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현 인터뷰 /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제공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 홀로 선다. 연습생 시간까지 포함해 15년을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또 다른 서현’을 찾아 나선다. 연기자로 전향한 것도 아니고, 소녀시대 활동을 접은 것도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자신의 삶에 쉼표를 찍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할 시간을 가질 뿐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서현을 만났다. 소녀시대 멤버들 없이 홀로 취재진과 만난 서현은 최근 종영한 50부작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 관한 얘기 외 소녀시대 멤버들과 향후 방향에 대한 모든 질문에 차분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인터뷰 체질인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엔 “인터뷰하는 걸 좋아한다”라며 미소지었다.

연기 ·음악 ·뮤지컬, 다방면에서 활동할 것
홀로 서지만…소녀시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


올해 서현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막내로 10년간 활동했지만, 50부작의 주연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긴 호흡의 드라마여서 부담감이 컸어요. 첫 주연이라 책임감도 느꼈죠. 다행히 배우들이 도와줘서 즐겁게 마쳤어요. 생방송처럼 촬영하다 보니 일주일에 1~2일은 쉬었는데 그날은 대본 분석하는 날이었죠. 매일 시험기간 같았어요. 그래도 캐릭터도 잘 맞고 현장이 즐거워서 버틴 것 같아요. 한 여자의 일생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부가 많이 된 작품이었죠”라며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액션이 많았던 터라 그는 한 달 정도 액션스쿨을 다니며 준비했다. 구르기부터 낙법까지 기본부터 배웠다. 액션 선생님은 서현에게 “액션 체질”이라며 나중에 꼭 액션 장르에 도전하라고 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서현은 체력 관리에도 힘썼다.

평소 식단 관리와 독서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생존을 위해 닥치는 대로 다 먹었다”고 했다. “초콜릿, 도넛 등 안 가리고 다 먹어서 체력을 유지한 것 같아요. 10주년 앨범 활동을 병행했는데 ‘홀리데이’라는 곡이 에어로빅 같아서 계속하면 살이 빠지거든요. 살이 정말 많이 빠졌어요.”


소녀시대 10주년 활동과 병행할 만큼 욕심냈던 ‘도둑놈 도둑님’에서 서현은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호평받았다.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바른 생활에 조용하고 얌전할 것 같은 이미지가 제게 있지만, 6년 전의 제 모습이에요.(웃음) 매년 바뀌어서 지금은 흥이 많아졌어요. ‘도둑놈 도둑님’ 동료들도 ‘너 정말 소주(캐릭터 이름) 같다’거나 ‘밝은 아이구나’라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밝은 캐릭터로 생활하다 보니까 진짜 에너지가 난 것 같아요.”

앞서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이 만료된 서현이 1인 기획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서현의 활동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날 취재진도 ‘서현의 첫 주연작’과 ‘홀로서기에 나선 서현의 향후 활동 방향’에 초점을 맞춘 질문이 쏟아졌다.

초등학생부터 20대 후반까지 소녀시대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서현은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보다는 나의 청춘을 함께 보낸 진짜 가족 같다”고 표현했다. “평소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얘기를 자주 했어요. 그때부터 이미 각자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소녀시대로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말을 늘 했어요. 17살과 27살이 같은 방향성을 가질 순 없으니 소녀시대의 방향성에도 변화는 있어야 할 거란 생각은 했죠. 소녀시대를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정답은 아직 없는 것 같은데, 고민 중이에요.”


서현은 10년 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도 ‘소녀시대’를 꼽았다. “서로가 있었기 때문이죠. 뻔한 대답이라도 그래요. 물론 서로 미울 때도 있었지만, 내 옆에 언니들이 있어서 다행이고 언니들 옆에 제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로가 있어서 버텼던 시기가 더 많았어요. 그러면서 더 강해진 것 같아요.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도마 위에 올라는 직업이라는 압박감과 책임감이 있잖아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에 대한 답을 계속 찾으려 했고, 지금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소녀시대 막내로 활동하면서 ‘최정상 걸그룹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서현. 가수로서는 베테랑이지만 배우로서는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신예이자 유망주이기도 하다. 그런 서현의 10년 후 모습은 어떨까.

“후회하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제 자신을 보면서 더 솔직해지고 여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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