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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해진, “내가 완벽하다고? 배우는 빈틈 있어야”(치인트)
13년차 배우 박해진을 만났다. 밀랍인형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에게서 ‘완벽한 연예인’이란 느낌이 절로 났다. 그래서, 선입견이란 게 생겼다. 그저 묻는 말에 준비된 대답만 해 줄 평범한 스타인줄만 알았는데, 정계에 입문해도 될만큼 그는 언변술사였다.
박해진은 영화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유정’을 연기했다. ‘유정 선배’ 신드롬을 낳을 정도로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그는 “유정의 성격은 달콤하기 보다는 살벌에 가깝다. 제 성격도 살가운 편이다. 전 굉장히 현실적이고 냉정하다. 제가 가진 고정관념을 작품을 통해 늘 깨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말했다.
서른 여섯 살 박해진은 <치인트>의 대학생 연기를 무난히 소화했다. 실제 대학시절 그의 모습은 “유정과 흡사했다”고 하더라. 존재감 없이 지하 깊숙한 곳에서 습하게 지냈다는 농담을 던진 박해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먹을 것을 사주는 것은 다반사였다. 제가 워낙 음식을 좋아해서다.(웃음) 요리도 왠 만한 건 다 잘하는 데, 집에서 어머니가 안 하시는 각종 이태리 요리나 베트남 쌀국수,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등은 잘 먹는다”라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 잘생긴 외모에서 비롯된 선입견에 대해 박해진은 “배우란 직업도 제가 선택했고, 제가 가진 이미지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항상 그렇게, 일 적으로는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배우는 ‘빈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연기 할 때는 약간 풀려있는 상태를 유지한다”고 답했다.
박해진의 실생활은 어떨까. 나태함이 싫어 쉬는 날 밀린 늦잠을 자기 보다 식구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고 있다는 그는 “가끔 꼬장꼬장한 성격도 드러낸다. 그래서 어머니와 누나가 절 굉장히 싫어한다”고 웃었다.
결혼할 나이, 배우자가 생기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박해진은 “모든 포커스를 아내에게 맞출 거라”고 자신하며 “전 구속 받고 간섭 받는 게 싫다. 과거 전 여자친구도 거의 ‘방목’수준이었다. 너무 배려를 해주니까 ‘그게 사랑이냐’며 싫다고 떠나더라.(웃음) 그 수위조절을 하면 언젠가 제게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진은 미술을 전공해 연기를 안 했다면 집안 구석구석을 꾸미는 인테리어 업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설계 도면을 직접 꼼꼼히 체크해 남들보다 많은 부분 아낀다고 자랑한 그에게 연출이나 제작 욕심이 없느냐고 물었다. “지금 회사에서 영화 ‘치인트’를 제작했지만, 참견은 안 했다. 가끔 대표님이 이건 어떠냐고 의견을 물으시면 대답만 할 정도? 제 돈 주고 제 영화 보러 가는 건 꼭 해보고 싶다.(웃음)”
박해진은 유명한 신발 수집가였다. 그것도 점점 지인들에게 나눔의 길로 접어든다고 말한 그는 최근 중국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한국배우 최초로 1인 방송국을 설립했다는 후문. “중국어는 아직 잘 못한다. 아직은 통 번역의 힘을 빌려야 할 때”라며 “중국이든 한국이든 팬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도 더 솔직함으로 활발한 활동할거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했다.
호감배우 박해진은 곧 드라마 [사자] 촬영에 돌입한다. 어려운 캐릭터라 잘 소화할 수 있을 지 몹시 흥분된다는 말과 함께 “이 작품으로 ‘또 다른 박해진’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