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건 배우가 논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연출된 의도인 거니까. 그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머나 먼 노르웨이 설경을 거닐면서 내 한 손에는 드론이..(웃음) 취미로 시작한 건데, 공교롭게도 그 광활한 대지를 스크린에 조금이나마 담아내기 위해 촬영 팀 배려로 내가 직접 리허설 촬영을 경험하게 되었다. 너무 추워서 배터리가 제 구실을 못해 결국 내 드론은 바로 접었고..농아남매로 나왔던 또래 배우들, 김동영 이주영 씨와 두 손을 호호 불어대며 서로 셀카 찍고 즐겁게 마무리 했다."

인터뷰 내내 이야기 꾼처럼 말을 또박또박 잘하는 그를 보니, 성격이 어떤지 궁금했다. 평소에도 가족에게, 절친에게도 그의 속 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고 말한 류준열. "내가 참..그게..얼마 전의 일이었는데..이걸 이 자리에서 털어 놓네, 후후. 키우던 요크셔 테리어가 세상을 떠났다. 18세, 나이도 많이 먹고..커 헉!" 갑자기 눈을 휘둥그래 감싸더니 떨어지는 눈물에 질문한 게 잘못이었나 싶었다. "'독전'에서도 아끼던 개가 나온다. 물론, '더 킹'에서도..근데, 그 개들은 이미 훈련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어찌되었든 난 사람 만큼 동물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영화 <뺑반> 촬영에 한창이란다. "조정석 공효진 선배, 너무 좋다. 촬영장에서 느끼는 열정 뿐만 아니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결과도 기대가 된다. 이미지도 완전 깨졌다. 정석 선배가 악역? 난 경찰, 후훗! 뻔한 걸 좋아하지 않는 감독님 스타일에 반해 미친 듯이 촬영 중이다"라고 차기 작에 대한 근황도 알려줬다.

인터뷰를 마치며, 류준열은 "나 정말 인복이 많은 거 같다. 그래서 이렇게 존재하는 거 같다. 항상 초심의 자세, 반복하고 싶다.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고..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데, 러시아를 목표 중이다. 워낙 손흥민 선수 팬이고..러시아 월드컵이 곧 붐이지 않나. 정말 가서 응원하고 싶은데, 촬영 스케줄이 여의치 않아 장담을 못하겠다. 꼭 가고 싶은데.."라고 웃었다.

그가 열연한 영화 <독전>은 5월 22일 개봉한다.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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