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윤 인터뷰 / 사진: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서 계속] '쌈, 마이웨이' 송하윤이 설희와 주만의 현실연애에 대해 언급했다.

송하윤은 지난 11일 종영한 KBS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에서 주만(안재홍)과 6년째 열애 중인 홈쇼핑 상담원 백설희 역을 맡아 순애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극중 설희와 오랜 연애를 이어오던 주만은 금수저 인턴 예진(표예진)의 적극 애정공세에 흔들리고, 이로 인해 헤어진 두 사람은 결국 재회한다.

세상이 원하는 화려한 스펙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백설희를 송하윤은 흔들리는 눈망울로 섬세한 행동으로 연기했다. 인내하고 또 인내하다 결국엔 회사를 멋있게 박차고 나온 설희는 매실액 CEO로 우뚝 선다. "설희의 세상이었던 주만"을 위해 살아온 설희가 드디어 그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모습에 시청자는 공감했고, 설희에 온 마음을 다해 응원했다.

"설희를 연기하면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없었어요. 설희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하는 송하윤과의 일문일답을 지금 공개한다.


-주만과 설희 사이에 끼어든 예진이 실제로 얄밉진 않았나?
"한 번도 얄밉진 않았어요. 다만 심장이 빨리 뛴 적은 있어요. 둘이 같이 있는 걸 처음 봤을 때가 사무실에서 둘이 족발을 먹고, 제가 도시락을 싸서 올라가는 모습을 찍을 때였어요. 두 분이 먼저 촬영하고 저는 뒤에서 들어오는 신이었는데 손이 떨리고 두근거렸어요. 12부에서 소매로 눈물을 닦아주는 신도 두 분이 먼저 찍었는데 그때는 진짜 많이 울었어요. 화면에는 덤덤하게 쳐다본다고 나왔는데 그때 처음 눈물이 터졌어요. 얄밉진 않았어요. 예진이가 성격도 좋고, 밝고, 예뻐요. 되게 예뻐요.(웃음) 예진이를 만나서 '사실 겁났다'고 대사할 때도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예쁘긴 하더라고요. 이상하게 연기하면서도 뭔가 인정하게 되고 그 상황에 맞게 주눅 들었어요."

-눈물을 흘렸을 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 등 스태프들이 '괜찮다'면서 조용히 기다려주셨어요. 제 감정이 너무 주체가 안 됐어요. 대본을 보고 각오했지만, 실제로 제 눈으로 보니까 약간 멍하더라고요."

-설희가 예비 시댁에 가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 가슴에 대못 박은 연애'라는 반응도 있었다.
"여자들 다 그렇지 않나요? 남자친구의 어머니께 잘 보이려고 말투도 더 살갑게 하려고 하고 그런 거요. 극한 설정이긴 했지만 대본에 잘 표현이 돼 있었어요. 우리 엄마보다 남자친구의 엄마를 더 챙기기 위해서 살갑게 대하는 모습이요. 그때 설희가 버스에서 '난 널 너무 사랑하니까 너한테 잘 보이고 싶은 것처럼 너희 엄마에게도 잘 보이고 싶다. 너무 사랑하니까'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런 마음인 것 같아요. 남자친구의 친구 커플을 만나서 잘하는 이유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친구라서 그런 거잖아요."

-송하윤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저는 올인하는 편이에요. 설희랑 비슷한 부분도 있고요."


-실제로도 손재주가 좋나?
"설희처럼 사업에 소질이 있는 건 아니에요.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맞벌이하셔서 집안일은 계속 해왔어요. 제가 청소나 설거지를 안 하면 일하고 오신 엄마가 하셔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아요. 주위 친구들도 집안일은 다 자기가 알아서 하더라고요. 설희도 부모님이 족발집을 운영하니까 집안일도 알아서 하고 착한딸로 자란 것 같아요. 작가님이 참 섬세하세요. 각 캐릭터의 동선에 다 이유가 있어요."

-상대역인 안재홍은 어떤 배우인가?
"현장에서 안재홍과 주만을 따로 보지 않았어요. 저는 주만에게 빠져 있었고요. 시놉을 받을 때부터 설희로 캐스팅되지 않을 상태에서 이미 주만이한테 빠져 있었어요. 언제 주만이를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설희로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설희의 눈으로 주만이를 바라봤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아직 만난적은 없어요. 조만간 모임이 있는데 그때보면 느끼지 않을까요? 촬영하면서도 사적인 얘기는 거의 안 했어요."

-주만이의 매력은 뭘까?
"과거 신에도 나오는데 설희가 2% 부족할 때도 4% 부족할 때도 있어요. 어느 부분에서는 100% 200% 완벽할 때도 있죠. 어렸을 때는 셔츠 걷고 일하는 남자를 보면 설레잖아요. 남자답게 해주면 또 콩깍지 씌기도 하고요. 일상에서 사랑에 빠지는 요소들이 과거 신에서 나와요. 특별함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사소하게, 소소하게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스며드는 거죠."

-부산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네 배우들(박서준 김지원 송하윤 안재홍)의 에피소드는?
"틈이 조금도 없었어요. 밥 한 번을 못 먹었어요. 동만(박서준)과 애라(김지원)도 따로 촬영해서 얼굴 볼 시간도 없었고, 문자도 서로 못했어요. 답장하면 피곤하니까 서로 배려했죠. 박서준 김지원씨 팀은 야외 촬영이 많아서 바빴어요. 분량도 많았고요. 다만 넷이 모일 때는 웃느라 NG가 많이 났어요. 이상하게 에너지가 배가 됐죠. 피곤해도 서로 웃고 장난치고 두 달 넘게 잠도 못 자고 바빴지만, 누구 하나 인상 쓰지 않았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