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박해일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박해일이 조선 16대 왕인 '인조'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극 중 인조의 우유부단함과 연약함이 자신의 성격과 닮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급하기도 하고, 너무 느리기도 하다. 애매한 성격을 가졌다"라고 말한 박해일은 <남한산성>을 촬영하면서 40시간 동안의 남한산성에 고립되어 위기에 처한 상황을 표현해내야 했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극 중 두 신하인 김상헌(김윤석)과 최명길(이병헌)의 불꽃 튀는 연기 접전을 코앞에서 보고 그들의 감정 톤을 그대로 이어 받아 카메라 앞에 서야 했기에 기존 작품들보다 새로운 지점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박해일. 특히, "송영창 배우는 영의정 '김류'를 연기하면서 2시간 넘게 버스에서 분장을 하며 배우들과 문화나 스포츠, 경제 등 연기 외의 다른 화제로 수다를 떨었지만, 그의 방대한 대사 연습 모습은 티끌 하나 찾기 힘들었다"며 "카메라가 세팅이 되기 전까지 갑자기 사라지다 카메라 앞에 서면 돌변하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자극이 되었다"라고 전했다.

박해일은 김상헌과 최명길의 사상 중 어느 쪽이 실제 본인 생각과 맞냐는 질문에, "유보하고 싶다. 오히려 내가 듣고 싶은 답이다. 그저 관객에게 어떠한 간섭 없이 제가 맡은 역할 안에서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다"고 정치 색에 관해서는 신중함을 보여주었다. 덧붙여, 그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인물이 영화 속에서 역사적 과오를 남기는 상황은 조선 뿐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며 "인조의 결정으로 영화가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다시 희망이 싹튼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감독의 의도를 잘 알 수 있다. 겨울에서 봄이 오는 계절과 현재 서울 송파동에 위치한 '삼전도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잔잔한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일을 비롯해 이병헌 김윤석 고수 박희순 송영창 등이 출연한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10월 3일 개봉해 1,625,694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6일자 오전)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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