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염력'의 주연배우 심은경 / 매니지먼트AND 제공


26일, 혹한의 날씨에 배우 심은경을 만났다. “추위에 민감하다. 뼈까지 시리네요, 하하!”라며 인터뷰를 시작한 그녀. “이런 날엔 주로 집에서 쉬는 편인데..동네 앞 카페에 홀로 앉아 좋아하는 책 읽으며 커피 한잔 해야 하는데.”라고 웃었다.

심은경은 연상호 감독과 1월 31일 개봉하는 영화 <염력>으로 다시 만났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좀비’가 아닌, 평범했던 아빠 신석헌(류승룡 분)의 유일한 딸로 출연했다.

“단조로운 캐릭터를 발전시키는데 공을 많이 들였어요. 역할에 도움될 만 한 몇 가지 작품들을 감독님이 권해주셨는데, ‘더 레슬러’와 ‘스포트라이트’였거든요”라고 말한 심은경은 ‘루미’ 캐릭터에 대해 굉장한 연구를 했단다. 단지, 가벼운 오락영화일수도 있는 데도 말이다. “제가 심오하게 생각하는 성격이 있죠. ‘수상한 그녀’(2014), ‘걷기왕’(2016)과는 반대로 굉장히 현실감 있는 역할이라 더 어렵게 다가온 거 같아요. 남다른 상상력을 갖춘 감독님의 작품을 보는 세계관도 완벽히 파악하려고 했고요. 그렇게 탄탄하게 준비하고 촬영장에 가니 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루미’를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공을 들여 준비한 것을 101분(러닝타임) 안에 담아내기에 아쉬운 점은 없었냐고 물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과감히 편집을 하신 거라 생각해요. 시나리오에도 부녀간의 절절함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감독님은 그러한 부녀관계를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팔로잉하며 이해해주길 바랬죠. 전 충분히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라고 심은경은 말했다.

사진 : 영화 '염력' 촬영장에서 배우 류승룡에게 연기 디렉션을 해주고 있는 연상호 감독 / NEW 제공


오래 전부터 연상호 감독의 팬이라고 말한 그녀는 과거 <사이비>(2013)를 본 소감으로 “충격이었고, 몰입도가 남다른 작품이었다”라며 “애니메이션이라 더욱 엔딩이..너무나 솔직하고 대담하지 않았나 싶었죠. 감독이 누군지 너무나도 궁금했고, 그런 연상호 감독님의 첫 실사영화인 <부산행>을 보고 또 다시 놀란 절 발견할 수 있었어요”라고.

뿐만 아니라, 심은경은 “감독님은 배우의 끼가 넘치는 분”이라며 <염력> 촬영장에서의 훈훈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연기 디렉션이 매우 열정적이신데다,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자꾸 생각나 본인도 모르게 배우들에게 계속 표현을 하셨죠. 그러한 표현들을 너무 잘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커졌어요. 그렇게 탄생한 ‘루미’는 저 혼자만이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랍니다. 감독과 배우의 소통화법, 정말 특이하신 연 감독님께 공을 돌리고 싶네요.(웃음)”


심은경은 아빠 신석헌, 류승룡과의 연기 호흡도 “완벽했다”고 자랑했다. <불신지옥>(2009)의 첫 인연을 시작으로 <퀴즈왕>(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 이르기까지,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던 두 배우였다. “직접적으로, 게다가 혈육으로 호흡한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편하게 대해 주셨죠.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특히, 루미의 슬픈 감정 씬을 잡는 부분에서는 상대배우에 대한 기다림, 배려심이 굉장하셨죠. 저 또한 나이가 들면 누군가에게 꼭, 그렇게 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열일 배우' 심은경에게 트렌디한 드라마 출연도 권했다. “제가 하고 싶은 내용이나 캐릭터들을 선택하다 보니 영화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드라마도 언제든 주저 없이 할 생각이 있어요.”라며 “‘염력’에 이어 ‘궁합’도 곧 개봉하는데, 배우로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개띠라고 올해 운수대통이 될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제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보다 여유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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