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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흥부' 정진영, "악역? 좀 더 교활하고 천박한 느낌 주고 싶었다"
배우 정진영이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조근현 감독/이하 흥부)에서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이자, 놀부의 실제 주인공인 병조판서 '조항리'역을 매끄럽게 소화한 정진영.
6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진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조항리란 인물은 단순하고 묵직한 야심가일 뿐이었다"라며 "캐스팅을 확정 짓고, 감독을 만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이왕 악역 할 거 좀 더 교활하고 천박한 느낌을 주자는 게 제 목표였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정진영은 극 중 힘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김주혁)의 형이다. 그는 "주혁이와 실제 촬영장에서 같이 나온 장면은 드물었다. 촬영을 다 마치고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게 사고 일주일전 포스터 촬영장에서다. 정말 선하고 멋진 배우"라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을 그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 홍보를 해야 하는 데, 주혁이를 생각하면 정말 쉽지가 않다. 고인을 이야기 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그런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 위해 시사회 당일 간담회에서 '살아있는 우리 배우 김주혁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한 거다."라고 전했다.
촬영장에서 정진영은 김주혁을 비롯한 후배 배우들과 호흡을 하며 동료애를 크게 느꼈다고 했다. "현장에선 선후배가 없다. 특별히 다를 게 없는, 그저 동료일 뿐"이라며 "상대가 애써 준비해 온 연기의 틀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라고. 이어 "요즘 대세인 정해인이 눈에 띈다.(웃음) 나이가 벌써 서른 세 살인데, 정말 꾸준히 해왔던 친구인 걸로 기억된다. 인기도 좋지만, 묵묵하게 버텨 온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정진영은 영화에서 조선시대 부와 권력의 상징인 커다란 감투를 쓰고 등장한다. 캐릭터를 형상화 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소품이었다고 말한 그는 "극 초반에 '정감록'(조선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되어온 예언서)을 투구하듯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단 번에 오케이 컷이 났다. 의외에 소소한 장면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적이 있다."고 짧은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또, "'흥부전'은 누구나 알고 있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다뤘다. 영화 '흥부'에서 제가 맡은 조항리는 희대의 악당이다. '꿈도 꾸지 말라'고 꾸짖는 대사가 있다. 내가 봐도 정말 못 된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진영은 "영화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작품의 흥행을 떠나서,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놓치지 말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란 바람을 내비쳤다.
배우 정진영은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연기활동도 물론이거니와, 시나리오를 써 연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색다른 희망을 품었다. "어릴 적 제 꿈이 영화감독이다. 소소하게 작품활동 하면서 언젠가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꼭 해 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화 <흥부>는 정진영 외에도 정우 김주혁 정해인 김원해 천우희(특별출연) 진구(우정출연) 등이 출연한다. 2월 14일 개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